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 미술관 8월 31일까지, '모네에서 앤디워홀까지'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아트 갤러리
서양 미술 거장들 명화 143점 서울 나들이
모네·고흐·피카소·앤디 워홀 400년 서양 미술사의 흐름
시대별로 꼼꼼히 살펴볼 흔치 않은 기회가 왔다
아프리카 대륙에 있던 서양 미술사 거장들의 명화가 서울 나들이에 나섰다.
지난 16일부터 오는 8월 31일까지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리는 ‘모네에서 앤디워홀까지’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아트 갤러리의 주요 소장품 143점을 선보이는 대규모 기획전이다. 모네, 고흐, 피카소, 앤디 워홀 등 서양미술을 대표하는 89인의 작품을 통해 400년에 걸친 서양 미술사의 흐름을 시대별로 살펴볼 수 있다.
본격적인 전시의 시작은 17세기 해상강국으로 전 세계를 주름잡던 네덜란드 회화의 황금기 주요 작품이 맞이한다. 당시 유럽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로 떠올랐던 네덜란드를 상징하는 화사한 튤립 그림이 눈길을 끈다. 이 작품은 평생 꽃 그림을 그리며 명성을 쌓았던 다니엘 세이거스의 ‘꽃병에 꽂힌 꽃’(1661)으로 어두운 배경에 화려한 꽃이 대조를 이뤄 극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꽃향기에 취해 발길을 옮겨보면 낭만주의부터 사실주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화풍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마주할 수 있다. 바다 풍경을 주로 그렸던 외젠 부댕의 ‘아르장퇴유의 보트들’(1866)은 사실적이면서도 색채의 터치가 인상적이다. 인상파의 선구자이자 모네의 스승이기도 했던 요한 바르톨트 용킨트의 ‘셀트 강의 입구’(1854)는 색과 빛에 대한 타고난 감각과 신선함이 돋보인다. 뭉게구름 가득한 하늘을 표현한 알프레드 시슬리의 ‘브뇌 강가’(1881)는 구조적이고 잘 정돈된 구도와 영국적 감성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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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주의라는 미술사의 대변혁과 전환은 19세기 후반까지 여러 실험과 시도로 이어졌다. 폴 시냐크의 ‘라로셸’(1912)은 넓고 기하학적인 터치를 사용한 점이 눈에 띈다. 작품 속 환상적인 색채는 눈에 보이는 현실의 환상적인 재현보다는 색과 선의 사용에 관심을 기울인 작가 성향을 대변한다. 폴 고갱의 ‘악마들의 이야기’(1894~1895)는 가톨릭과 개신교 선교사들이 외설적이라고 여겨 금지했던 전통 의식인 ‘우파 우파’라는 춤을 추는 타히티 남녀를 묘사했다. 토착 전통의 열렬한 지지자이자 수호자다운 작가의 그림이 신비롭게 다가온다.
발걸음을 옮겨 한 층을 내려오면 20세기 초반 현대미술 작품들이 또 다른 세계로 안내한다. 모리스 위트릴로의 ‘육군 병원’(1914)은 석고와 접착제를 혼합해 그림 속 건물 벽체의 느낌을 살린 그만의 독특한 기법이 돋보인다. 오일 파스텔을 이용한 피카소의 ‘어릿광대의 두상Ⅱ’(1971)는 마치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과 얽매이지 않는 터치로 광대를 자유롭게 그려내 탄성을 자아낸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다양한 연령층의 관람객에게 미술 감상의 즐거움을 선사할 뿐만 아니라 미술을 통해 시대 흐름을 이해할 기회를 제공하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성인 2만 원. 티켓 예매는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www.sejongpac.or.kr) 또는 전화(399-1000)로 하면 된다. 전시 기간 중 1일 3회(오전 11시, 오후 2시, 4시) 도슨트 프로그램을 무료 운영한다. 노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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