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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속에서 성장하자

입력 2025. 06. 02   16:04
업데이트 2025. 06. 04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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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일병 육군36보병사단 기동대대
유준상 일병 육군36보병사단 기동대대



고등학생 때 시작된 유학생활로 남들과 조금 다른 학창 시절을 보냈다. 부모님과 떨어져 살았고, 타지에서 언어·문화도 다른 이들과 부딪히며 늘 새로운 것과 마주해야 하는 환경에서 지내다 보니 도전해야 할 게 많았다. 이런 경험 때문에 ‘도전 속에서 성장하자’가 좌우명이 됐다. 싱가포르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했다. 퇴사 후 군에 입대하니 어느덧 25세였다.

비록 나이는 많았지만, 처음 하는 군 생활인지라 모든 게 낯설었다. ‘금방 적응할 수 있겠지’라는 마음으로 입대했지만 자대에 전입해서도 아무것도 모르는 신병으로 모든 것을 하나하나 배우는 과정에서 생각처럼 잘 안 되는 것도 있었고, 실수도 잦았다.

특히 급속 헬기 로프 하강훈련은 정말 뜻대로 되지 않았다. 모형탑에 올라 지면을 바라보자 두려움이 생겼고, 착지 때 제동이 잘 잡히지 않아 애를 먹었다. 수월하게 해내는 선임들을 보면서 ‘왜 안 되는 걸까?’를 수십 번 되뇌며 좌절했다. 첫 모형탑 훈련은 결국 불합격으로 끝이 났다.

‘타 부대에 비해 높은 수준의 체력과 훈련 강도를 요구하는 곳을 왜 지원했을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며 자신을 한 단계 성장시키고 싶은 욕심 때문이었다. 고강도 훈련을 소화해야 해 높은 수준의 체력이 요구된다면 그만큼 운동을 열심히 해 체력을 기르고, 실수를 했다면 다음엔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으려 5분, 10분 미리 움직이고 확인하면 되는 것이다. 부지런히 움직이고 배우는 자세로 임하다 보면 그만큼 쌓이는 경험치가 많아지고, 이런 경험치는 삶을 살아가는 밑거름이 될 거라고 확신했다. ‘도전 속에서 성장하자’는 좌우명이 다시 한번 떠올랐다.

생각을 다잡고 진행한 두 번째 모형탑 훈련에선 다행히 합격해 실제 헬기훈련을 하게 됐다. 이 훈련을 그토록 해 보고 싶었던 이유는 한국군과 미군이 공중기동훈련까지 하는 특별한 방식으로 이뤄져서다. 평소 뉴스나 신문으로만 접하던 미군과 실제 연합훈련을 한다는 게 기대되고 설?다. 외국생활을 했던 경험 덕분에 작전 브리핑 통역 임무도 더해졌다. 많은 사람 앞에서 통역하고, 미군들과 대화하면서 처음엔 떨리고 쑥스러웠지만 빠르게 적응해 나갔다. 무사히 헬기훈련까지 마치고 돌이켜 보니 또 한 걸음 기동대대원으로서 성장한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지금껏 보낸 군 생활보다 앞으로 남은 날이 더 많다. 이는 나를 더 성장시킬 수 있는 날들이 많이 남았다는 의미도 된다. 두려움을 이겨 내고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서 한층 성장해 나갈 미래의 모습이 기대된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도전 속에서 성장하는 군 생활을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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