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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명의식이 필요하다

입력 2025. 03. 28   16:41
업데이트 2025. 03. 31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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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성 대령 해군잠수함사령부 신채호함장
오정성 대령 해군잠수함사령부 신채호함장



우리 해군은 1992년 세계 43번째로 잠수함을 보유한 이후 단 한 척의 손실 없이 2015년 ‘국가전략부대’라는 칭호와 함께 세계 6번째로 잠수함사령부를 창설했다. 2021년에는 세계 7번째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에 성공하며 역사상 찾아보기 힘든 눈부신 성장을 거듭했다.

우리나라가 불과 30여 년 만에 세계적인 잠수함 운용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하드웨어 측면에서 성능이 우수한 잠수함을 지속 확보·운용했으며,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교육훈련체계와 정비력을 확보하고 잠수함부대만의 고유한 조직문화를 계승·발전시켜 와서다. 또한 휴먼웨어 측면에서 우수인재를 확보해 교육하고, 이들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지속 보완·개선해 왔기 때문이다. 조직의 성장과 발전에는 3가지 요소가 모두 중요하지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바꾸고 개선하는 것은 ‘휴먼웨어’, 즉 인적 자원이다. 결국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

벽돌공의 일화가 있다. 3명의 벽돌공이 저마다 다른 표정으로 벽돌을 쌓고 있었다. 지나가던 행인이 그들에게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물었다. 찡그린 표정으로 일하던 A는 “벽돌을 쌓고 있다”고 말했고, 무덤덤한 표정의 B는 “돈을 벌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나머지 한 사람의 표정은 사뭇 달랐다. 활짝 웃는 얼굴로 일하던 C는 “아름다운 성당을 짓고 있다”고 답했다.

자기 일을 단지 생계유지 수단으로 생각하거나 의미 없이 노동만 하는 것보다 소명의식을 가진 사람의 업무 성과가 더 좋았다. 소명의식이 삶과 일을 대하는 태도를 바꾸고, 무엇보다 행복하게 일하게 한다는 것이다.

잠수함부대원들은 ‘꿈, 도전, 창조’라는 표어를 가슴에 새기고 부대 발전을 이끌어 왔다. 기존 잠수함의 성능 개량과 도산안창호급 잠수함의 탄생은 잠수함 승조원들의 경험과 노력에 기반한 산물이다. 이런 결과는 ‘잠수함은 100번 잠항하면 100번 부상해야 한다’는 안전 신조와 같은 부대 정신과 소명의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최근 열악한 처우, 다른 직업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급여·수당 등을 이유로 군문을 떠나거나 입대를 꺼리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함정 승조원 처우 개선, 복지·주거여건 개선을 위한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이런 정책이 안정적으로 정착돼 성과를 내는 것과 더불어 군복을 입은 우리 스스로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사항이 소명의식이다.

벽돌공 C처럼 ‘꿈, 도전, 창조’를 가슴에 새기고 잠수함부대를 발전시켜 온 전우들처럼 소명의식을 갖고 군 생활을 하자. 군복을 입은 당신의 소명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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