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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우방 에티오피아군 6·25전쟁 참전기념비 제막

입력 2025. 05. 15   15:22
업데이트 2025. 05. 15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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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 in 국방일보 - 1968년 5월 21일 자

 



에티오피아는 커피와 가뭄, 빈곤이 먼저 떠오르는 머나먼 미지의 나라입니다. 우리와 전혀 무관해 보이지만 결코 잊어선 안 되는 인연을 맺고 있습니다.

에티오피아는 6·25전쟁 때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지상군을 파견한 국가입니다. 당시 군주제였던 에피오피아의 하일레 셀라시에 황제가 황실근위대를 주축으로 ‘강뉴부대’를 창설·파병했습니다. 이 부대는 화천지구전투, 삼각고지전투 등에서 많은 전공을 세웠습니다. 이들에겐 ?6·25전쟁 중 두 가지가 없었다고 하는데, 바로 ‘패배’와 ‘포로’입니다. 실제로 이들은 253번 싸워 253번 승리했고, 단 한 명도 포로로 잡히지 않았다는 기록을 남겼습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이런 에티오피아의 헌신과 희생에 보답하고자 1968년 5월 19일 강원 춘천시 근화동에 에티오피아 참전기념비를 세우고 제막식을 거행했습니다. 당시 제막식에는 에티오피아의 셀라시에 황제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습니다. 국방일보의 전신 전우신문은 1968년 5월 21일 자에 ‘영원한 우방 에티오피아군 6·25 참전기념비 제막’ 제목의 기사로 관련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19일 하오 4시 셀라시에 황제는 헬리콥터 편으로 춘천에 도착, 에티오피아군 6·25 참전기념비 제막식에서 손수 본비(本?)를 제막했다”로 시작하는 기사는 제막식 현장과 기념비 건립 배경 등을 전하고 있습니다. 기사에 의하면 기념비가 춘천에 건립된 이유는 에티오피아 대대가 6·25전쟁 당시 주로 강원지역에서 격전을 치렀기 때문입니다. 높이 160m의 기념비는 당시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컸습니다.

셀라시에 황제는 행사 전날인 18일 특별기 편으로 방한했습니다. 그는 “6·25 동란으로 맺은 혈맹의 땅을 밟게 돼 기쁘다”는 도착성명을 발표했는데, 이 역시 19일 자 전우신문에서 상세히 전하고 있습니다.

셀라시에 황제가 6·25전쟁에 파병을 결정한 배경에는 가슴 아픈 사연이 있습니다. 그는 1930년대 이탈리아의 침략을 받자 국제연맹의 도움을 요청했으나 냉혹한 국제정치의 현실에 좌절했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이 기억을 잊지 못했던 셀라시에 황제는 한국이 침략당하자 적극적으로 파병을 결정했습니다.

한편 6·25전쟁에 참전했던 장병 가운데 후일 세계적 명성을 얻은 이도 있었는데, 바로 ‘맨발의 아베베’입니다. 에티오피아 황실근위대 창설요원이기도 했던 아베베는 6·25전쟁 이후 1960년 로마올림픽과 1964년 도쿄올림픽에서 세계신기록으로 마라톤 2연패를 달성하면서 일약 세계적 슈퍼스타가 됐습니다. 이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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