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통같이 해안 지키는 ‘수호자’…고비마다 주민 일으킨 ‘동반자’
해상침투 대비 24시간 경계태세 유지
100회 넘는 대침투작전 등 주민 터전 수호
예비군 정예화 노력…장관 표창 결실 이어져
끝없는 지역 헌신·희생 ‘충경인 정신’ 실천
육군35보병사단이 20일 창설 70주년을 맞았다. 사단은 그동안 전라북도 수호자로서 해안을 철통 경계하고, 통합방위태세를 확립하는 등 군 본연의 임무 완수에 매진해 왔다. 그리고 70주년이란 역사적 의의를 되새기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신뢰·상생’을 실천하며 미래로 나아가는 사단을 소개한다. 이원준 기자/사진=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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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당시 충경공 용맹 계승…해안선 경계
사단은 1955년 4월 20일 강원 화천에서 창설됐다. 같은 해 6월 5일 후방지역 안정을 위해 전북 전주시로 이동했다. 2014년 1월 2일 현재 위치인 임실군으로 이전했다.
사단의 애칭인 ‘충경부대’는 임진왜란 당시 64세 나이에 전주성을 굳건히 지켜낸 충경공(忠景公) 이정란 장군의 충절과 용맹을 계승하고, 예향의 고장인 전북을 수호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사단은 이정란 장군의 정신을 본받아 해안경계작전, 통합방위작전, 예비군훈련, 신병 교육훈련, 대민지원 등 소임을 다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토의 8.1%에 달하는 전북특별자치도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사단은 약 281㎞의 해안선을 물샐틈없이 방어하고 있다. 특히 적 해상침투에 대비해 해안감시레이다, 과학화카메라, 드론 등 첨단 장비를 활용한 경계태세를 24시간 유지하고 있다.
사단은 지난 70년간 ‘운봉지구 대침투작전’을 비롯해 총 101회의 대침투작전을 수행했다. 26회에 걸친 밀입국 차단작전을 완벽히 수행하며 660명 검거에 일조하는 등 지역주민의 터전을 지켜왔다.
민·관·군·경·소방 등 국가방위 요소와 긴밀한 협력체계를 바탕으로 통합방위태세 확립에도 앞장섰다. 사단은 작전지역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가정한 실기동훈련을 꾸준히 실시해 보다 안전한 전북을 만드는 데 톡톡히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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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예 지역방위사단’ 자리매김
사단이 70년간 쌓아온 ‘신뢰’는 알토란 같은 열매를 수확하는 자양분이 됐다. 대간첩작전 유공, 향토예비군 육성 유공 등으로 대통령 표창 21회, 국방부 장관 표창 44회라는 결실을 본 것. 올해 예비군의 날에도 정예 예비군 육성에 전력투구한 공로로 국방부 장관 표창을 받는 등 명실상부 ‘최정예 지역방위사단’으로 자리매김했다.
사단은 유사시 핵심 전력인 8만5000여 명의 지역예비군을 대상으로 연중 예비군훈련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예비군이 지역방위의 중추적 역할을 맡을 수 있도록 가상현실(VR) 모의훈련, 도시지역작전 과학화훈련을 강화했다.
아울러 지난 70년간 수많은 신병을 양성하며 육군 전력의 근간을 다지는 데에도 이바지했다. 2014년 임실 시대 개막 이후에는 최신 디지털 장비를 활용한 전투체험 훈련, 실전 중심 전투기술 숙달 등 정예 장병 육성을 위한 선진화 교육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사단의 신병 교육훈련에는 ‘정신적 지주’가 있다. 살신성인을 몸소 실천한 고(故) 김범수 대위다. 2004년 신병교육대대 교관으로 임무 수행 중이던 그는 수류탄 투척훈련 중 훈련병이 안전핀을 뽑은 수류탄을 던지지 못하자 이 수류탄을 가슴에 품고 산화했다.
