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대장님은 어떤 마음으로 군 복무를 하고 계십니까?” 훈련병의 질문에 잠시 멈칫했지만 이렇게 답했다. “군인은 멋져야 한다. 그 멋은 군인정신에서 비롯된다.”
이내 멋진 군인은 어떤 모습이고, 어떠한 자질을 갖춰야 할지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음을 깨달았다. 어렴풋하게 생각해 왔던 군인의 멋을 이번 기회에 정리해 보기로 했다.
첫째,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가진 단정한 사람. 둘째, 자기확신과 신념이 뚜렷하며 남을 배려하는 사람. 셋째, 겸손과 매너를 갖추고 지혜롭게 행동하는 사람.
군인정신에 관해서도 알려 줬다. 명예를 존중하고 투철한 충성심, 진정한 용기, 필승의 신념, 임전무퇴의 기상과 죽음을 무릅쓰고 책임을 완수하는 숭고한 애국애족의 정신, 군인이라면 마땅히 지녀야 할 자세다.
마지막으로 덧붙였다. 그런 군인이 되기 위해선 남들보다 먼저 움직이고, 사람을 대할 때는 계급이 아니라 사람 대 사람으로 소통해야 한다. 모든 행동과 말을 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는 신중함과 진중함도 있어야 한다.
3주가 흐른 뒤 그 훈련병이 다가와 말을 건넸다.
“소대장님께서 말씀하신 멋진 군인이 무엇인지 알 듯합니다. 군 생활은 무조건 남들 하는 만큼만 하면 된다고 여겼는데,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앞으로 잘해 보겠습니다.”
그에게 군 복무의 의미가 달라졌음을 느꼈다. 소대장으로 복무 중인 육군훈련소에는 수많은 훈련병이 들어오지만, 군 복무의 의미는 저마다 다르다. 누군가는 마지못해 법적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시간으로 여기고, 또 다른 누군가는 삶의 목표를 찾는 가치 있는 시간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기대에 부응하듯 훈련병은 부대 생활과 모든 교육훈련에 성실히 임했다. 그리고 모든 교육이 끝난 뒤 자대 배출을 앞두고 편지를 남겼다.
“큰 용기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대에 가서 특급전사에도 도전하고, 멋진 군인이 되겠습니다.”
‘군인의 멋’이라는 말에서 나만의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복무해야 할지 목표를 나타낸 말이었다. 훈련병은 같은 말에서 그만의 답을 찾았다. 앞으로 군 생활 동안 그 다짐을 끝까지 실천할 수 있을지는 모를 일이다. 또 다른 목표를 갖게 될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본인에게 맞는 멋진 군인’이 되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순간, 이미 그는 진정한 군인이라는 것이다.
나와 함께하는 모든 훈련병이 ‘멋진 군인’이란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도록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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