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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으면 자꾸 생각나는 맛… 춘천

입력 2025. 05. 22   16:16
업데이트 2025. 05. 22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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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자극…춘천 로컬 명소 5곳 

못생겨도 맛있어
감자 활용한 에일맥주·빵
스페인식 감자 & 문어
생김새와 담백함 일품
강원도의 맛 고스란히
못 써도 괜찮아
옛 여관 리모델링
책방 겸 굿즈숍서 일기 쓰고
형형색색 붓박물관서
말총 붓으로 서예 하고

강원 춘천시에는 지역의 개성과 이야기를 품은 로컬 명소 5곳이 있다. 감자를 활용한 맥주·빵으로 유명해진 곳부터 청년 예술가들과 함께 만든 감성숙소와 이색적인 스페인 가정식 식당, 무형문화재 장인이 운영하는 붓박물관까지. 춘천의 다채로운 로컬 여행지 5곳을 정보와 현장감을 담아 소개한다.

감자아일랜드
감자아일랜드


감자아일랜드

일반적으로 맥주는 보리와 맥아, 물 등을 섞어 만든다. 우리가 흔히 아는 라거는 물론 에일, 스타우트 모두 이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춘천에는 감자로 맥주를 만드는, 과감한 시도를 성공시킨 이들이 있다. ‘감자아일랜드’로 향하자. 이곳은 강원도산 감자를 넣어 빚어낸 맥주를 선보이는 브루어리다. 2021년 지역 청년들이 합심해 창업한 감자아일랜드는 여전히 춘천 사람과 여행자들에게 인기다. 대표 메뉴는 역시 ‘감자맥주’다. 평창에서 공수한 감자를 넣어 만든 이 맥주는 청량함과 깔끔함이 특징인 라거의 일종이다. 에일 형태로 빚은 ‘감자에일’도 함께 맛보도록 하자. 감자맥주 외에도 강원도의 맛을 고스란히 녹여 낸 이색 맥주가 많다. 홍천 찰옥수수를 넣은 ‘옥수수맥주’, 화천의 토마토가 들어간 ‘토마토로’, 영월 단팥으로 만든 ‘단팥맥주’, 춘천 복숭아와 살구로 상큼함을 더한 ‘말랑피치’ 등이다. 감자를 주재료로 한 안주도 다수 있어 감자아일랜드라는 정체성을 오롯이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카페 감자밭
카페 감자밭


카페 감자밭

‘카페 감자밭’은 이제 춘천을 찾는 여행자들이 꼭 들르는 필수 여행지가 됐다. 울퉁불퉁한 감자 모양 그대로를 구현해 낸 감자빵이 대표 디저트다. 이곳의 감자빵은 밀가루 대신 쌀가루를 쓰며, 삶은 감자를 통째로 으깬 뒤 강낭콩 앙금과 섞어 만든다. 실제 감자를 방불케 하는 비주얼과 담백한 단맛이 특징이다. 로즈 홍감자, 설봉 등 여러 품종의 감자를 사용해 풍미를 더한 것 또한 ‘카페 감자밭’ 표 감자빵의 매력이다. 백화점과 온라인쇼핑몰 등에서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빵이 됐지만, 춘천에 자리한 본점을 찾아야 할 이유는 명확하다. 갓 구운 감자빵을 맛볼 수 있음은 물론 넓은 정원에서 한가로이 시간을 보낼 수도 있어서다. 계절에 따라 해바라기와 같이 꽃밭을 조성하기도 하는데, 이 시기엔 더욱더 아름다운 정원이 여러분을 기다린다. 맛있는 빵과 함께 춘천의 여유로운 풍경을 만끽하고 싶다면 한 번쯤 들러 보자.

