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병영의창

훈련소를 떠나는 멋진 군인들에게 쓰는 편지

입력 2025. 05. 16   13:49
업데이트 2025. 05. 19   08:03
0 댓글
이건희 상사 육군훈련소 26교육연대
이건희 상사 육군훈련소 26교육연대



여러분이 훈련소에 입소하던 날이 떠오릅니다. 긴장한 표정, 어색한 동작, 낯선 환경에 적응하려 애쓰던 모습이 엊그제 같은데 모든 과정을 훌륭히 마치고 애국심과 전우애를 갖춘 군인으로서 각자의 부대로 떠나게 됐습니다. 입대 전까지 민간인이었던 여러분에게 훈련소 생활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겁니다. 익숙지 않은 군대문화와 엄격한 규율, 체력적으로 버거운 훈련이 여러분을 수없이 시험했겠죠. 때로는 자신의 한계를 부닥쳐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겠지요. 그러나 여러분은 끝내 이를 극복하고 성장했습니다.

제식훈련을 배우며 한 치 오차 없이 발을 맞추던 순간의 쾌감, 사격장에서 목표를 명중했을 때의 환희, 수류탄 투척을 마친 뒤 자신감 넘치던 눈빛, 가스 실습과 각개전투훈련을 견디며 동기들과 나누던 온기, 마지막 행군을 완주한 후 한층 더 단단해진 여러분의 그림자까지. 강도 높은 훈련을 거치며 하루하루 성장해 나가는 모습에 소대장(교관)으로서 책임감과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여러분과 함께한 모든 순간이 대한민국 국군의 미래를 만들고, 국가안보를 지켜가는 과정임을 실감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여러분은 각자 부대에서 임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새로운 부대에선 더욱 힘든 임무와 도전이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여러분은 이미 신병 교육훈련을 통해 군인으로서 필요한 인내와 단결력, 전우애와 군인정신 등을 다져서입니다.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지금까지 익혔던 것처럼 인내하고 극복해 임무를 완수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군 생활은 낯선 환경에서 자신을 믿고, 동료를 의지하며 함께 나아가는 법을 배우는 시간입니다. 다양한 교육훈련으로 육체적·정신적 한계를 경험하고 극복하며, 강인한 정신력과 책임감을 기르는 과정입니다. 국가의 소중함과 군복의 의미를 깨닫고, 대한민국 안보를 지키는 주역이자 성숙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때로 군복을 입고 있다는 사실이 그저 의무처럼 느껴질 수도 있으나 여러분은 국가의 부름에 응답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소중한 존재입니다. 여러분이 입은 군복에 자부심을 새기길 바랍니다. 앞으로도 지금의 열정과 투지를 잃지 않고 더 강한 군인으로 성장하길 응원합니다. 군 생활이 끝난 뒤에도 훈련소에서 배운 가치, 같이한 인연을 잊지 말고 삶 속에서 이어가길 바랍니다.

대한민국의 든든한 군인으로서 언제·어디서나 흔들리지 않는 자세로 맡은 바 임무를 성실히 수행할 여러분을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모두 건강하게 군 생활을 잘 마치고 전역하길 기원하겠습니다.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0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