훈련병과 동료를 살린 그의 헌신·희생은 사단이 표방하는 ‘충경인’ 정신과 맞닿아 있다. 사단 신병교육대대를 수료한 병사들은 고인의 투철한 군인정신을 가슴에 오롯이 새기고 자대에 배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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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해·재난으로부터 국민을 지킨다
사단은 ‘상생’의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 전투화 끈을 조여 맸다. 사단 구성원은 폭우·폭설·산불 등 각종 재해·재난이 닥치면 현장으로 달려가 시름에 잠긴 지역주민을 일으켜 세우고, 신속한 일상 복귀를 도왔다.
집중호우로 전북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한 2023·2024년에는 침수지역 토사 제거, 농작물 피해복구, 제방붕괴지역 응급복구 등 호우피해 복구지원작전을 펼쳐 주민들의 찬사를 받았다.
기록적인 폭설이 내린 올해 1월에는 조직적인 제설작전을 전개했다. 최근에는 무주 일대에 발생한 대형 산불 현장에서 잔불제거·살수작업을 벌여 피해 최소화에 일조했다.
2023년 새만금에서 열린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당시에는 교통 통제, 시설 정비, 식수 공급, 환경 정화 지원 등으로 원활한 운영을 뒷받침했다.
최근에는 지역 혈액수급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헌혈증 777장을 대한적십자사 전북특별자치도혈액원에 쾌척했다. 헌혈증 기증은 일부 부대가 아닌, 사단 구성원 전체가 합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김종수(중령) 화생방대대장은 “777장의 헌혈증에는 수혈자에게 건강과 행운이 가득하길 기원하는 장병들의 진심 어린 마음이 담겨 있다”며 “따뜻한 마음이 전해져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데 작게나마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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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육군35보병사단장 김광석 (소장)
“전투·사람·현장 중심으로 강한 충경부대 완성할 것”
“육군35보병사단의 70년 발자취는 부대 역사만이 아니라 지역과 함께한 신뢰와 상생의 시간이었습니다. 사단은 앞으로도 174만 명의 전북특별자치도 지역주민과 동행 속에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는 능력·태세·의지를 강화하고, 군 본연의 임무에 정성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김광석(소장) 사단장은 ‘70’이란 숫자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다만 사단이 국가안보 일선에서 70년 동안 군 본연의 임무에 충실했고, 그것이 사단의 역사와 전통이 됐다는 점이 뜻깊다고 했다.
지역주민과 동행하겠다는 김 사단장의 각오처럼 사단은 지역방위사단으로서 작전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통합방위요소와 공조체계를 공고히 하고, 상생·협력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재해·재난이 발생하면 지역주민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든든한 동반자 역할을 하고 있다.
김 사단장의 한 가지 고민은 변화와 혁신이다. 첨단 과학기술 발전, 작전환경 변화, 장병 의식수준 향상 등 가변성이 큰 시대를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는 부대원에게 ‘35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35전략은 ‘전투·사람·현장’이란 세 가지 키워드 아래 각각 다섯 가지 실천 전략이 담겨 있다.
“싸우면 반드시 승리하는 준비된 부대, 행복하고 화합·단결된 부대, 새로운 도전과 혁신을 하는 부대를 만들기 위해 모든 부대원이 하나 돼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창설 이후 수많은 변화와 도전을 통해 성장한 우리 사단, 이 순간에도 각자 위치에서 자부심과 긍지를 토대로 임무를 수행하는 우리 충경부대원들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김 사단장은 국가안보를 수호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군 본연의 임무 완수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는 것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전투·사람·현장 중심으로 전북특별자치도 안정에 기여하고, 지역주민에게 신뢰와 사랑을 받는 부대를 확립하겠습니다. 무엇보다 군 본연의 임무 완수에 심혈을 기울여 ‘강한 충경부대’ ‘국민의 군대’를 완성하겠습니다.” 이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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