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키는 대로, 닿는 대로
길에서…
왕이 행차했던 길
드라마 속 선재와 솔의 집이 있던 길
드라마 팬이라면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길
궁에서…
정조의 꿈을 품은 성곽과 궁
드라마 ‘대장금’ 배경으로 유명한 궁
밤과 낮이 매력적인 궁
경기 수원시 행궁동이 영화·드라마 촬영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큰 인기를 끌었던 ‘선재 업고 튀어’를 비롯해 ‘그해 우리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멜로무비’ 등 수많은 작품이 이곳을 배경으로 촬영했을 정도.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화성행궁과 수원화성이 있어 그저 역사 유적지로만 생각했던 이가 많겠지만, 이미 이 주변은 핫플레이스다. 지난해 연말에 시상한 ‘2024 한국관광의 별’에서 올해의 관광지로 ‘수원화성 & 행궁동’을 선정한 것도 이런 요소가 종합적으로 적용됐을 터. 물이 오를 대로 오른 수원의 핫플레이스, 수원화성의 웅장한 성곽이 품은 감성 넘치는 공간을 찾아 봄나들이를 떠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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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리단길
행궁동은 수원화성의 세계유산 지정으로 인해 각종 개발 제한이 뒤따르는 동네다. 새로운 건물이 쉽게 들어올 수 없어 옛 모습을 오롯이 간직하게 됐다는 의미다. 그래선지 조금 특별하게 여겨지는 공간이 눈에 띈다. 오래된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옛 감성을 살려 개성 넘치게 단장하기도 한다.
한때 가정집이었을 2층 주택은 카페나 식당으로 바뀌었고, 집 앞 구멍가게였을 점포는 아기자기한 소품을 파는 기념품점이 됐다. 행궁동을 이태원의 핫플레이스인 ‘경리단길’에서 이름을 따 ‘행리단길’로 부르게 된 것도 이러한 특색 때문이지 않을까.
행궁동이 수원의 핫플레이스로 알려진 것은 벌써 수년 전의 일이다. 행리단길은 그 중심에 있는 거리다. 수원화성의 화서문부터 화홍문에 이르는 약 600m 길이의 ‘화서문로’를 중심으로 주변 골목길, 성곽 안쪽 도로까지 아우른다. 이국적이거나 복고풍 감성으로 가득한 카페와 식당, 데이트하기에 좋은 공방, 아기자기한 문구류를 판매하는 편집숍, 즉석사진 전문점 등 즐길거리가 넘쳐난다.
① 행궁동 왕의 골목
행리단길의 중심 거리에서 거미줄처럼 연결된 골목길을 따라 들어서면 ‘행궁동 왕의 골목’이라는 표지판을 찾을 수 있다. 수원화성을 축조한 정조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 길로, 3개 코스가 행궁동 구석구석으로 이어진다. 정조가 행차했던 길은 물론 백성들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눴던 장소, 수원화성의 건설과정을 살피기 위해 올랐던 언덕 등 그의 이야기가 담긴 공간을 찾아보는 것도 가능하다.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의 주요 장면이 이 일대를 배경으로 찍었다. 행궁동 행정복지센터 앞 거리, 형형색색의 벽화가 그려진 골목 등이 드라마에 등장한다.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멜로무비’에서 고겸(최우식 분)이 김무비(박보영 분)를 기다렸던 피자집도 눈에 띈다. 드라마 팬이라면 그냥 지나치기가 어려운 풍경이 심심찮게 등장한다는 의미다.
이왕 골목길을 탐험할 요량이라면 행궁동 벽화마을도 꼭 들러 보자. 마을 주민이 합심해 벽화를 그리고 골목을 정비해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한 공간이다. 대안공간 ‘눈’이 주도한 이 프로젝트는 지금도 마을기업인 ‘행궁솜씨’ ‘예술공간 봄’ 등이 꾸준히 관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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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카페 몽테드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의 주인공 류선재와 임솔의 집으로 유명해진 카페 ‘몽테드’는 행궁동 왕의 골목에서 찾을 수 있다. 류선재의 집은 일반 가정집이지만, 바로 앞이었던 임솔의 집은 카페 ‘몽테드’로 운영 중이다. 한때 주변의 다른 집과 마찬가지로 일반 주택을 상가로 개조한 것이다.
상가로 고쳐 꾸몄다고는 하나 옛 주택의 느낌은 고스란히 살렸다. 앞마당과 2층 실내는 2000년대 초반 가정집의 모습이 곳곳에 남아 있다. 몽테드가 입점한 건물은 주변 골목길과 어우러지며 드라마 속으로 여행을 떠나온 듯한 느낌마저 자아낸다. 드라마의 주요 소품이었던 노란 우산도 배치해 두고 있어 ‘선재 업고 튀어’ 팬들이 기념사진을 남기기도 한다.
