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1일은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뜻을 담아 지정된 부부의 날이다. 우리 부부를 포함해 전후방 각지에는 국가와 가정에 충성을 다하는 4000여 쌍의 ‘부부 군인’이 있다.
부부 군인은 하나의 삶을 나누는 가족인 동시에 대한민국을 지키는 군인으로서 사명을 함께하는 특별한 관계다. 우리 또한 나는 전남 장성군에 있는 육군보병학교에서 교관으로, 아내는 경기 연천군에 있는 열쇠부대에서 보안업무 부사관으로 복무 중이다. 다섯 살짜리 딸과 곧 세상에 태어날 아이를 둔 6년 차 부부 군인이다.
연천과 장성은 지리적으로 500㎞가량 떨어져 있는 먼 거리임에도 우리 부부는 그 누구보다 서로를 이해하고 응원해 주고 있다. 군이라는 특수한 조직에서 발생하는 여러 상황과 훈련, 당직근무 등으로 바쁘고 피곤해도 전투복을 입은 같은 군인으로서 말하지 않아도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며 살아간다.
부부 군인으로서 가정생활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 부대·직책의 특성으로 인해 주말부부가 되는 경우가 많다. 가까운 거리에 있다고 하더라도 부부가 동시에 작전, 훈련, 당직근무를 서게 되면 다른 가족에게 자녀를 맡겨야 하는 불가피한 상황과 맞닥뜨리기도 한다.
우리 부부는 크고 작은 어려움을 함께 견뎌 냈다. 2021년 나는 강원 철원군의 GOP 경계작전 중대장으로, 아내는 강원 화천군의 최전방부대 보안업무 부사관으로 임무를 수행 중이었다.
당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국가적 위기에 놓여 있었다. 근무 중이던 GOP 부대는 장병들의 건강과 군사대비태세를 동시에 지켜야 했다. 그 시기 우리 부부는 첫째 아이를 가졌고, 설렘과 기쁨 속에서도 현실적인 어려움이 밀려들었다.
특히 임신 초기부터 정기적인 산부인과 진료가 필요했지만, 감염을 방지하고자 아내는 홀로 모든 출산 준비를 해야 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장모님께서 출산 준비를 도와주셨다는 점이다.
아이가 태어난 뒤에도 나는 최전방부대에서 작전 임무를 담당하고 있었고, 아내는 정보 실무자로 근무 중이어서 새벽에 예상치 못한 작전상황이나 부대에 특이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우리는 각자 임무를 처리하기 위해 아이를 큰형에게 맡긴 뒤 출근해야 하는 경우도 여러 차례 있었다.
많은 부부 군인이 유사한 경험을 갖고 있을 터. 이런 어려움에도 우리를 포함한 부부 군인들은 국가를 향한 충성심과 서로를 향한 사랑·신뢰로 한 치 흔들림 없이 국가와 가정을 지키면서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부부의 날’, 주변의 부부 군인에게 따뜻한 격려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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