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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의 두 가지 의무

입력 2025. 05. 02   16:20
업데이트 2025. 05. 06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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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락 상사 해병대교육훈련단
임주락 상사 해병대교육훈련단



대한민국 저출산의 심각성이 연일 언론에서 보도된다. 대한민국의 합계출산율은 2024년을 기준으로 0.72명이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절반 수준이다. 그 배경에는 사회·경제적 요인과 문화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터. 해병대교육훈련단에서 교육생들을 만나는 현장에서도 날이 갈수록 줄어드는 교육생 숫자를 접하며 우리나라의 저출산현상을 체감할 수 있다. 

함께 근무하는 동기들과 줄어드는 인구, 해병대 입대 자원 감소와 관련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우리가 사랑하는 조국과 해병대를 위해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방법에 관해 치열한 논의가 오갔다. 결론은 전방을 오가며 밤낮없이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군인’으로서 현실적인 한계가 있겠지만, 가족을 사랑하고 예쁜 아이들을 잘 낳아 길러야 한다는 것이었다.

다행히 국방부의 일·가정 양립정책이 자리 잡으면서 현역 간부들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이 제도화돼 가고 있다. 세 자녀 가정의 경우 셋째 자녀가 만 8세까지 도서지역 근무를 유예하고, 부부 군인은 동일지역에 근무하도록 배려한다. 육아휴직과 난임휴직, 육아시간 사용도 가능하다.

해병대는 국방부 정책을 바탕으로 해병대의 특수성을 반영한 안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해병대 모든 부대에 설치된 직장어린이집의 경우 갑작스러운 상황과 임무 발생에도 자녀를 믿고 맡길 수 있는 듬직한 보호기관이 되고 있다.

이런 정책들은 가족계획을 세우고 행복한 가정을 만들고자 하는 군인들에게 큰 힘이 된다. 함께 토론했던 동기들이 지난해 먼저 세 자녀, 네 자녀 가정을 이뤘다. 나도 ‘자녀 2명’이라는 첫 계획을 넘어 올해 8월 미래 해병으로 멋지게 성장할 셋째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육·해·공군 간부 가정이 비슷하겠지만, 해병대는 할아버지·아버지·형제를 따라 해병대로 입대하는 청년이 적지 않다. 일·가정 양립 지원제도와 이를 활용하는 조직문화가 더욱 확실하게 자리 잡는다면 군인들은 많은 아이와 행복 속에서 안심하고 임무에 집중할 수 있다. 이렇게 사랑 속에서 자란 아이들은 대한민국의 자유의 정의를 수호하고, 국가를 발전시키는 데 앞장서게 될 것이다.

자녀를 키우는 데는 큰 노력이 필요하지만, 그만큼 많은 행복을 가져다준다. 아이들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어 나갈 소중한 새싹이다. 대한민국의 국민이자 대한민국을 지키는 군인인 우리에게는 아이들과 함께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려 나가야 할 의무가 있다.

군인에게 주어진 2가지 의무, ‘작전현장에서의 임무 완수’와 ‘행복한 가정의 완성’을 모든 국군 장병이 가슴에 새기고 오늘도 부대·가정에 최선을 다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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