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수도포병여단 이규환 상사네 ‘가족 사랑 이야기’
군인이자 남편이자 6남매 아빠 군 생활·육아 병행
고생담 차고 넘치지만 반겨주는 가족 있어
전투화 끈 조여 매고 대한민국 지켜 내
아빠! 아빠가 사랑하는, 아빠를 사랑하는 다섯째 딸 은하예요. 아빠가 매일 바쁘게 일하는 중에도 저희들과 시간 보내려고, 언니들이랑 저까지 통학할 때 직접 데려다주려고 노력 해주셔서 정말 좋아요. 아빠가 군마트(PX)에서 사주신 맛있는 간식을 친구들과 나눠 먹을 때면 어깨가 으쓱해져요. 엄마도, 언니들도 이런 아빠가 자랑스럽대요. 아빠는 늘 가족들한테 미안하다고 하지만, 그런 모습마저 멋져요. 앞으로도 부대 일 열심히 하시고,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세요. 아빠, 파이팅!
육군수도포병여단 천리안대대 이규환(상사·40) 정보보안부사관은 2006년 임관 후 20년째 국토 방위에 매진하는 간부다. 동시에 동갑내기 아내 김아람 씨의 남편이자, 6남매(딸 은지·은영·은서·은채·은하, 아들 은찬)의 아버지다. 바쁜 군 생활 중에 일곱 가족의 가장으로서 감당해야 하는 삶의 무게가 가볍지만은 않다. 그런데도 매일 전투화 끈을 조여 매고 임무에 매진할 수 있는 것도 가족이 있어서다. 글=최한영/사진=양동욱·김병문 기자
여느 군인들이 그렇듯, 이 상사도 군 생활과 육아를 병행하며 겪은 ‘고생담’은 차고 넘친다. 2010년 연평도 포격전 때가 대표적이다. 위중한 안보 상황으로 인해 한 달에 집에 들어가는 날이 열흘 남짓인 생활이 석 달 동안 계속됐다. 이 상사는 “오랜만에 집에 갔더니, 텔레비전 속 급박한 상황을 본 첫째가 처음 한 말이 ‘전쟁 나면 위험한 곳에 가지 말라’였다”고 웃으며 말했다.
첫째와 둘째가 어렸을 때는 입학식에 가지 못할 때도 있었다. 아내 김씨는 “남편이 훈련, 당직근무 등으로 새벽에 부대에 있을 때 아이가 열이 나면 해열제로 버텨야 했다”며 “다른 아이를 집에 두고 응급실에 갈 수 없었기에 전전긍긍했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힘든 일이 많았지만, 가족이 있었기에 이겨낼 수 있었다. 이 상사는 “업무를 끝내고 늦은 밤 집에 갔을 때 반겨주는 가족이 있어 힘이 됐다”며 “특히 아내가 힘들었을 텐데, 내색하지 않고 식사를 준비하며 위로해준 기억이 생생하다”고 고마워했다. 아내 김씨도 “남편은 부대에서, 저는 집에서 서로의 역할을 묵묵히 견디다 보니 오늘까지 왔다”며 미소 지었다. 가족들은 이 상사를 이해하고, 존경한다. 둘째 은영 양은 “급박한 일이 생겼을 때 갑자기 부대로 뛰어 들어가는 아빠의 뒷모습이 생각난다”며 “군인의 숙명이니 어쩔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제법 어른스러운 해석을 내놨다. 넷째 은채 양도 “아빠가 군 생활로 힘들 텐데 최대한 우리 등하교를 돕고 군마트(PX)에서 먹고 싶은 음식도 사다 주시는 게 좋다”면서 활짝 웃었다.
이 상사 역시 “가족들의 사랑이 없었다면 군 생활에 전념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늘 미안한 마음을 품고 있기에 시간 날 때마다 가족과 함께하기 위해 노력한다. 2023년 장모님 환갑 기념으로 다녀온 베트남 다낭 여행은 지금도 가족들 사이에서 가장 큰 추억이다. 은채 양은 “유치원 다닐 때 단체로 아빠 부대로 체험학습을 간 적이 있었다”며 “11월이라 저랑 친구들이 추워할까 봐 아빠가 핫팩을 챙겨와서 나눠주셨다”고 기억한다.
아빠에 대한 존경과 이해는 군(軍)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싹트게 했다. 올해 대학교 3학년이 된 첫딸 은지 씨가 학군사관후보생(ROTC)이 된 것도 우연이 아니다. 이 상사는 “어느 순간부터 딸이 ‘군인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병과는 어떤 게 있는지’를 묻기 시작하더니 대학교도 ROTC 지원이 가능한 곳으로 택했다”며 “올 초 육군학생군사학교 동계훈련에서 대대장 표창까지 받은 것을 보고 정말 대견했다”고 자랑했다. 은지 씨는 “군 생활과 관련한 궁금증은 아빠에게 물어보고, 힘들 때는 투정도 부린다”며 “나중에 병과 등을 정할 때도 아빠의 경험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고등학교 1학년인 셋째 은서 양도 간호부사관을 목표로 간호대에 진학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 중이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이 상사와 가족들은 서로에 대한 애정도 재차 전했다.
“가족들이 아빠를 계속 믿고 지지해줘서 고마울 따름입니다. 군 생활 와중에 틈날 때마다 가족들에게 시간을 할애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이 상사)
“아빠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며 고생하는 거 가족들이 잘 알고 있어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아빠는 나라를, 나는 가정을 잘 지킬게요. 사랑해.”(아내 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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