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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감과 행복의 상관관계

입력 2025. 04. 15   17:32
업데이트 2025. 04. 15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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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언 대위 공군1미사일방어여단 목사
김이언 대위 공군1미사일방어여단 목사

 


자신이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를 알고, 행동하는 건 더 나은 삶을 위해 필요하다.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다양하지만, 특별히 ‘소속감’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다.

미국 심리학자 토머스 조이너의 자살의 대인관계 이론에 따르면 자살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요인은 3가지다. 자살의 잠재 능력 습득, 부담감의 지각, 소속감의 좌절이다.

소속감이 사람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 주는 부분이다. 어딘가에 소속되고자 하는 욕구는 본능과도 같으며, 소속감이 없으면 심신에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

소속감의 부재가 자살하고자 하는 욕구로 이어지기도 한다면, 반대로 소속 욕구가 잘 충족된 이는 행복하지 않겠는가?

입대하기 전에는 그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한다는 느낌이었다. 목사가 되고자 한길을 10년 가까이 걸었지만, 목회자 집단에 잘 소속돼 있다고 여겨지지 않았다. 집단 내 여성이 소수였기에 늘 이방인 같은 느낌을 받아서였을까? 사회에서 그 어디에도 속해 있지 않은 것 같았다.

2022년 군종장교로 선발돼 입대했다. 놀랍게도 군대는 지금까지 몸담았던 그 어떤 집단보다 가장 강력한 소속감을 줬다.

군복을 입고, 역할을 잘 수행하기 위해 지식을 익히며, 임무에 임한다는 게 군에 속해 있다는 걸 분명히 해 줬기 때문이다. 이 소속감은 놀라울 만큼 삶에 안정감을 더했다.

군의 일원이라는 소속감은 입대만으로도 생길 수 있지만, 근무하는 부대에 소속감을 느끼려면 어떤 계기가 필요하다.

공군1미사일방어여단은 두 번째 근무지다. 규모가 작은 부대에서 근무하다가 이곳에 오게 됐을 때 도무지 어떤 방식으로 소속감을 가질 수 있는지 알지 못했다. 같은 특기를 가진 인원도 적을뿐더러 종교타운이 외곽에 있어 특별한 노력 없이는 부대원들과 접촉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고립감에 시달렸다.

그러다 소속 욕구를 채울 수 있는 특별한 계기가 생겼다. 바로 체력단련이다. 언젠가 부대원들과 테니스를 치겠다는 목표로 열심히 배우고 있었지만, 막상 부대 테니스장에 나가자니 실력이 부족해 다른 분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을까 주저하던 참이었다.

마침 지난 1월 테니스 스쿨이 생겼다. 주중 체력단련 때 테니스를 잘 치는 분들이 재능기부를 해 주기로 한 것. 곧바로 신청했다. 매주 참여하며 삶이 충만해지는 경험을 했다. 테니스에 재미가 붙어 더 많은 시간을 체력단련에 힘쓰다 보니 심신이 건강해졌고, 잘 알지 못했던 부대원들을 만나 공통의 관심사를 주고받으며 가까워질 수 있었다.

테니스로 관계가 맺은 분들과 부대에서 지내는 일은 깊은 소속감을 안겨 줬다. 덕분에 요즘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행복을 위해 어떤 게 삶에 필요한지,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실천해 보는 일은 중요하다. 내게는 그것이 소속감이었다. 부대원들과 함께하는 체력단련 때 1미사일방어여단에 소속돼 있다는 느낌이 행복감으로 돌아왔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당신의 행복이 어디서 오는지, 어떻게 하면 그것이 행복이 될 수 있는지 찾아보고 행복감을 만끽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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