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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행복한家 든든하軍] 3·3·3 동행… 한길로 통한 삶

입력 2025. 05. 19   17:10
업데이트 2025. 05. 19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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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지휘통신사령부 신자경 육군상사 가족
해군군수사 김설하 군무주무관 가족
공군15비 쌍둥이 장교 이도훈·이도형 소위

가족이지만 식탁에 모두 둘러앉는 날은 손에 꼽습니다. 같은 옷을 입지만 얼굴조차 보기 힘듭니다. 국가와 국민을 수호하기 위해 각자 자리에서 묵묵히 하루를 보내기 때문입니다. 가족의 시간보다 임무가 우선일 때가 많지만 마음만은 늘 함께입니다. 부모와 자녀, 형제 또는 자매. 국방이라는 이름 아래 이어지는 특별한 가족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신자경 육군상사 3남매의 가족사진. 뒷줄 왼쪽부터 신영식·신묘희 중사, 신자경 상사, 강명진 군무주무관. 본인 제공
신자경 육군상사 3남매의 가족사진. 뒷줄 왼쪽부터 신영식·신묘희 중사, 신자경 상사, 강명진 군무주무관. 본인 제공


3남매 나란히…부사관의 길을 걷다
국군지휘통신사령부 신자경 육군상사 가족

‘독거미부대’에 가슴 뛴 신 상사가 연 ‘군문’
동생들도 잇따라 들어와…남편도 ‘군 소속’

한집에서 나고 자란 세 남매가 부사관의 길을 함께 걷고 있다. 첫째인 국군지휘통신사령부 신자경 육군상사와 둘째 육군75보병사단 신영식 중사, 막내 육군5군수지원여단 신묘희 중사는 혈연으로 이어진 가족이자 ‘국가·국민을 지킨다’는 사명으로 묶인 전우다.

세 남매가 군복을 입고 서로 마주한 건 올해로 7년째다. 2010년 신 상사가 처음 군문에 들어서고 4년 뒤 둘째 신 중사, 또 4년 후 막내 신 중사가 차례로 임관했다.

신 상사는 우연히 텔레비전에서 극한직업의 하나로 소개된 육군수도방위사령부 독거미부대를 보고 군인의 뜻을 품게 됐다. 독거미부대는 대테러작전 및 시가지 임무에 특화된 부대로, 모든 부대원이 여군으로 이뤄진 것이 특징이다.

신 상사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멋있게 살아가는 부대원 모습을 보고 가슴이 뛰었다”며 “그때 문득 ‘나도 군인이 돼서 나라를 지키는 숭고한 임무를 해내고 싶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남동생 신 중사는 신 상사의 임관식에서 정복을 입은 누나의 모습을 보고 막연한 존경심을 느껴 같은 길을 가기로 결심했다. 여동생 신 중사도 언니와 오빠가 군 생활하는 모습에 반해 진로를 일찍 정했다고 한다.

모두 한 직장(?)에서 일하는 남매지만 다른 집 남매들보다 얼굴 보기는 더 힘들다. 신 상사가 직전 부대인 육군2작전사령부에 있을 때만 해도 1년에 두 번, 명절에만 만났다고 한다. 지금은 신 상사가 수도권인 현 부대로 전입해 오면서 한 달에 한 번은 보고 있다.

신 상사네 집에 세 남매가 모두 모이면 군 소속은 총 4명이 된다. 신 상사의 배우자가 국군방첩사령부 소속 강명진 군무주무관이어서다. 강 주무관 역시 예비역 육군중사다. 신 상사와 강 주무관은 슬하에 세 자매를 둔 다자녀 부모다.

신 상사는 “지금도 애국가를 부르고 국기를 향해 경례할 때마다 벅차오름을 느낀다”며 “우리 가족은 맡은 바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한다는 군 본연의 목표를 완수하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동생도 “대한민국을 지키는 가장 든든한 가족이 되고 싶다”고 한목소리로 다짐했다. 김해령 기자

 

해군군수사령부 김설하 군무주무관 가족이 아버지 대에서부터 근무해 온 군수사령부 병기탄약창을 함께 걸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왼쪽부터 김 군무주무관, 아버지 김진헌 씨, 언니 김민지 군무주무관, 삼촌 김진규 씨, 사촌언니 김보연 군무주무관. 사진 제공=강승연 하사
해군군수사령부 김설하 군무주무관 가족이 아버지 대에서부터 근무해 온 군수사령부 병기탄약창을 함께 걸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왼쪽부터 김 군무주무관, 아버지 김진헌 씨, 언니 김민지 군무주무관, 삼촌 김진규 씨, 사촌언니 김보연 군무주무관. 사진 제공=강승연 하사


3대가 나란히…76년 해군 군수 역사를 쓰다 
해군군수사 김설하 군무주무관 가족

정비창 선거공장장 할아버지부터 시작
아버지·삼촌·자매·사촌…7명이 ‘헌신’

해군군수사령부 병기탄약창 김설하 군무주무관 가족은 3대(代)가 76년째 해군 군수 발전을 위해 헌신해 오고 있다. 

할아버지, 아버지, 삼촌, 친자매, 사촌까지 총 7명이 세대를 이어 해군 군수 역사의 한 페이지를 쓰고 있는 김 주무관 가족의 ‘해군 사랑’은 이제 고인이 된 할아버지 김해동 해군군수사 정비창 선거공장장부터 시작됐다.

함정을 해상에서 육지로 올리는 작업(선거)을 담당하던 그는 1949년 임용돼 창군기부터 우리 기술로 건조된 울산급 호위함이 취역한 1980년대까지 37년 동안 함정 정비를 맡아 우리 군의 정비지원 역량 강화를 이끌었다.

