국방 국방안보

[광복80주년 다시 빛날 기억들] 의롭다... 내딛는 걸음마다, 새롭다... 내쉬는 숨결마다

입력 2025. 06. 17   17:07
업데이트 2025. 06. 17   17:27
0 댓글

광복80주년 다시 빛날 기억들
독립운동 핫플이 궁금해?! ④ 서울 효창공원


국권 침탈한 일제, 문효세자 등 조선 왕실 묘 빙 둘러 골프장 만든 곳
윤봉길·백정기 의사 유해 안장…독립운동가 묘역으로 재탄생
‘의사들의 훌륭한 공적 후세에 영원히 전해지리라’ 
비석에 새긴 충혼, 16만㎡ 공원 걸으며 마음에 새기다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은 조국의 독립을 위해 피와 땀방울을 바친 독립운동가들의 영혼이 잠든 곳이다. 공원 가운데 높은 동산 위에는 이봉창·윤봉길·백정기 등 삼의사와 백범 김구의 유해가 모셔져 있고,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인으로 활약한 이동녕·조성환·차리석의 묘역도 이곳에 조성돼 있다. 2002년 10월 김구 선생의 유업을 계승하기 위해 개관한 백범김구기념관이 공원 서쪽에 개관하면서 지금 모습에 이르렀다. 묘역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를 걸으며 대한독립을 위해 헌신한 독립운동가의 숨결을 느껴보자. 글=이원준/사진=한재호 기자

효창공원 내 광복기념광장에 설치된 태극 조형물.
효창공원 내 광복기념광장에 설치된 태극 조형물.


① 효창공원

서울 시내 한복판에 자리한 효창공원의 원래 이름은 효창원이었다. 조선 왕실의 묘원으로 쓰였던 이곳에는 정조의 큰아들 문효세자의 묘지 등이 있었다. 소나무·밤나무 등 수림이 우거져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했던 효창원은 일제강점기 때 훼손되는 수모를 겪었다.

국권을 침탈한 일제는 묘지를 빙 둘러 골프장을 만들고, 급기야 왕실의 묘를 모두 서삼릉으로 강제 이전했다. 효창공원이 독립운동가 묘역으로 재탄생한 것은 해방 이후 백범 김구가 윤봉길·이봉창·백정기 의사의 유해를 국내로 봉환, 이곳에 안장하면서부터다. 1989년 사적 제330호로 지정됐다.

수도권 지하철 6호선·경의중앙선 ‘효창공원앞역’에서부터 효창공원 정문까지는 도보로 10분 정도 소요된다. 지하철역 출구부터 공원까지 오르막길이라 지금 같은 여름철에는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효창공원의 전체 면적은 약 16만㎡ 규모로, 아담한 산책로가 공원 구석구석 조성돼 있다. 공원을 한 바퀴 도는 데 30~40분가량 걸린다. 가까운 곳에 맛집으로 유명한 기사식당, 중식당 등이 있어 한 끼를 해결하기에 좋다. 최근에는 분위기 좋은 카페도 곳곳에 들어서며 데이트 코스로 떠오르고 있다.

 

왼쪽부터 안중근 의사 가묘, 이봉창·윤봉길·백정기 의사 묘.
왼쪽부터 안중근 의사 가묘, 이봉창·윤봉길·백정기 의사 묘.

 

② 삼의사 묘역과 안중근 가묘

효창공원의 정중앙, 높은 동산에는 이봉창·윤봉길·백정기 의사가 잠든 삼의사 묘역이 있다. 광복 이후 조국으로 돌아온 김구 선생은 훼손된 효창원 터에 일제에 항거하다 순국한 독립운동가 묘역을 조성하려 했다. 이러한 뜻에 따라 일본에서 순국한 세 의사의 유해를 국내로 봉환해 1946년 7월 9일 문효세자가 묻혔던 자리에 국민장으로 안장했다.

이봉창 의사는 1932년 1월 8일 도쿄에서 일왕을 향해 폭탄을 던진 뒤 현장에서 체포돼 그해 10월 10일 일본 이치가야 형무소에서 순국했다. 윤봉길 의사는 1932년 4월 29일 상하이 훙커우 공원 의거로 일본군 수뇌들을 폭살, 같은 해 12월 19일 일본 가나자와 형무소에서 순국했다. 1933년 상하이에서 일본 주중공사를 습격하려다 붙잡힌 백정기 의사는 일본 나가사키 법원에서 무기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 이듬해 6월 5일 순국했다.