참고로 몽테드는 소금빵으로 유명하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겉바속촉’ 바게트 스타일의 크랙 소금빵이 인기다. 앙버터, 베이컨 쪽파 크림치즈를 넣어 색다른 맛과 풍미를 자랑하는 소금빵도 함께 판매한다. 소금빵과 시그니처 음료의 조합이 훌륭하다. 기념사진만 찍지 말고, 잠시 앉아 행궁동 골목길의 여유를 한껏 누려 보자.
# 수원화성
조선의 22대 임금 정조의 역작으로 불리는 수원화성은 행궁동 나들이 때 꼭 살펴봐야 할 유적이다. 정조의 아버지인 사도세자, 어머니 혜경궁 홍씨가 묻힌 융릉(후에 정조와 효의왕후가 묻힌 건릉을 합쳐 융건릉이라고 부른다)을 조성하면서 그 옆에 건설한 계획도시다. 대한민국의 사적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유적이다.
수원화성 성곽의 총길이는 5.74㎞에 달하는데,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때 부서진 것을 복원한 결과물이다. 기본적으로 복원 문화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기 어렵지만, 수원화성은 전체 설계도와 축조과정을 기록한 문서를 토대로 복원했기에 높은 평가를 받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수원화성의 성곽은 개방돼 있어 전 구간을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다. 체력이 허락한다면 쭉 거닐어 보길 추천한다. 만약 어렵다면 일부 구간이라도 살펴보기를 바란다. 단순히 유적지라고만 생각하기엔 곳곳에 쉴 만한 공원도, 풍경을 감상할 만한 전망 명소도 갖추고 있으니 말이다. 특히 수원화성의 야경은 아주 매력적이다. 선선한 밤공기를 즐기며 산책하다 보면 행궁동의 감성이 오롯이 느껴진다.
① 화성행궁
이 일대를 관할하는 화성유수부 관청이자 정조의 수원화성 행차 때 행궁으로 사용했던 시설이다. 일반 관청으로 기능한 곳이지만, 왕의 행궁으로도 사용했던 터라 규모가 상당하다. 수원에서 조선 궁궐의 면모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오래전 드라마 ‘대장금’의 배경으로 유명해진 곳이기도 하다. 방영한 지 20년이 넘은 드라마인데도 여전히 추억하는 이가 많은 만큼 곳곳에 관련 이야기를 소개하는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수원화성을 전반적으로 둘러보려거든, 이곳에서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
② 화홍문
화홍문은 수원천이 지나는 부분에 설치된 수문의 일종이다. 성 북쪽에 있어 ‘북수문’이란 별칭이 붙기도 했다. 누각 아래 아치 형태의 홍예문 7개를 설치해 물이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만들었는데, 이게 특별한 풍경을 자아낸다. 수원천의 유량이 많아질 때 수문으로 쏟아지는 물줄기가 장관을 이룬다. 이를 두고 옛 수원 사람들은 ‘화홍관창’이라고 부르며 수원팔경의 하나로 꼽기도 했다.
수원천에 내려가 화홍문을 정면에서 바라볼 수 있다. 화홍문 남쪽에 사람이 오갈 수 있는 징검다리가 설치돼 있어서다. 화홍문을 배경으로 예쁜 사진을 남기는 것도, 홍예문을 지나는 물줄기가 은은한 물보라를 만들어 내는 모습을 감상하는 것도 좋다. 밤에 방문해 보는 것도 추천한다. 야경이 무척 아름답다.
③ 방화수류정
북수문 바로 옆 성곽 높은 곳에 설치된 시설이 방화수류정이다. 방어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주변을 감시할 목적으로 용두바위 위에 설치한 누각이다. 유사시엔 화포를 쏠 수 있다. 다양한 용도로 지은 건축물인 만큼 그 형태가 다른 곳에서 쉽사리 보기 어려운 모양새다. 수원화성 전체가 사적인 것과 별개로 방화수류정은 보물로도 지정돼 있다.
방화수류정 앞에는 작은 연못 ‘용연’이 있다. 용연 주변에 식재된 버드나무, 그 옆으로 흐르는 수원천까지 합치면 수원화성이 자랑하는 절경이 완성된다. 수원화성을 즐겨 찾는 이들, 마을 주민 사이에서 오랫동안 피크닉 명소로 손꼽힐 정도다.
이곳 또한 야경으로 유명하다. 방화수류정과 성벽에 조명이 설치돼 있어 밤마다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하기 때문이다. 용연의 잔잔한 수면에 비치는 풍경이 무척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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