 

 

춘천일기스테이
춘천일기스테이


춘천일기스테이 

춘천일기스테이는 ‘여행하듯 일상을, 일상처럼 여행을’ 보내고 싶은 이들에게 제격인 감성숙소다. 춘천의 젊은 기획자가 지역 청년 예술가들과 협업해 만든 공간으로, 옛 여관 건물을 리모델링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객실마다 개별 욕실을 갖춰 프라이버시를 지키면서도 1층에는 작은 책방 겸 로컬 굿즈숍(춘천일기 상점)을 함께 운영해 여행자들이 춘천의 문화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여행 중 차분히 자신만의 일기를 써 내려가기 좋은 곳이다. 실제로 책과 일기장을 들고 와 조용히 머무는 투숙객도 많다. 아침에는 건강한 로컬 재료로 준비한 조식을 제공하며, 스테이를 통해 얻은 이익은 지역 프로젝트에 재투자하는 등 ‘로컬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는 커뮤니티 공간을 지향한다. 화려한 관광지보다 조용한 동네에 머물며 춘천의 일상을 느껴 보고 싶다면 이곳이 안성맞춤이다.

 

 

아워테이스트
아워테이스트


아워테이스트 

춘천의 조용한 주택가 옥천동 골목에 수준급의 스페인 가정식을 내주는 비스트로가 자리한다. ‘아워테이스트’가 그곳이다. 셰프는 놀랍게도 기자 출신. 퇴직 후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현지 음식에 매료된 것을 계기로 문을 열었단다. 스페인 현지 음식이 좋았다는 이유로 차린 식당치고는 내공이 남다르다. 전국 각지에서 산지 직송으로 받는 신선한 식재료, 하나씩 맛보면서 엄선한 올리브유, 꾸준한 연구로 완성도를 높인 요리, 적절한 와인 페어링까지. 6인용 테이블 2개만 놓인 아담한 규모이지만, 손님들을 위해 정성스럽게 홈메이드 스페인 요리를 내놓는 게 아워테이스트의 가장 큰 매력이다. 주로 해산물 파에야, 하몽 크로케타스, 감바스 알 아히요 등 현지 가정식 메뉴를 계절 재료에 맞춰 선보인다. 아워테이스트는 예약제로 운영한다. 방문 전 ‘캐치테이블’ 앱 등에서 예약하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다.


붓이야기박물관
붓이야기박물관


붓이야기박물관 

춘천에는 다양한 주제의 박물관이 많다. 규모가 큰 국립춘천박물관을 시작으로 예술의 도시답게 애니메이션박물관, 책과인쇄박물관, 붓이야기박물관 등 취향에 따라 즐길 만한 박물관이 도심 곳곳에 자리한다. 그중에서도 붓이야기박물관은 이름 그대로 ‘붓’과 관련한 모든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붓 전문 박물관이다. 춘천 서면의 한적한 도로에 있는 이 작은 박물관은 강원도 무형문화재 제24호 필장 박경수 선생이 직접 설립하고 운영한다. 박 필장은 1970년대부터 전통 붓 제작에 몸담아 온 장인으로, 강원도에서는 유일하게 국가·도 지정 필장으로 인정받은 인물이다. 박물관에 들어서면 손바닥에 들어올 만큼 작은 휴대용 붓부터 사람 키보다 큰 대형 붓까지 형형색색의 붓이 방문객을 맞는다. 토끼털, 말총, 닭털, 앵무새 깃털 등 붓 솔에 쓰이는 재료에 따라 붓의 모양과 쓰임새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한눈에 비교해 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붓끝으로 써 내려간 옛 서예 작품과 도구도 함께 전시돼 있다. 박 필장이 관람객에게 붓 만드는 법과 사용법을 열정적으로 설명해 주므로 꼭 들어보기를 권한다. 특히 닭 깃털로 만든 붓으로만 쓸 수 있는 독특한 서체 ‘비백(닭 깃털 특유의 탄성을 이용해 선의 강약을 표현하는 서체)’에 관한 시연과 이야기가 재미있다. 장인과 함께 전통 붓을 만들어 보는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손수 붓을 제작하며 우리의 서예문화를 배울 수 있다. 나만의 글씨체로, 기억에 남을 만한 글귀 하나를 써 보는 건 어떨까.

 

필자 김정흠은 여행작가이자 콘텐 츠 크리에이터다. 주로 여행 카테고 리의 콘텐츠를 기획·제작하고 있 다. 국내외 여행 매체 등과 함께 다 채로운 여행 콘텐츠를 선보인다.
필자 김정흠은 여행작가이자 콘텐 츠 크리에이터다. 주로 여행 카테고 리의 콘텐츠를 기획·제작하고 있 다. 국내외 여행 매체 등과 함께 다 채로운 여행 콘텐츠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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