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무용단 신작 ‘파이브 바이브’
창단 최초 남성 무용수만 출연
고유 신체성 주목 한국춤 확장 시도
|
20명의 남자 무용수가 펼치는 강렬한 춤사위가 국립극장 무대를 수놓는다.
국립무용단은 오는 25일부터 29일까지 나흘간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신작 ‘파이브 바이브’를 공연한다. 국립무용단 창단 이래 최초로 전원 남성 무용수만 출연해 남성 한국춤의 진수를 선사하는 자리다.
한국 무용에서 남성 무용수의 특징에 초점을 맞춘 작품은 많지 않다. 이번 작품은 남성 한국춤이 지닌 절제된 에너지와 낮고 깊은 중심, 고유의 신체성에 주목해 한국춤의 확장을 시도한다.
안무·연출은 벨기에 현대무용 컴퍼니 ‘레 발레 세드라베’의 한국인 무용수로 20년간 활약 중인 예효승이 맡았다. 그는 2011년 솔로 작업 ‘발자국’을 시작으로 독보적 예술세계로 주목받았다. 최근에는 에르메스·까르띠에·나이키 등 글로벌 브랜드의 예술감독으로도 활동했다.
예효승은 자신의 시선에서 관찰한 한국무용을 토대로 그 안에 녹아 있는 다섯 가지 본질적 요소 ‘선’ ‘장단’ ‘숨’ ‘흥’ ‘시간’을 발굴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모습의 한국춤을 구현해 냈다.
‘선’은 신체가 그리는 시간의 궤적, ‘숨’은 단순한 호흡을 넘어 ‘몸이 공간을 밀고 당기며 생성하는 리듬’, ‘장단’은 규칙과 변주를 거듭하며 음악과 함께 노는 구조다. ‘흥’은 관객과 주고받는 교감이자 억눌린 감정이 분출되는 해방의 감각이며 ‘시간’은 현재의 우리가 존재하게끔 만든 과거의 역사로 바라봤다. 이와 같은 다섯 가지 요소는 장면별 주제나 단편적 키워드로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공연 전반에 걸쳐 유기적으로 배합돼 하나의 흐름을 이루고,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방식으로 구현된다.
무대는 무용수의 움직임을 여러 방식으로 느끼도록 했다. 다양한 크기의 스피커를 무대에 쌓아 올려 무용수의 호흡과 진동이 공간 전체에 퍼지도록 설계한 것. 소리를 단순히 ‘듣는 것’을 넘어 ‘몸으로 느끼는 것’으로 확장한 셈이다.
인공지능(AI) 영상을 활용한 것도 특징적이다. AI로 구현한 이상화된 몸의 움직임과 실제 무용수들의 움직임이 교차하는 연출은 감각과 실존의 경계를 넘나들며 ‘몸’의 의미에 질문을 던진다.
음악은 국악의 강렬한 울림을 EDM 사운드로 재해석해 전통과 전자음악을 과감하게 결합해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길 예정이다.
예효승은 “전통과 현대는 유리된 것이 아니라 늘 함께 교차하며 흘러간다고 믿는다. 가장 현대적인 언어로, 가장 한국적인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R석 4만 원, S석 3만 원. 예매·문의는 국립극장 홈페이지(www.ntok.go.kr) 또는 전화(02-2280-4114)로 하면 된다. 노성수 기자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
이 기사를 스크랩 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