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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협력의 의미를 가슴에 새기다

입력 2025. 06. 13   17:18
업데이트 2025. 06. 16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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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생도 국군간호사관학교
정지용 생도 국군간호사관학교



일본 요코스카에 있는 NDA(National Defense Academy)에서 개최된 제28회 국제 사관생도 회의(ICC)에 참석했습니다. 총 18개국에서 모인 사관생도들과의 만남은 제 삶에 울림을 주는 소중한 전환점이 됐습니다.

특히 마음에 깊이 남은 순간은 일본 요시 대령의 기조연설이었습니다. 그는 “Playing, Learning, Engaging”이라는 세 단어를 강조하며 생도들이 잘 놀고, 잘 배우고, 깊이 참여하라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단순한 문장이었지만 그 안에는 깊은 통찰이 담겨 있었습니다. 지식을 쌓는 데 머무르지 않고(Learning), 사람들과 부딪히고(Playing), 사회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면서(Engaging)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말은 앞으로의 생도 생활은 물론 인생의 방향성에도 큰 울림을 줬습니다.

그 가르침은 곧바로 실천으로 이어졌습니다. 일본 남부에 대규모 지진·쓰나미가 발생해 항만과 공항이 모두 마비된 상황을 가정한 재난 대응 시뮬레이션은 매우 실제적이고도 복잡한 과제였습니다. 미국·이탈리아·인도네시아·뉴질랜드·케냐 등 여러 국가의 생도들과 머리를 맞대고 각국의 지원 가능 역량을 논의하며 해결책을 모색했습니다.

단순히 계획을 세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 인력이 현실적으로 투입 가능한가’ ‘지휘통제는 어떻게 이뤄질 것인가’와 같은 실제적인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깊이 있는 고민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저 혼자였다면 미처 생각하지 못했을 다양한 시각을 접하며 국제협력의 진정한 의미와 글로벌 팀워크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ICC 기간 중 특히 깊은 인상을 받은 것은 일과 후 외국 생도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난 한국 문화에 관한 관심이었습니다. 격식 없는 대화 자리에서 몇몇 생도는 능숙한 한국어로 말을 걸어왔고, K드라마의 대사를 인용하거나 한국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꺼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한류가 단순한 콘텐츠를 넘어 우리나라의 이미지를 세계 속에 긍정적으로 전달하는 소중한 외교 자산임을 체감했고,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뿌듯함과 자부심이 밀려왔습니다.

이번 ICC에서 여러 국적과 문화를 가진 생도들과 진심 어린 교류를 나눴고, 함께 고민하고 웃으며 성장했습니다. 국제적 협력이란 단어는 머리로 이해하는 개념이 아니라 얼굴을 마주하고, 손을 맞잡는 구체적인 실천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짧다면 짧았던 7일의 일정이었지만, 그 안에 담긴 교류와 배움·감정의 깊이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컸습니다. 앞으로 더욱 넓은 시야와 열린 마음을 가진 군인으로 성장해 나갈 것을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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