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군사 최신 무기의 세계

가격 저렴하고 생산 간단…‘해상전 게임체인저’ 기대

입력 2025. 06. 04   17:39
업데이트 2025. 06. 0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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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무기의 세계 - 국내 개발 자폭용 무인수상정 

한화시스템 ‘어태커 USV’
저궤도 위성·RF 무선통신 안테나
시속 72㎞ 이상 고속기동·자율운항
인공지능 활용 군집 공격도 가능해
LIG넥스원 ‘자폭용 USV’
미 실드AI 이용 무인무기체계 통합
3D 프린터 사용 전시 대량생산 가능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 2발 탑재

 

한화시스템의 ‘어태커 USV’.
한화시스템의 ‘어태커 USV’.

 

흔히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전쟁 양상을 완전히 뒤바꿔 놨다고 하지만, 언론에서 보도하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군사혁신은 대부분 1인칭시점(FPV) 드론을 위시한 무인항공기의 위력과 혁신에 관한 것이다. 

FPV 드론만큼이나 전쟁의 모습을 바꾸고 있는 중요한 무기가 일명 ‘드론 보트’로 불리는 ‘무인수상정(USV)’이다. 특히 FPV 드론처럼 폭약을 싣고 적진에 돌격하는 자폭용 USV는 우크라이나의 가장 큰 약점, 즉 러시아 흑해함대에 비해 보잘것없는 해군력을 만회하는 진정한 게임체인저가 됐다.

실제로 우크라이나는 2022년 10월 최초의 자폭용 USV ‘미콜라’로 세바스토폴을 공격한 이후 ‘시베이비’ ‘마마이’ ‘시울프’ 등 다양한 자폭용 USV를 전쟁에 활용했다. 그중 가장 유명한 ‘마구라’는 타란툴 III급 미사일 초계함 1척, 로푸자 1급 상륙함 1척, 22160급 순찰함 1척을 격침하는 성과를 거뒀다.

자폭용 USV는 가격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생산이 간단해 미래 해전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달 28일 부산 벡스코(BEXCO)에서 개최된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에선 국산 자폭용 USV가 선보여 이를 다뤄 보고자 한다.


한화시스템 ‘어태커 USV’

가장 먼저 살펴볼 것은 한화시스템이 만든 자폭용 USV ‘어태커(Attacker)’다. 길이 6m, 전폭 2m에 불과한 어태커 USV의 무게는 2톤 미만이고 수면 노출 면적이 최소화되도록 만들어져 있다. 이 부분에는 적 함선을 수색하기 위한 전자광학/적외선(EO/IR) 카메라, 항해를 위한 전방 광각카메라, 충돌감지장비, 저궤도(LEO) 위성통신 안테나, RF 무선통신 안테나가 탑재됐다. 무선통신 안테나는 도달 거리 20㎞·전송 속도 10Mbps 이상, 위성통신 안테나는 업링크 속도 20Mbps·다운링크 속도 80Mbps를 보장한다.

어태커 USV의 공격방식을 정리하면 ‘고속, 군집, 항재밍 기능으로 고가치 해상 표적을 정밀타격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어태커 USV의 추진기관은 40Knts(시속 약 72㎞) 이상 고속기동이 가능하고, 거친 해상에서도 주행할 수 있는 함형과 자율운항 알고리즘을 적용할 예정이다.

여기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군집 공격이 가능하다. 한 명의 운용자가 여러 대의 어태커 USV를 통제할 수 있는 군집 관리 모듈과 군집 운용자 화면 전시 시스템을 지원한다. 적을 찾는 탐색·공격 기동을 수행한다.

이때 어태커 USV는 지상의 원격통제장비와 무선통신 또는 위성통신으로 원격조작이나 자율주행으로 항주한다. 위성통신의 경우 적 전파방해(Jamming)를 이겨 낼 수 있고, 설사 통신 두절이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재밍으로 위치 확인이 어려워질 때도 자율적으로 긴급 복귀가 가능하다.

이런 기능을 갖춘 어태커 USV는 평시엔 아군 항만이나 연안에서 군집 기동을 통한 감시정찰 임무를 담당한다. 전시에는 내부에 자폭용 탄두를 탑재하고 적 해안선 설비나 대형 함정을 추적해 군집 자폭 공격을 한다.

 

 

LIG넥스원의 ‘자폭용 USV’.
LIG넥스원의 ‘자폭용 USV’.

 

LIG넥스원 ‘자폭용 USV’ 

LIG넥스원 역시 ‘자폭용 USV’를 선보였는데, 모형이 아닌 실제 제작한 시제품을 전시했다. EO/IR 카메라, 전방 카메라, 충돌감지장비, LEO 위성통신 안테나가 있는 것은 유사하다. 내부에 폭약을 달고 자율운항 기능으로 적 함선을 공격한다.

다만 LIG넥스원의 자폭용 USV는 몇 가지 새로운 시도로 임무 능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첫 번째는 미국의 실드AI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실드AI의 AI 플랫폼을 이용해 자폭용 USV뿐만 아니라 자사가 보유한 무인무기체계와 임무장비를 통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자폭용 USV의 두 번째 새로운 시도는 3D 프린터를 사용한 선체를 채용했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소형 보트의 경우 유리섬유(FRP)를 틀에 붙인 다음 폴리에스테르수지를 부어 굳히는 방식을 쓰는데, 공정에 필요한 인력 소요가 많아 대량생산에 적당하지 않다. 3D 프린터는 복잡한 공정 없이 프린터만 있으면 소수 인원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평시엔 필요성이 크지 않지만, 전시에 대량생산을 해야 하는 소모성 자폭무기로 적합한 생산방식을 채용한 셈이다.

LIG넥스원 자폭용 USV의 마지막 특징은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 2발을 탑재한다는 것이다. 비궁은 비냉각식 적외선 탐색기를 갖춘 유도로켓이다. 현재 서북도서에서 북한 공기부양정 대응 임무에 투입되는 한편 미국 텍스트론의 CUSV USV에 탑재해 미국 진출을 추진 중이다. LIG넥스원의 자폭용 USV는 이 비궁 로켓으로 적 함선을 선제 공격하고, 그 틈을 노려 자폭용 USV가 적 함선에 충돌하는 전술을 사용하는 것이다.


신뢰할 수 있는 위성항법·통신체계 필수 

자폭용 USV는 거대한 전투함에 비해선 보잘것없는 외형을 가진 보트이나 저가로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군집 기동을 통해 여러 종의 미사일과 기관포로 다층방어 수단을 가진 현대 전투함을 상대할 수 있다.

특히 기존의 함선 공격무기인 대함미사일 및 자폭 드론과 자폭용 USV를 혼합해 쏘는 ‘섞어 쏘기’ 전략을 쓰면 위력을 극대화할 수 있어 적극적인 연구 및 전력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자폭용 USV 구현을 위해선 신뢰할 수 있는 PNT(Position, Navigation and Timing) 위성 확보가 필수다. 적이 GPS 및 데이터 링크 전파방해를 하면 자폭용 USV는 표적 획득에 실패하기 때문이다. 사진=필자 제공


필자 김민석은 에비에이션 위크 한국특파원으로, 국내 방위산업 소식을 해외에 소개하고 있다. 국내 매체 비즈한국 및 유튜브 채널에서 국내외 방위산업 소식을 알리고 있다.
필자 김민석은 에비에이션 위크 한국특파원으로, 국내 방위산업 소식을 해외에 소개하고 있다. 국내 매체 비즈한국 및 유튜브 채널에서 국내외 방위산업 소식을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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