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마나 모아나-신성한 바다의 예술, 오세아니아’ 특별전
프랑스 케브랑리-자크시라크 박물관 공동…장신구·공예 등 179점 전시
|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10시간 남짓한 거리에 자리 잡고 있어 우리에겐 여전히 멀고 낯선 ‘오세아니아’의 예술세계가 서울 한복판 용산에서 펼쳐졌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오는 9월 14일까지 프랑스 케브랑리-자크시라크 박물관과 공동으로 오세아니아 문화권을 소개하는 ‘마나 모아나-신성한 바다의 예술, 오세아니아’ 특별전을 여는 것.
전시명 ‘마나 모아나’ 중 ‘마나(mana)’는 폴리네시아어로 모든 존재에 깃든 신성한 힘을, ‘모아나(moana)’는 경계 없는 거대한 바다를 뜻한다.
일반적으로 ‘오세아니아’ 하면 떠오르는 호주와 뉴질랜드뿐만 아니라 태평양 지역에 분포된 섬나라 사람들의 삶까지 살펴볼 수 있는 18~20세기 유산 171건과 현대 작가 작품 8점이 전시됐다.
전시실은 입구부터 드라마틱하다. 마치 관람객이 돛단배에 몸을 싣고 오세아니아로 여행하듯 물살을 헤쳐 나가면 수천 년에 걸친 오세아니아인의 삶과 마주할 수 있다.
그들은 섬 환경에 적응하며 이동과 정착을 이어 왔다.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도구와 형상을 만들고, 모든 존재에 조상의 창조 흔적이 깃들어 있다고 믿었다. 이처럼 바다를 신성하게 여기고 모든 존재를 동반자로 삼는 그들의 세계관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신성한 힘을 담은 전사의 방패와 소년들이 성년식을 치를 때 쓰던 조상의 얼굴 ‘므와이’ 가면은 공동체의 정체성과 사회구조를 시각화해 예술이 단순한 미적 대상이 아니라 사회·정치·영적인 중심 역할을 해 왔음을 입증한다.
긴 머리카락을 이어 만든 신성한 목걸이와 무기이자 권위를 상징하는 양면 곤봉은 시간과 존재에 관한 철학적 인식을 드러낸다.
특히 그들의 몸과 삶에 스며든 장신구와 공예는 눈부신 오세아니아 예술세계에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돌고래 이빨과 코코넛 섬유로 만든 머리 장식, 향유고래 이빨로 제작한 목걸이는 정교한 기술과 미적 감각뿐 아니라 착용하는 사람을 둘러싼 사회적 맥락과 관계성도 추측할 수 있다.
김재홍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이번 특별전은 오세아니아의 다양한 문화를 소개하고, 그 안에 담긴 가치를 공유하는 전시”라며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전시 구성은 과거 유산이 현대적 맥락에서 새로운 의미를 가질 수 있음을 보여 준다”고 밝혔다.
관람료는 성인 5000원. 노성수 기자/사진=국립중앙박물관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
이 기사를 스크랩 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