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외국어 영어로 읽는 손자병법

발 없는 말은 밟지 못한다… 저 높은 고지를

입력 2025. 05. 06   12:16
업데이트 2025. 05. 06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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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읽는 손자병법 - 솔선수범으로 지휘하라

부하를 움직이는 원동력은 희망
죽도록 싸우라 명령하는 대신
싸워 얻을 수 있는 것을 알려줘야
전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리더의 경험에서 얻은 노하우 전하고
스스로 생존력 체득하게 만들어야

 

犯之以事, 勿告以言; 犯之以利, 勿告以害; 投之亡地然後存, 陷之死地然後生. 범지이사, 물고이언; 범지이리, 물고이해; 투지망지연후존, 함지사지연후생. 

말로만 다스리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줘 다스리며, 이로움을 주어 다스리되 해로움을 줘 다스리지 않는다.
전사들은 매우 위험한 상황에 빠져봐야 살아남을 수 있으며, 사지에 빠져 본 경험을 해야 생존능력을 갖추게 된다. 

Lead through exemplary actions, not just words. Provide benefits to lead, but do not lead with harm.
Warriors must experience and survive extremely perilous situations to develop the ability to survive, and they acquire survival skills through experience in deadly circumstances. 

 

솔선수범으로 지휘하는 장수의 모습을 형상화한 이미지. 필자 제공
솔선수범으로 지휘하는 장수의 모습을 형상화한 이미지. 필자 제공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다스린다

손자는 말한다. 지휘관은 부하들을 다스릴 때 말이나 명령만으로(just words or orders) 통제하려 해서는 안 된다. 범지이사(犯之以事), 즉 행동으로 보여줘 다스려야 한다(lead through exemplary actions)고 했다.

전장에서(On the battlefield) 지휘관은 말로만 해서는 부대원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 부하들은 지휘관의 말보다 행동(commander’s action rather than his words)을 보고 따라간다. 전장의 가장 깊은 신뢰는 약속이 아니라 솔선수범(demonstrated example)에서 생긴다.

손자는 경고한다. ‘물고이언(勿告以言)’-말만으로 다스리려는 리더는 부하의 마음(subordinate’s heart)을 얻지 못하고, 결국 전장의 흐름을 통제할 수 없다.


이익으로 다스리고, 해로움으로 억누르지 않는다

손자는 부하를 움직이는 힘의 원천(source of power)이 무엇인지 정확히 본다. 그는 말한다. ‘범지이리(犯之以利)’-병사를 움직이려면 이익(benefit)을 줘야 한다.

여기서 말한 이익을 이 시대의 언어로 표현하면 동기부여(motivation)라고 할 수 있다. 물고이해(勿告以害)는 해로움(harm)이나 공포(fear)로 윽박지르는 것으로는 부하들의 생사를 초월한 최선(their best that transcends life and death)을 끌어낼 수 없다는 말이다.

부하는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는 희망(hope of gain)이 있을 때 싸운다고 했다. 공포에 떠밀려 (Under the pressure of fear) 싸우는 군대는 오래 버티지 못한다(can’t last long). 리더는 부하들에게 ‘죽도록 싸우라’고 명령하는 것이 아니라 싸워서 얻을 수 있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show what can be gained through battle).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익이란 단순한 보상이 아니라 존엄성(dignity), 명예(honor), 생존의 의미(the meaning of survival) 등을 의미한다. 이 말은 전투원의 심리에 대한 손자의 놀라울 정도로 깊고 현실적인 통찰(amazingly deep and realistic insight)을 보여준다.


죽음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게 한다

손자는 말한다. 투지망지연후존(投之亡地然後存), 함지사지연후생(陷之死地然後生). 병사를 절망의 땅에 던져야(throw them into desperate ground) 살아남고, 죽음의 땅에 빠뜨려야(fall into deadly ground) 진정으로 살아날 수 있다.

이는 무모하게 병사를 희생시키라는 뜻이 아니다. 손자가 말하는 것은 병사가 진정한 생존능력(true survival skills)을 획득하는 것은 모의훈련(simulated training)이나 머리로 아는 지식(knowledge)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죽음의 공포(fear of death)를 넘어서는 훈련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뜻이다.

전장에서는 교리와 계획(doctrine and plan)이 통하지 않는 순간이 반드시 온다. 그때 살아남는 자는 실제 위기(real crisis) 속에서 본능적으로(instinctively) 움직일 수 있는 자들이다.

손자는 병사에게 생존능력(survival skills)을 가르쳐서 알게 하는 것을 넘어 부하 스스로 생존력을 체득하도록(obtain survival skills through experience)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리더는 말로 가르치지 않고, 경험으로 일깨운다

손자가 말하는 리더십은 지휘는 명령만으로(by order only) 되는 것이 아니라 훈련을 통해(through training) 행동으로 이행되며, 통제는 위협이나 공포(threat or fear)로 되는 것이 아니라 신뢰(trust)를 통해 구현되는 것이다. 진정한 리더는 부하들을 무작정 죽음의 문턱으로 몰고 가는 것이 아니라 그 문턱을 넘어 살아남을 수 있는 조건(conditions for survival)을 만들어 준다. 이것이 손자가 말하는 지휘관의 역할(the role of a commander)이다.


말이 아니라 솔선수범으로 이끈다 

손자는 우리에게 말한다. “리더십은 말로 세우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행동으로 보이고, 동기부여로 이끌며, 사지에서도 살아남아 승리를 쟁취하는 전사(warrior)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오늘날의 군인에게 필요한 것은 편안한 약속(comfortable promises)이 아니라 험난한 경험(hard-earned experience)이며, 안전지대(comfort zone)가 아니라 생사의 경계선에서(on the borderline of life and death) 생존을 학습하게 하는 것이다. 군인은 항상 생존능력을 체득해(learn to survive), 스스로 살아남고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able to accomplish the mission)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손자는 이미 2500년 전에 이 원리를 꿰뚫고 있었다. 시대가 변해도, 생존과 전승으로 이끄는(leading to survival and success) 리더십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필자 이용재 예비역 육군대령은 유엔본부 군사부 현행작전팀장 등을 지내고 주한미군사령부 선임전략고문으로 근무하고 있다. 저서로는 『영어 손자병법』 등이 있다.
필자 이용재 예비역 육군대령은 유엔본부 군사부 현행작전팀장 등을 지내고 주한미군사령부 선임전략고문으로 근무하고 있다. 저서로는 『영어 손자병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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