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함정의 창끝을 담당하는 무장병과는 매년 병과 차원에서 현충원을 방문해 참배하고 있다. 이는 조국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선배 전우들의 숭고한 희생을 되새기고, 그분들을 절대 잊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시작된 관례다. 올해도 병과장을 비롯한 병기장교와 준·부사관 등 50여 명이 모여 현충원을 찾았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게 애도를 표했다.
현충원은 조국을 위했던 선배들의 삶이 어떻게 남겨지는지를 말없이 보여주는 호국영령들의 거울 같은 장소다. 나는 그 거울 앞에서 다시금 내 제복의 의미를 되새겼다. 그리고 앞으로 더욱 무겁게, 더욱 단단하게 이 제복을 입어야겠다고 다짐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이 새겨진 묘역 앞에서 그분들이 흘린 땀과 피, 조국을 위한 희생을 생각했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평화와 안보가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다시금 피부로 느껴졌다. 또한 우리 공동체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는 일이란 얼마나 숭고한 것인지를 절실히 깨달았다.
참배를 마친 후 병과장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한 호국영령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각자의 자리에서 어떠한 어려운 일이 닥쳐도 맡은 바 책임을 완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 생각도 마찬가지다. 나라를 보호하고 지킨다는 뜻인 호국(護國)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 오늘, 바로 눈앞에 있는 작은 일들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병과장 이야기를 듣고 내 임무가 부대 전체, 해군 전체, 나아가서는 우리나라 전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도 생각해 봤다.
해군의 ‘전투, 훈련’을 전담하는 8전투훈련단에서 내 임무는 함정이 최고도의 전투준비태세를 유지해 언제·어떠한 상황에서도 적함과 싸울 수 있는 대응태세를 유지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특히 무장 장비는 단 한 순간의 방심도 허용하지 않는 위험한 분야다. 돌발상황에서 잘못된 판단과 대처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소 철저한 예방 중심의 관리체계를 유지하고, 사고를 원천 차단할 수 있는 세심한 점검이 몸에 배어 있어야 한다. 이러한 능력이야말로 강한 전투력의 시작이자 전우의 생명을 지키는 가장 기본이며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승조원들에게 이 점을 지속해서 강조하며 반복적인 교육훈련을 통해 숙달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8전단에서 훈련·평가를 거쳐 간 함정들이 이 순간에도 바다에서 임무를 수행한다고 생각한다면 임무의 무게감이 더욱 체감된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호국(護國)하고 있는 모든 전우에게 경의를 표하며, 나 또한 묵묵히 임무에 충실할 것임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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