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당시 나라 지킨 할아버지
74년 만에 무공훈장 대신 받아
정훈장교로 병과는 다르지만
조국 위한 희생·헌신 지켜나갈 것
해군 병사로 입대해 하사까지 5년간 복무하신 아버지, 6·25전쟁에 참전해 육군중사로 전역하신 할아버지 등 집안에 군인이 있었다는 사실도 모른 채 육군 장교로 임관했다. 몇 달 전에야 집안의 숨겨진 역사를 알게 됐다.
친할아버지는 6·25전쟁 당시 포병 중사로 나라를 지키셨다. 총성과 포성이 가득했던 전장에서 할아버지는 조국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셨으나 손녀가 태어나기 전 세상을 떠나셨다. 그래서 가족들만이 할아버지를 기억하고 추억했다.
‘6·25무공훈장찾아주기조사단’에서 훈장 수여자라는 연락을 받으면
서 우리 가족은 할아버지의 흔적을 다시금 알게 됐다. 마침내 74년 만인 올 3월 국가로부터 할아버지의 무공훈장을 받을 수 있었다. 그 훈장을 손녀로서, 또한 군인으로서 대신 받았다.
훈장을 받는 순간 할아버지의 지난 세월이 스쳐 지나는 듯했다. 목숨이 오가는 그날의 상황과 동료들과의 마지막 인사,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한 수많은 전우…. 그 시간을 직접 경험하진 못했지만 가슴 깊이 느낄 수 있었다. 정복을 입고 서서 할아버지의 업적이 한 줄씩 읊어질 때, 그 무게가 얼마나 큰지 실감했다.
한 사람의 군 복무는 끝나더라도, 그 정신은 후대에 남는다. 할아버지가 그러했고, 아버지가 그러했다. 이제 그 길을 나도 걷고 있다.
비록 할아버지와 같은 포병은 아니지만, 그의 정신을 가슴에 새기며 정훈장교로서 나만의 방식으로 나라를 수호할 것이다. 할아버지가 전장에서 포탄을 장전하며 싸웠다면, 나는 역사와 가치를 장전해 우리 군이 흔들리지 않도록 할 것이다.
군인은 무기만으로 싸우지 않는다. 우리가 왜 싸우는지,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그 사명을 짊어진 정훈장교로서 선배 전우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군의 사기를 드높이는 역할을 다할 것이다.
할아버지가 남긴 것은 단순한 훈장이 아니라 조국을 위한 희생과 헌신의 정신이다. 그 정신을 이어받아 오늘도 군인의 길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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