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작전 히든 히어로즈 ② 합동최종공격통제관(JTAC)
가장 먼저 보고 끝까지 책임진다
지상정찰로 표적 식별, GPS 좌표 전달
무장 추천·민간시설 인접 여부도 판단
레이저 장비 활용…오인 없는 타격 유도
100명 이상 전문가 ‘든든’
정확한 정보·빠른 결단 ‘고난도 임무’
강한 체력은 기본·외국어 능력도 필수
피치블랙 등 다국적 연합훈련서도 활약
전장은 점점 더 정밀해지고, 동시에 복잡해지고 있다. 눈앞의 적뿐만 아니라, 아군의 위치와 민간 피해도 고려해야 한다. 이 모든 판단과 통제를 수행하는 이들이 바로 공군항공지원작전단(항지단)의 ‘합동최종공격통제관(JTAC)’이다. JTAC은 전장을 설계하고, 항공화력의 흐름을 통제하는 작전 통제자다. 항공기 공격 방향부터 무장 추천, 최종 공격 여부, 재타격 지시 등 모든 과정을 통제하는 권한을 가진다. 작전의 마지막 1%를 결정하며, 공중전력 운용의 최전선에 선 이들의 임무를 들여다봤다. 글=송시연/사진=양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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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AC은 지상에서 항공기 타격을 통제하는 공군 특수요원이다. 이들은 작전 현장에서 항공기와 교신하며 공격 좌표, 사격 시점을 전달한다.
수천 미터 상공에 있는 아군 항공기는 적을 정확하게 보지 못한다. 작전 현장에서 목표물에 정확한 타격이 이뤄지도록 유도하는 JTAC은 하늘과 지상을 연결하는 유일한 통로라 할 수 있다. 지상정찰을 통해 표적을 식별하고 항공기 조종사와 직접 교신하며 어떤 경로로, 언제 공격할지 결정한다. 정확한 정보, 명확한 판단, 빠른 결단이 동시에 요구되는 고난도 임무다.
아군은 물론 교회, 학교, 병원 등 표적 주변에 민간시설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 또한 JTAC의 중요 임무 중 하나다. 민간시설은 국제인도법에 따라 고의적 타격이 금지돼 있다. JTAC은 이런 민간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1차 필터 역할을 한다.
지난 4월 17일부터 5월 2일까지 전개된 한미 공군의 대규모 연합공중훈련 ‘2025년 프리덤 플래그(Freedom Flag)’에서도 JTAC의 활약은 두드러졌다. 충북 단양군 일대에서 열린 훈련에서는 KF-16 전투기 6대가 세 차례 임무에 투입됐다. 첫 번째는 적 기지 타격, 두 번째는 도주 차량 타격, 세 번째는 기갑부대에 대한 근접항공지원(CAS)이었다. 이 모든 작전은 JTAC의 지상통제로 이뤄졌다.
우선 JTAC은 임무 지역을 설정하고 해당 지역의 전장 환경을 분석한다. 이후 조종사와 교신하며 항공기의 콜사인과 무장 상태를 확인한다. 표적이 이동 중인지, 고정 건물인지를 비롯해 민간시설 인접 여부 등을 판단하고 무장 투하, 무장 추천, 최종 공격 여부를 결정한다. 공격 방향과 각도도 지정한다. 수평 공격은 파편이 넓게 퍼져 민간 피해 우려가 커지므로, 수직 낙하 방식이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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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좌표를 전달할 때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좌표와 함께 지형지물을 활용한다. 방향과 지형, 지붕 색깔, 건물 모양 등 육안으로 식별할 수 있는 지형지물이나 표적을 말로 설명해 조종사가 오인 없이 목표를 인식하도록 한다.
JTAC은 또 지상 레이저 표적지시기(GLTD)로 표적에 레이저를 쏘아 무장이 정확히 유도되도록 한다. 조종사와 실시간 영상을 공유하면서 표적의 위치, 움직임, 인접 구조물까지 정보를 주고받는다. 이어 레이저를 조사하면 항공기 무장이 레이저가 향한 곳으로 투하되는 방식이다.
현재 공군의 국제공인 JTAC은 수십 명이 활동하고 있다. 국내 기준까지 포함하면 100명 이상이다. 미 합동참모본부에서 인증한 국제공인 JTAC은 전 세계 군과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공군은 2016년부터 ‘국제공인 JTAC 과정’ 인증을 획득해 국제공인 JTAC을 자체적으로 양성 중이다. 이들은 레드플래그 알래스카(Red Flag Alaska), 피치블랙(Pitch Black), 데저트 플래그(Desert Flag) 등 여러 연합훈련에서 고도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JTAC은 고난도 임무를 수행하는 만큼 훈련 강도가 ‘극강’이다. 매일 1~2시간 이상의 체력훈련은 기본이다. 연합훈련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언어 능력도 필수다.
JTAC 김형기 대위는 “JTAC은 전장의 한가운데에서 작전의 마지막 1%를 책임진다는 사명감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가장 먼저 전장을 파악하고, 끝까지 책임지는 통제자로서 항공전력의 신뢰를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인터뷰 - 공군항공지원작전단 작전처장 전경채(중령)
수초 내 민감한 결정…“우군에 의한 우군 피해 막는 게 더 중요”
전경채(중령) 항지단 작전처장은 한국 공군 최초 국제공인 JTAC 자격을 획득했다. 우리 공군은 2016년 미국, 영국, 호주 등에 이어 17번째로 국제공인 JTAC 과정을 인증받았다. 아시아로 한정하면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두 번째며, 동아시아에서는 최초다.
그는 “국제공인 JTAC을 자체적으로 양성하면서 우리 군의 연합작전 수행 능력이 대폭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전 처장은 JTAC이 되기 위해 필요한 자질로 고도의 집중력과 상황 판단력을 꼽았다. 수초 내에 민감한 결정을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특히 우군과 민간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통제 능력, 임무에 대한 책임감, 항공자산을 다루는 전문성까지 갖춰야 한다”고 부연했다.
전 처장은 JTAC의 가장 큰 역할에 대해 “우군과 민간의 피해를 막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군이 필요로 하는 표적에 대한 정확한 공격도 중요하지만, 사실은 우군에 의한 우군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막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잘못된 판단은 큰 문제를 초래할 수 있기에 두 번, 세 번 절차를 확인한다”고 말했다.
항공특수통제사(CCT)와의 차이에 대해서는 “CCT는 표적을 확보하고 공격 준비를 하는 것이 중심이라면, JTAC은 정확한 공격뿐만 아니라 피해를 방지하는 통제를 포함한다”고 덧붙였다.
전 처장은 “JTAC은 ‘대한민국의 영공을 지키는 가장 높은 힘’이라는 공군의 슬로건을 현실로 구현하는 사람들”이라면서 “한 사람의 JTAC으로서, 또 공군의 일원으로서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막중한 사명과 책임감을 자양분 삼아 부여된 모든 임무를 완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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