삼의사 묘 왼편에는 1910년 3월 26일 중국 뤼순 감옥에서 순국한 안중근 의사의 가묘가 있다. 유해를 찾으면 안장하려고 마련한 빈 무덤이다. 아직까지 안중근 의사의 유해는 우리에게 돌아오지 못해 안타까움을 더한다. 김구 선생은 삼의사 묘역 석축에 ‘의사들의 훌륭한 공적은 후세에 영원히 전해지리라’는 뜻의 ‘유방백세(遺芳百世)’ 휘호를 새겨 놓았다.


③ 임정요인 묘역

효창공원 정문 오른편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인으로 활약한 이동녕, 조성환, 차리석 선생의 묘가 있다. 김구 선생은 삼의사를 안장한 뒤 1948년 임시정부 주석 이동녕 선생과 비서장 차리석 선생의 유골을 중국에서 봉환, 문효세자 모친 의빈 성씨가 묻힌 자리에 안장했다. 같은 해 국내에서 서거한 임시정부 군무부장 조성환 선생도 두 사람과 같은 장소에 안장했다.


④ 백범 김구 묘역 

백범 김구의 묘역은 ‘동지들과 혼을 같이하겠다’는 평소 유언에 따라 효창공원 서북쪽에 조성됐다. 1949년 6월 흉탄에 서거한 김구 선생은 그해 7월 5일 온 국민의 애도 속에 독립을 위해 함께 싸운 동료들 곁에 안장됐다. 1994년 4월에는 중국에서 먼저 작고한 부인 최준례 여사와 합장했다. 계단을 따라 묘역에 오르면 효창공원과 효창운동장 일대가 훤히 내려다보인다.


의열사 전경.
의열사 전경.


⑤ 의열사

백범 김구 묘역과 삼의사 묘역 사이에 자리한 의열사(義烈祠)는 효창공원 내 묘역이 있는 독립운동가 7인과 안중근 의사의 영정을 모신 공간이다. 효창공원 정비 공사 때 건립을 추진해 1990년 준공됐다. 매해 4월 11일(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 이곳에선 애국선열을 기리는 추모 행사가 열리고 있다.


백범김구기념관 내 임시정부 관련 전시물.
백범김구기념관 내 임시정부 관련 전시물.


⑥ 백범김구기념관

2002년 10월 개관한 백범김구기념관은 조국의 자주독립을 위해 일생을 헌신한 백범 김구의 삶과 사상을 널리 알리는 공간이다. 선생의 생애뿐 아니라 임시정부의 역사와 근현대사를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오는 26일 김구 선생 서거 제76주기를 맞아 이곳에서 추모식이 거행될 예정이다.


이봉창 의사 생가가 있던 자리에 세워진 '이봉창 의사 역 사울림관' 마당에 태극기 모양의 바람개비가 돌아가고 있다.
이봉창 의사 생가가 있던 자리에 세워진 '이봉창 의사 역 사울림관' 마당에 태극기 모양의 바람개비가 돌아가고 있다.

 

역사울림관을 찾은 학생·시민들이 작성한 방명록.
역사울림관을 찾은 학생·시민들이 작성한 방명록.


⑦ 이봉창 의사 역사울림관(이봉창 집터) 

효창공원앞역 1번 출구로 나와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서면 이봉창 의사 역사울림관을 만날 수 있다. 이곳 용산구 효창동 118은 이봉창 의사가 유년 시절을 보낸 곳으로, 생활하던 집과 마당이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세월이 흘러 현재는 집터 모습을 확인할 수 없지만 각계각층의 노력으로 2020년 역사울림관으로 재탄생했다. 역사울림관에선 용산에서 나고 자란 대한의 영웅 이봉창 의사의 생애와 독립운동 활동상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효창공원앞역 백범로 표지판.
효창공원앞역 백범로 표지판.


⑧ 백범로와 임정로 

애국선열의 자주독립·나라사랑 정신은 효창공원 인근 도로명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신촌로터리~공덕오거리~효창공원앞역 사거리~삼각지역 사거리를 잇는 길이 4.1㎞의 ‘백범로’가 대표적인 예시다. 과거엔 용산구와 마포구를 잇는다고 해 용마로로 불리다가 1984년 김구 선생의 호를 따서 백범로로 개칭됐다. 또 하나, 효창공원을 한 바퀴 휘두르는 도로의 이름은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줄인 ‘임정로’다.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0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