김 군무주무관의 첫째·둘째 큰아버지 김진오·김진규 씨, 아버지 김진헌 씨도 진해에 거주하며 군무원에 임용, 각자의 자리에서 해군 군수 현장을 지탱했다.

김진오 씨는 1977년 선거직 군무원에 임용돼 2010년까지 정비창에서 각종 함정의 유지·보수를 담당했다. 김진규 씨는 1983년부터 2017년까지 탄약직 군무원으로 수상·수중·공중 전력의 탄약 관리 임무를 수행했다.

김 군무주무관의 아버지인 김진헌 씨도 1990년부터 해군군수사 병기탄약창에서 유도·수중무기 정비를 지원하는 팀원으로 30년 동안 근무하며 전투부대의 전투력 발휘에 힘을 보탰다.

윗세대 해군에 대한 애정은 김 군무주무관의 친자매, 사촌 자매까지 이어졌다. 김 군무주무관 언니인 김민지 군무주무관은 해군군수사 병기탄약창에 근무 중이다. 사촌 언니인 김보연 군무주무관 역시 아버지인 김진규 씨를 이어 탄약직 군무원의 길을 걷고 있다.

이들은 “진해에서 태어나 출항하는 함정의 기적 소리를 듣고 아버지의 기름 묻은 정비복을 보며 자란 덕분에 해군과 군무원이라는 존재가 자연스럽게 우리의 미래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한 직장에서 근무하며 자주 왕래하고, 업무 협조부터 일상적인 고민까지 터놓을 수 있는 가족의 유대가 업무 수행의 원동력이 된다고 털어놨다.

김설하 군무주무관은 “한 집안이 한 직장에서 근무하다 보니 명절은 물론 평소에도 직장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나누게 된다”며 “‘군무원은 해군의 기술력을 뒷받침하는 존재인 만큼 늘 자기 계발에 힘써야 한다’는 아버지와 삼촌들의 조언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30년간 해군을 위해 헌신한 아버지를 존경한다”는 그는 “아버지가 쓰신 이름표를 캐비닛에 두고 매일 출근할 때마다 보며 오늘 하루도 아버지가 하신 것처럼 해군 군무원으로서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한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우리 가족은 해군 군수지원에 최선을 다하는 군무원 가족으로 남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해군군수사에는 70여 쌍의 부부 군인·군무원이 함께 근무하고 있다. 부대는 탄력근무제, 모성보호시간 등 가족친화제도를 운영하며 부대원들이 일·가정 양립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조수연 기자

 

서로를 버팀목 삼아 같은 꿈을 이뤄온 쌍둥이 형제 이도훈(오른쪽)·도형 소위가 미소를 짓고 있다. 부대 제공
서로를 버팀목 삼아 같은 꿈을 이뤄온 쌍둥이 형제 이도훈(오른쪽)·도형 소위가 미소를 짓고 있다. 부대 제공


3번을 나란히…같은 길서 마주 보다
공군15비 쌍둥이 장교 이도훈·이도형 소위

1분 차이로 태어나 축구선수·부사관·장교까지…
“같은 얼굴·같은 마음으로 국가와 국민 지킬 것”

같은 얼굴, 같은 체격, 같은 꿈. 공군15특수임무비행단(15비)에는 세 번째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쌍둥이 장교 이도훈·이도형 소위가 있다. 1분 먼저 태어난 이도훈 소위가 형이다. 축구선수, 부사관, 장교. 형제는 어린 시절부터 줄곧 같은 길을 걸어왔다. 

형제는 11~22세까지 함께 축구선수로 활동했다. 2019년에는 독일 유학길에 올라 같은 팀에서 1년간 뛰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2021년 귀국한 형제는 대학교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던 중 단체생활 경험,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군인’이 되자는 데 의기투합했다.

동생이 먼저 군문을 두드렸다. 이도형 소위는 공군 부사관후보생 244기로 2023년 1월 임관했다. 항공기 전기 정비 특기를 받아 군수사령부 82항공정비창에서 군 생활을 시작했다.

2023년 5월 공군 부사관후보생 245기로 임관한 형 이도훈 소위는 전력 설비 특기를 받아 20전투비행단에 배치됐다. 이들은 부사관 신분일 때도 운 좋게 서산지역에서 함께 복무했다.

군 생활에 매진하던 형제는 ‘장교’라는 또 하나의 꿈을 품게 됐다. 이를 이루기 위해 학사학위를 취득했고, 2024년 12월 학사장교 153기로 임관해 빛나는 소위 계급장을 달았다.

형제는 기본군사훈련단에서 적극적이고 모범적인 태도로 교육훈련에 임해 우수한 성적을 받았다. 이에 희망하는 부대를 선택할 수 있었고, 15비에서 함께 근무하게 됐다. 형은 공병대대 행정계장, 동생은 장비정비대대 행정계장이다.

형제의 동행은 단순히 같은 길을 걷는 게 아니다. 매 순간 서로에게 힘이 돼 주고, 때로는 서로를 비추는 거울이 되기도 한다. 모르는 업무를 물어보고, 놓치거나 실수한 건 없는지 꼼꼼히 확인하며 함께 성장하고 있다.

형 이도훈 소위는 “한 부대에서 같이 복무하다 보니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된다”며 “함께하기에 어떤 어려움도 두렵지 않다. 국가를 수호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길을 끝까지 같이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동생 이도형 소위도 “동일인으로 착각해 일어나는 해프닝이 부지기수”라며 “똑 닮은 얼굴처럼 국가와 국민,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도 같다. 대한민국 공군의 일원으로 국가와 국민에 헌신하는 장교, 영공 수호에 이바지하는 공군이 되도록 부단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송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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