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2018년부터 서해 잠정조치수역(PMZ) 내 불법구조물을 설치하고 지난달 22일부터 27일까지 최신예 항모 푸젠함을 동원해 대규모 해상 훈련을 강행했다. 서해가 ‘제2의 남중국해’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푸젠함은 이번 훈련 때 함재기 이·착함 훈련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이 서해를 내해화(內海化)하려 들고 한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과 이어도 영유권에 도전해 올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남북 통일과정에선 결코 쉽지 않은 중국과의 경계 문제들이 야기될 것이다. 이 경우 한국은 제한적인 무력충돌을 감수해야 할지도 모른다.
중국의 영토분쟁을 연구해 온 테일러 프레이블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는 2021년 발간한 저서 『중국의 영토분쟁: 타협과 무력충돌의 메커니즘』에서 1949년 건국 이후 중국은 2008년까지 23건의 영토분쟁 현안 중 17건을 타협적으로 해결했고, 6건이 미해결된 채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인도, 베트남의 분쟁사례처럼 분쟁지역을 장악하고 기정사실화하는 중국의 행동에 즉각적인 갈등 고조 전략으로 맞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의 서해상 ‘회색지대화’ 전략은 북한의 이북 5도 기습공격 가능성과 함께 새롭게 부상하는 서해 안보 불안요인 중 하나다. 중국은 남중국해 사례처럼 인공섬→군 요새화→‘우리 바다’ 주장 등 3단계 공정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시추선으로 조성한 인공섬에 미사일을 배치해 백령도, 해군2함대, 평택 미군기지 등 한반도 수도권을 겨냥하려 들 것이다. 중국이 푸젠함을 대만 공략을 담당한 남해함대가 아닌 북해함대에, 그것도 이미 랴오닝함이 있는 칭다오에 배치한 것은 다분히 평택의 주한미군 기지를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
중국의 서해공정 최종 목적은 일본 오키나와~대만~필리핀을 연결하는 제1도련선의 완성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외교적으로 무단 가설물 철거를 요구하지만, 유사한 시설을 건설하는 ‘비례 대응’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한다. 필리핀이 남중국해에서 폐선박을 구조물에 고의로 충돌시킨 사례처럼 필요하다면 보다 강력한 현장 조치도 배제해선 안 된다.
이는 한국의 해양주권 수호의지를 국제사회에 각인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중국의 서해 불법구조물 문제에 “명백한 영토주권 침해”라며 강경대응 입장을 밝혔다.
미국 입장에서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는 중국 견제의 최전선이기도 하다. 따라서 중국 전력이 서해를 통과할 때 주한 미 공군 또는 지대함미사일 등으로 공격할 수 있기에 미국에 한국의 전략적 중요성은 크다.
우리 해군은 유사시 중국과의 서해상 무력충돌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서해를 방어하는 해군2함대는 대북 방어를 전담하는 전력이 중국과는 비교하기 힘들 정도다. 이런 시기에 해군의 미래 전력인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사업은 1년 가까이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항모 3척과 대형 전투함 30척을 갖춘 중국 북해함대를 상대해야 하는 2함대의 전력 보강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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