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3군단, 야간 해상사격훈련
어둠 짙을수록 더 강력했던 금빛 섬광 적진을 향하다
어둠 뚫은 기세
“준비 끝!” “쏴!”
사격 개시 명령 떨어지자
450여 발 포탄 노란 점 되어
30㎞ 날아 해상 표적 명중
어둠 밝힌 기백
K9A1·K55A1 자주포 등
고각 발사·일제 사격 훈련
“적 기습 포격도발 대비
강력한 화력대응 태세 확립”
적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우리를 호시탐탐 노리지만, 우리 군은 빈틈없는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도발 즉시 격퇴할 뿐만 아니라 심장부도 타격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갖췄다. 육군3군단 예하 22보병사단, 3포병여단, 102기갑여단이 20~21일 강원 고성군 일대에서 전개한 ‘야간 해상사격훈련’에서 그런 능력과 의지를 확인했다. 글=최한영/사진=한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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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에 쏟아진 ‘강철비’…육군 첫 ‘DP-BB’ 사격훈련
20일 오후, 강원 고성군 해안 사격진지에 22보병사단 장병들이 모여들었다. K9A1 자주포를 운용하는 왕포포병대대, K55A1 자주포를 운용하는 북극성포병대대 장병들은 방렬을 마치고 K77 사격지휘장갑차에서 나오는 사격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이라 그런지 훈련장 분위기는 평소와 달랐다.
“현 시간부로 사격 실시하겠음!”
지휘관 명령이 하달되자 장병들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첫 사격을 맡은 왕포포병대대 K9A1 자주포 3번포 승무원들은 평소 사용하던 항력감소 고폭탄(HE-BB)을 이송기를 이용해 자동장전장치에 올려놓았다. 포탄을 포구 안으로 밀어 넣고 장약까지 장전하자 “철컥” 소리와 함께 폐쇄기가 닫혔다.
“방위각 OOOO, 사각 OOO, 사격 준비 끝!” “준비! 쏴!”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 포탄은 해상표적에 정확히 명중했다. 이를 토대로 6문의 자주포가 돌아가며 지명사를 했다. 모든 자주포가 한 번에 포탄을 발사하는 효력사의 위력은 막강했다. 포구를 떠난 6개의 포탄이 노란색 점이 되어 검푸른 동해로 향하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대기 중이던 북극성포병대대 K55A1의 HE-BB 사격까지 끝나자, 이날 훈련의 하이라이트가 기다리고 있었다. 사단 자주포들은 육군 최초로 항력감소 이중목적 고폭탄(DP-BB) 사격에 임했다. 이중목적 고폭탄(DP)은 탄두 안에 특수 자탄이 들어 있다. 탄착점 반경 수백m 일대에 있는 일정 두께의 장갑차량을 관통할 수 있다. 일반적인 고폭탄과 달리 전차·장갑차 등 기계화 장비와 지휘통신시설을 파괴할 수 있다. 사거리를 연장하기 위한 항력감소장치(BB)까지 부착해 타격 능력을 높인다.
각 자주포 DP-BB 발사 준비 과정에서 ‘시간 OO초’를 설정하는 것도 눈에 띄었다. 탄 발사 후 내부 자탄이 공중에서 흩어지는 시간을 사전에 입력하는 것이다.
K9A1이 DP-BB를 발사했다. HE-BB 사격 때보다 포신을 높게 들어 고각 발사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진성도(대위) 사단 공보장교는 “DP-BB가 HE-BB보다 훨씬 높은 고도에서 날아가는 특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K55A1 승무원들도 첫 DP-BB 사격을 무사히 마쳤다. K9A1 6문의 효력사, K55A1의 대전차·대인지뢰 지뢰살포탄(FASCAM) 사격이 훈련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이튿날에는 3포병여단과 102기갑여단 예하 포병대대 자주포들이 같은 장소에서 포탄 사격을 진행했다. 3군단 포병 전력이 위용을 과시한 1박2일의 훈련은 이로써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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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 화력도발 대비 대응태세 확립
이번 훈련은 적 화력도발 대응태세를 확립하고, 기계화 장비 공격에 대비하는 데 필요한 작전계획과 대화력전 수행 능력을 검증·강화하기 위해 열렸다. 훈련에는 22보병사단과 3포병여단, 102기갑여단 장병 150여 명과 K9A1·K55A1 자주포, K77 사격지휘장갑차 등 장비 30여 대가 투입됐다.
훈련 부대는 대포병탐지레이다, 무인기(UAV), 열상감시장비(TOD) 등을 활용해 자주포가 발사한 포탄이 해상표적을 정확히 타격했는지를 확인했다. 사격 진지에서 약 30㎞ 떨어진 표적에 이틀간 450여 발의 포탄을 명중시키며 유사시 적 위협에 강력히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했다. 자주포 승무원들은 10초 간격으로 각 포가 돌아가며 사격하는 ‘익차사’, 적을 섬멸하는 데 필요한 ‘준비되는 대로 쏴’ 등 다양한 사격을 하며 임무수행 능력을 갈고닦았다. 사격 정확성 향상을 위한 포구초속 측정도 병행했다.
장병들은 안전한 훈련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훈련 전 사전 항행경보를 발령하고, 지역 주민들에게 안전 문자·방송을 했다. 우발 상황에 대비해 주요 항구와 관계기관에 현장 활동팀을 배치하고, 해양경찰 협조를 받아 선박 운항을 통제했다.
안권성(중령) 왕포포병대대장은 “평소에도 적의 기습 포격도발에 대비한 감시·탐지·타격체계를 원활히 운용하고 있다”며 “적이 두려워하는 강력한 화력대응 태세를 확립하기 위해 실전적인 훈련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3포병여단 흑곰포병대대 김현수(대위) 포대장은 “동부전선 핵심 화력 전력이라는 자부심을 바탕으로 적이 도발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부대를 만드는 데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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