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조명탄

트럼프 대통령은 왜 중국에 분노하고 있을까

입력 2025. 04. 22   15:23
업데이트 2025. 04. 22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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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준 아주경제신문 논설주간 국제정치학 박사
박승준 아주경제신문 논설주간 국제정치학 박사


미국의 기술·지식·시장 활용
G2 진입한 중국, 美에 대놓고 도전
트럼프 관세전쟁 목표는
패권 경쟁 대열서 中 탈락시키는 것

 


요즘 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관세전쟁을 보노라면, 관세전쟁을 지휘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분노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20~30%만 해도 고율 관세라고 할 수 있는데, 중국 수출품에는 125%를 넘어 145%의 초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가진 분노의 근원은 뭘까.

트럼프 대통령의 첫 대통령 임기 중 그에게 중국이 어떤 나라인지를 가르쳐 준 국제정치학자는 마이클 필스버리(80)였다.

보수적인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과 허드슨연구소에서 중국전략연구소장을 지낸 필스버리는 2015년에 대표작 『백년의 마라톤(The Hundred-Year Marathon)』을 썼다. 이 책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첫해인 2017년 미 국방부에서 ‘지휘관들의 필독서’로 선정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필스버리를 “미국 최고의 중국 전문가”라고 평가했다.

『백년의 마라톤』을 보면 첫머리에 중국 『손자병법』의 삼십육계 가운데 제1계인 ‘만천과해(瞞天過海)’가 나온다. 필스버리는 삼십육계를 ‘Thirty-six Stratagem’, 만천과해는 ‘Deceive the heavens to cross the sea(바다를 건너기 위해 하늘을 속인다)’라고 번역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1980년부터 빠른 경제 발전을 이루면서 미국과 세계를 속이기 위해 ‘화평 발전(Peaceful Development)’이라는 말로 위장했다”고 분석했다.

『백년의 마라톤』에서 필스버리가 이야기하는 ‘100년’이란 중화인민공화국 정부가 수립된 1949년부터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강조하는 ‘중국의 꿈(中國夢·China Dream)’이 이뤄지는 2049년까지의 100년을 가리키는 말이다. 필스버리는 1950년 6월 발생한 6·25전쟁 때도 중국은 미국을 속였다고 기술했다.

당시 중국공산당을 지휘하던 마오쩌둥(毛澤東)은 대만 통일에 투입될 예정이던 최정예 정규군을 ‘인민지원군’이란 이름으로 위장해 1950년 10월25일 압록강을 넘어 개마고원 일대에 흩어져 숨어 있게 했다.

그해 11월 27일 개마고원 일대에 산개해 있던 인민지원군 제9병단은 장진호를 거쳐 압록강으로 진출하려던 미 제10군단을 기습공격했다. 약 12만 명의 중공군은 보름간 장진호 일대에서 3만여 명의 미군과 유엔군을 포위공격해 9월 15일 인천에 상륙한 이후 북상하던 미군에 첫 패배를 안겼다. 중국 정부는 지금까지도 장진호전투의 승리를 중·고교 교과서에 기록하고, 영화로 만들어 교재로 활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을 향한 분노는 이른바 평화 발전을 내세운 중국의 빠른 경제 성장이 주로 미국 시장을 활용하고, 미 대학 교육기관을 이용한 인력 양성으로 이뤄진 발전이면서도 2010년 이후 시진핑 시대 들어서면서 세계 패권을 노린 빠른 군사력 현대화를 추진 중이어서다.

미국의 국제정치 전문지 ‘포린어페어스’ 최신호 진단에 따르면 “중국 해군은 선박 수에서 미 해군의 200배를 넘어섰으며, 세계에서 제일 빠른 극초음속전투기 제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전쟁에서 보여 주는 분노는 중국이 미국을 속이고 미 기술과 지식을 이용해 일어선 다음 이제는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과 관세전쟁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는 “중국을 패권 경쟁 대열에서 탈락시키는 것”이라고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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