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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전쟁 서막 올라…선제적 국방우주전략 추진해야

입력 2025. 06. 13   17:03
업데이트 2025. 06. 16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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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이슈돋보기
2025 글로벌 신흥안보 동향  ① 미국 ‘골든돔(Golden Dome)’ 구상이 한국 우주안보에 주는 의미와 시사점 

고도화되는 위협 속 미 본토 수호 목표
우주 안보 패러다임 획기적 전환 의미
차세대 미사일방어 시스템 배치 중점
우주 기반 공격력 포함 다영역 방어망

북한, 우주안보 신흥 위협 국가 분류
미 ‘골든돔’ 구상에 K방산 역할 가능
협력 강화 등 ‘브리지’ 전략 고려 필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미국 백악관에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함께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인 골든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미국 백악관에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함께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인 골든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골든돔(Golden Dome)’ 구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 5월 20일 트럼프 대통령은 ‘골든돔’ 추진을 위해 2026년 착수금으로 250억 달러(약 34조 원)를 투입할 것임을 선언했다.

또한 ‘골든돔’ 프로젝트의 모든 지휘권을 우주군 부사령관 마이클 케틀렌 장군에게 부여했다. 케틀렌 장군은 우주작전·전략,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의 우주개발 참여 등 미 우주군으로서 우주작전뿐만 아니라 산·학·연 분야의 폭넓은 현장 경험을 보유해 최고의 전문성을 인정받는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골든돔’ 구상의 지휘봉을 우주분야 지휘관에게 일임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공중을 지배하는 자가 전쟁을 지배한다는 사실은 중동전에서 미군의 정밀폭격 장면을 CNN의 실시간 중계를 통해 목도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골든돔’ 구상은 이제 우주지배의 시작을 선언한 것이다. ‘골든돔’ 프로젝트는 약 236조 원이 넘는 비용도 넘어야 할 산이지만 ‘3년 내에 가동’이라는 전제조건을 달고 있어 난관도 예상된다. ‘골든돔’의 전망과 한국 국방우주안보에서의 시사점을 짚어 본다.


트럼프 대통령의 ‘골든돔’ 구상 배경과 전망

‘골든돔’ 구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직후인 지난 1월 국방분야 행정명령 1호로 시작됐고, 5월 20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골든돔(Golden Dome)’이라는 명칭으로 소요 예산과 추진 방향이 제시됐다.

미국은 핵·미사일 위협 대응을 위해 지난 40년 동안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하는 압도적인 군사 능력을 구축하고자 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소련 위협에 맞서 1983년 추진한 일명 ‘스타워즈 프로젝트(SDI·전략방위구상)’ 역시 적의 핵 공격에 대한 미사일 방어망 구축 노력이었다. 이번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내세운 명분은 음속의 5배가 넘는 극초음속 미사일, 순항미사일, 무인기 등 날로 고도화되는 첨단 위협이다.

‘골든돔’의 목표는 차세대 미사일방어 시스템을 배치해 미 본토 전체를 방어할 수 있도록 하는 거부적 억제능력을 포함해 ‘응징적 억제능력 강화’도 포함하고 있다. 구현하고자 하는 능력은 우주 배치 감시체계와 다수의 위성을 활용한 다층적인 우주감시 시스템, 발사 이전 및 상승 단계에서 미사일 공격을 무력화할 수 있는 우주 기반 요격능력과 물리적 방식을 보완할 ‘비물리적 능력’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골든돔’ 구상은 극초음속 미사일 등 첨단 위협을 고려, 미국의 기존 미사일방어 체계를 우주 기반의 공격능력을 포함한 다영역 방어망으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구상이다.


