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장관 “韓 공격 가능성은 여전”
러, 첨단 군사기술 제공 위험성 알 것
한미동맹, 확장억제 실효성 강화 지속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23일 “북한이 ‘태평양을 넘어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하더라도 한국에 대한 핵 공격 능력을 유지하도록 허용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아산정책연구원이 주최한 ‘아산플래넘 2025’ 축사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 과정에서 북한이 불법 군사협력에 대한 대가를 얻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러시아도 북한에 최첨단 군사기술을 제공할 때 수반할 위험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북한으로 하여금 미국을 직접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이를 통해 미국의 안보와 동아시아 동맹국들의 안보를 분리할 수 있다고 오판하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 장관은 “전쟁이 아직 진행 중이고 냉전 시대에도 보지 못했던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포함한 러·북 군사 협력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예전처럼 관계를 끌고 갈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러시아가 한반도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중요한 행위자라는 지정학적 현실에는 변함이 없다”는 단서를 달았다.
한미동맹과 관련해서는 “첨단기술과 경제안보 등 분야로 협력의 지평이 확대되며 새로운 도전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며 “전통 안보 측면에서도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확장억제의 실효성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도 한국 방위에 대한 철통같은 공약을 재확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선·액화천연가스(LNG)·무역 균형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포함해 경제 파트너십의 잠재력을 최대치로 실현하기 위해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 장관은 한·미·일 협력 및 한·일 관계를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라고 표현했다. 이어 “가치와 이익을 공유하며 공동의 도전에 직면한 한·일이 상호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양국 간 성공적인 미래지향적 관계의 구축은 인도·태평양은 물론 전 세계 평화·번영의 새로운 엔진으로 작동할 것”이라고 했다.
한·중 관계에 대해선 “최근 수년간보다 건강하고 성숙한 파트너십으로 발전해 왔다”며 “앞으로도 상호 존중, 호혜, 공동 이익의 원칙에 기반하여 중국과 건강하고 균형 있는 관계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경쟁 과정에서 한국의 대중(對中) 관여에 대해 “강대국 간 전쟁의 방지라는 목표에 부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장관은 “역내 그 어떤 나라도 미국과 중국 중 양자택일을 해야 하는 상황을 원치 않는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며 미·중 전략경쟁이 제로섬 게임으로 발전하는 상황을 바라는 나라도 없다”면서 “우리 외교정책의 최우선 순위가 굳건한 한미동맹에 있고 중국도 이에 이의를 달지 않고 있지만, 이 점에 있어서는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조 장관은 유럽 전장인 우크라이나에서 북한의 병사가 싸우고 있는 것을 언급하며 “인도·태평양 지역과 유럽의 안보 연계가 심화하고 있다”고 풀이한 뒤 “두 지역의 안보가 서로 긴밀히 연계된 상황에서 한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맹수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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