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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만든 희생, 내일을 지킬 기억

입력 2025. 06. 16   15:40
업데이트 2025. 06. 16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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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오 대위 해군1함대 이병철함
강승오 대위 해군1함대 이병철함



대한민국은 수많은 이의 헌신과 희생 위에 세워졌다.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는 과거의 희생을 바탕으로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 가야 한다. ‘온고지신(溫故知新)’. 옛것을 익혀 새로운 것을 안다는 말처럼 역사의 교훈을 잊지 않고 마음 깊이 새기며 나아가야 한다. 

요즘 사회를 돌아보면 미래를 준비하는 노력보다 그날그날을 견디는 데 집중하는 태도가 더 자주 눈에 띈다. 시킨 일만 하고, 공동체보다 개인의 안위를 우선시하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도 우리 군은 나라의 미래를 지키고, 역사를 기억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이는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공헌한 분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고, 국가유공자와 유족의 자긍심을 높이며, 나라사랑 정신을 되새기기 위해 마련됐다.

해군 함정의 명칭에도 역사성과 정신이 담겨 있다. 이는 해양사상 고취와 친(親)해군화는 물론 장병들이 함명에서 자긍심을 느끼도록 하기 위함이다.

복무 중인 유도탄고속함(PKG) ‘이병철함’의 경우 베트남전에 참전한 무장부사관 고(故) 이병철 해군상사의 정신을 계승하고자 붙여졌다. 그는 1968년 6월 11일 당시 사이공항에서 수송작전을 위해 대기하던 중 베트콩의 122㎜ 로켓포 기습공격을 받아 두 다리에 중상을 입었다. 피를 흘리며 병원으로 후송되는 순간 그는 “함장님, 저보다 다른 전우들을 먼저 돌봐 주십시오. 배를 지켜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자신의 생명보다 전우와 함정을 먼저 걱정한, 진정한 군인이었다.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에도 “군인은 동료의 인격과 명예, 권리를 존중하며 전우애에 기초해 동료를 곤경과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 우리는 그 조항을 훈련시간에 외우고, 교육시간에 듣는다. 그러나 실제 생사의 갈림길에서 그런 선택을 할 수 있는 이가 얼마나 될까. ‘과연 그와 같이 행동할 수 있을까’ 자문해 본다.

이병철함은 그 이름에 부끄럽지 않도록 늘 실전과 같은 훈련을 반복하면서 전우를 지킬 수 있는 힘과 정신을 기르고 있다. 이러한 정신은 비단 군인에게만 필요한 덕목이 아니다. 우리는 각자 위치에서 ‘기억하고 행동하는’ 나라사랑을 실천해야 한다.

호국보훈의 달 6월, 단지 추모행사가 많은 달로만 기억해선 안 된다. 이 글이 자신 혹은 자녀나 부모, 지인이 근무하는 부대의 역사와 함정 이름에 담긴 의미를 되새겨 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그것만으로도 거기에 담긴 정신은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기억은 곧 책임이며, 책임은 미래를 지키는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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