우주 무기화 추세와 우주위협


‘골든돔’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우주 기반 요격능력’이다. ‘골든돔’ 구상은 우주안보 패러다임의 획기적 전환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우주사령부’를 새로운 군종(軍種)인 ‘우주군’으로 창설한 방향과 맥을 같이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이 구상은 단순한 미사일방어 확장이 아니라 우주전쟁의 판도라 상자를 여는 것이며, 글로벌 우주안보에도 중대한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주요 국가들의 군사 전략이 지상에서 우주로 확장되면서 우주 무기화 경쟁도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러시아는 ASAT(위성요격) 능력을 포함해 전 세계 통신망을 마비시킬 ‘우주 핵무기’인 핵 EMP 개발뿐만 아니라 우주기반 핵 투발 능력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우주개발 초기부터 우주공격 능력을 발전시켜 왔으며, ‘우주 핵배치’ 등 우주 공격능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드러낸 바 있다. 중국은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 우주 무기화에 집중한다. 이미 중국은 모든 종류의 우주 공격능력을 개발하고 있거나, 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북한은 아직 우주 무기화 실태가 확인된 바는 없으나 미 국방정보국(DIA)은 이미 2018년부터 우주 안보의 ‘신흥 위협’ 국가로 분류하고 있으며, 5대 위성공격 위협국으로 분류되고 있다.

우려는 2024년 5월 27일 발사 중 공중폭발한 군사정찰위성 ‘천리마-1형’ 로켓이 러시아의 완제품이라는 분석이 나온 부분이다. 우크라이나 파병 대가로 러시아가 북한에 위성통제기술, ICBM 재진입기술, 극초음속무기 기술을 제공한다면 ICBM 기술과 사이버 능력을 구비하고 있는 북한의 우주위협은 먼 미래 일이 아니다.

북한은 우주를 이용, 한반도를 ‘우주회색지대화’할 수 있을 것이고, 우주를 볼모로 하는 ‘우주강압’도 가능할 것이다. 이는 한국뿐만 아니라 첨단 유도무기를 운용하는 주한미군에게 가장 위험한 옵션이 될 것이다.


한국 국방우주안보에서의 시사점


트럼프 대통령의 ‘골든돔’ 구상은 우주전쟁의 시작을 알리는 전환기적 사안으로 보인다. 한국 국방에서도 한국형미사일방어(KAMD)뿐만 아니라 국방우주전략 패러다임 전환이 절실하다. 북한의 극초음속비행체 개발에도 대비책을 강구해야 할 부분이나 고가의 우주자산에 대한 방어능력 및 생존성 증가를 고려한 우주방어역량 확보 또한 미룰 수 없는 사안이다.

우주는 만만치 않은 비용을 요구하지만 또한 긴 개발 시간을 요구한다. 우주기술은 동맹국이라도 공개하기를 극히 꺼리는 첨단 분야이자 기술 확보가 어려운 대표적인 영역이다. 캐나다는 ‘사파이어’ 위성을 우주에 배치해 미국의 우주자산과 연결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브리지’ 전략을 추구한 바 있다. 미국의 ‘골든돔’ 구상과 관련해 미국의 필요와 한국의 이익을 고려한 캐나다의 ‘사파이어’ 위성 사례는 한국의 우주안보능력 개발에서도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적절한 투자로 첨단 우주기술 확보와 우주안보를 동시에 챙길 기회가 열릴 수도 있을 것이다.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 천궁 등 우리가 가진 장점을 활용해 K방산 인프라를 미국 ‘골든돔’ 생산 협력기지로 발전시키는 방안도 관세, 방위비 협상 등 풀어야 할 이슈를 고려 시 새로운 협상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K방산’ 열기를 이어가고 있는 한국 방산업체들의 정밀유도무기 제조능력은 미 함정 유지·보수·정비(MRO)뿐만 아니라 ‘골든돔’ 구상에도 긴요한 부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형 브리지’ 전략을 고려할 필요와 명분인 것이다.

우주 자산의 중요성이 커지면 커질수록 우주 방어능력은 더욱 긴요하다. 우주능력에 기반한 한반도 및 동맹의 안보 환경도 중대한 변화가 예고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골든 돔’ 구상을 참고해 한미 협력 강화의 마중물이 국방우주전략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아직은 ‘때가 아니다’는 자조가 아닌, ‘선제적 국방우주전략’ 추진이 절실하다.


김기원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 책임연구위원
김기원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 책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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