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의 임무 완수를 위해 많은 과업이 있겠지만, 가장 우선돼야 할 것은 교육훈련이다. 기동부대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평시 억제력을 발휘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부대다. 그러한 억제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능력과 태세를 갖춰야 한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게 교육훈련이다.
기동군단의 일원인 우리 사단은 최근 다양한 교육훈련 중에서도 야간훈련에 매진 중이다. 창끝부대 교육훈련의 핵심 지휘관인 대대장으로서 느낀 야간훈련의 필요성과 효과에 관해 나누고자 한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 전장의 승리를 말할 때 자주 등장하는 『손자병법』의 문장이다. 야간훈련의 필요성은 우리가 마주할 적과 아군의 전술에 있다.
적은 야간전투를 기본으로 한다. 이는 기본적으로 적 교리에 명시돼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 적의 훈련 양상을 보더라도 야간전투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북한군 총참모부의 훈련명령서에는 ‘무기 배치 및 훈련상황을 우리 군에 노출하면 안 된다’는 이유로 야간훈련에 매진하고, 불과 수개월 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장 투입을 앞둔 북한군이 쿠르스크에서 야간훈련을 했다는 점에서 적이 야간전투를 전술의 기본으로 여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의 전술은 어떠한가? 과거 6·25전쟁 당시 적이 그랬던 것처럼 공격이 주된 임무였던 우리 군단 역시 공자(攻者)의 이점을 안고 이른 아침 시간에 공격을 시작한다면 공격 대기지점 점령 등 공격 개시 이전의 수많은 행동은 야간에 이뤄질 게 자명하다.
이 같은 필요성에 따른 야간훈련의 가장 큰 효과는 교육훈련의 집중에 있다. 주간에는 영외업무와 각종 행사, 상급부대와 연계된 여러 업무로 흩어져 있던 장병들을 한데 모을 수 있어 훈련 열외자를 최소화할 수 있다. 따라서 부대장으로서 야외전술훈련이 아니어도 주둔지 안에서 전투 편성에 가장 가깝게 교육훈련을 진행해 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됐다.
또한 신진지 정찰 중 기도비닉을 유지하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었고, 위치가 노출되지 않은 채 사격진지로 이동하기 위해 암중기동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를 통해 전투는 주간에만 이뤄진다는 장병들의 무뎌진 전투감각을 깨우고 야간전투 시 발생할 수 있는 제한사항을 체득할 수 있었다.
전장에서 상호 움직임과 위치 식별의 어려움, 그에 따른 상황 인식 제한을 야기하는 어둠이란 조건은 적과 아군이 동일하다. 다만 야간이라는 불확실성을 뛰어넘고, 야간전투에서 확고한 우위를 차지하는 것은 평소 야간훈련에 매진한 부대만이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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