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하순, 매서운 강원 화천군의 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날 전술행군에 참가했다. 처음엔 막막한 느낌이었다. 한겨울 찬 바람을 맞으며 경사지고 비포장된 길을 걸어야 한다는 생각이 앞섰기 때문이다. 그 막막함 속에서 예상치 못한 깨달음을 얻었다. 전술행군이 단순히 걷는 게 아니라 목적과 의미가 뚜렷한 훈련이자 역사와 전우애를 각인하는 귀한 시간이라는 것을 체감했다.
첫 번째 깨달음은 행군 전 여단 정훈과에서 나눠 준 교육자료에서 얻었다. 교육자료는 전술행군의 목적·효과 등 딱딱할 수 있는 교범적인 내용을 ‘왜(Why)’라는 질문으로 시작해 장병 스스로 생각하도록 구성돼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이번 행군 코스와 연계된 전적지 소개를 담아 훈련에 임하는 자세를 바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두 번째 깨달음은 행군 휴식 때 이뤄진 6·25 전적지 교육에서 얻었다. 화천군 문화해설사를 초청해 진행된 전적지 교육 때 6·25전쟁 당시 화천이 북한 땅이었고, 오늘의 행군 코스가 화천지역을 사수하기 위해 금성지구·대성산지구 전투가 벌어졌던 곳임을 알게 됐다. 고지대가 많은 화천을 적에게 뺏길 경우 춘천까지 넘어갈 수 있었던 위급한 상황이었기에 이곳을 지키고자 치열한 전투를 치렀다고 한다. 현재 훈련 중인 지역이 수많은 선배 전우가 피 흘려 수호한 땅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그들의 피로 지킨 땅 위에서 훈련받고 있다는 생각에 행군 시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이 더 특별하게 다가왔다.
마지막 깨달음은 군가에서 얻었다. 여단 정훈과는 방송차를 활용해 사기 진작, 전투의지 고양 목적으로 여러 군가를 틀어 줬다. 12년간 일본·미국·캐나다 등에서 생활한 탓에 군가의 노랫말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다. 처음엔 가사 하나하나를 따라 부르기 어려웠지만, 어느새 전우들과 제창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됐다. 그때의 유대감과 따뜻함은 언어장벽을 넘어 진정한 전우애가 무엇인지 느끼게 해 줬다.
이번 전술행군은 뚜렷한 훈련 목적을 정립한 것 외에도 행군 코스에 담긴 전적지 교육을 통해 군인의 본분과 역사를 배우고, 전우와 함께 성장하는 기회가 됐다.
무엇보다 전술행군의 필요성을 체감했으며, 그 과정에서 배운 것들이 자신감·전우애 등을 높여 군 생활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어 줬다. 아울러 생각하고, 체험하고, 느끼는 교육훈련이 우리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확인했다. 앞으로도 이러한 교육을 토대로 군인으로서 성장하고 나라를 지키는 데 힘쓸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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