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관리, 역지사지(易地思之), 칠전팔기(七顚八起). 이 3가지는 육군훈련소에서 체득한 삶의 원칙이자 앞으로 군 생활을 이끌어 줄 나침반입니다.
가장 먼저 깨달은 건 건강관리의 중요성입니다. 훈련 일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며 먼저 몸이 반응했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환경과 빡빡한 일정 속에 체력은 곧 생존이고, 면역은 전투력이었습니다. 손 씻기나 샤워 같은 위생관리부터 훈련 도중 무리하지 않고 자기 몸을 살피는 것까지. 매일의 기본이 결국 훈련의 완주 여부를 가른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건강을 지킨다는 건 단순히 아프지 않은 게 아니라 주어진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임을 배웠습니다.
두 번째는 역지사지입니다. 훈련소는 다양한 사람이 모이는 곳입니다. 처음엔 군의 엄격한 지휘체계도, 상명하복의 문화도, 교관·조교님들의 통제·지시도 버거웠습니다. 낯선 명령에 ‘왜’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교관·조교님들의 입장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수많은 훈련병의 교육훈련과 생활을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 군인의 기본자세와 정신, 마음가짐 하나하나를 익히게 하려는 진심. 그렇게 하나씩 이해하게 됐습니다. 동기들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늦은 나이에 입대한 저를 전우들은 존중해 줬습니다. 이에 반말이나 무심한 언행을 하지 않도록 더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마지막은 칠전팔기, 끝까지 해내는 힘입니다. 가장 뼈아픈 기억은 사격 평가였습니다. 처음엔 6발, 재사격에서는 세 번 연속 11발로 모두 불합격이었습니다. 부족한 결과였지만 다음을 준비하는 동안 열의가 불타올랐고, 어느 순간보다 집중했기에 아쉬움은 남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다음을 기대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행군 때는 감기에 걸려 군장이 몇 배는 무겁게 느껴졌지만, 끝까지 해보자는 마음에 쉼 없이 발을 내디딘 결과 무거운 군장을 벗을 수 있었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했다’는 뿌듯함과 성취감은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됐습니다.
이제 훈련소 생활을 마무리하고 자대로 향합니다. 입소할 때의 막막함은 단단한 자부심으로 바뀌었습니다. 건강을 지키는 습관, 사람을 이해하는 마음, 주저앉지 않는 끈기. 이 3가지는 훈련소에서 배운 것이지만, 앞으로 살아갈 모든 시간에 필요한 덕목이기도 합니다. 오늘도 다짐합니다. “힘들어도 다시 일어나! 네가 가는 길은 분명히 더욱 나아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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