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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일보 병영차트] 차오르다 군부심

입력 2025. 03. 25   16:29
업데이트 2025. 03. 25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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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일보 3월 병영차트 최고의 군가

‘이 땅엔 당신 닮은 푸른 소나무…’ 부르면 전투의지 타오르고
‘전우여 들리는가 그 성난 목소리…’ 부르면 가슴 벅차올라
부대·소속·복무시기 달라도 군가로 똘똘 뭉친 우리는 대한민국 군인

스포츠 국가대항전을 앞두고 관중과 선수가 하나 돼 부르는 애국가는 듣는 것만으로 벅차오르는 감정을 느끼게 해 준다. 같은 가사와 음정을 공유하는 여러 사람의 목소리가 한데 모여 큰 소리가 될 때, 그 울림이 마음까지 전해지는 것. 군에서도 여러 장병의 목소리가 하나 되는 노래가 있다. 부대에 따라, 소속 군에 따라, 시기에 따라 다양하게 불려 온 군가가 그 주인공. 지금 누구보다 군가를 많이 부르고 들으면서 지낼 MZ 병사들은 수많은 군가 중에서 어떤 곡을 가장 좋아할까? 국방일보는 지난 2월 22일부터 3월 3일까지 현역 병사 489명을 대상으로 ‘군가’ 병영차트 설문조사를 했다. 조사는 대국민 국군 소통서비스 더캠프 앱에서 온라인 의견수렴 방식으로 진행됐다. 글=디지털콘텐츠팀/사진=국방일보 DB

 



MZ 병사 강력 추천! ‘푸른 소나무’ 영예의 1위

“아아 다시 선 이 땅엔 당신 닮은 푸른 소나무 /이 목숨 바쳐 큰 나라 위해 끝까지 싸우리라.”

“아침구보(뜀걸음)할 때 ‘푸른 소나무’를 힘차게 부르면 ‘군부심(군인의 자부심)’이 가슴에 차오릅니다.”(육군32보병사단 한○훈 병장)

이번 병영차트 조사 결과 1위는 ‘푸른 소나무’가 차지했다. 전체 응답자 중 27.6%의 지지를 받아 ‘MZ 병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군가’ 타이틀을 얻었다.


1997년 제작된 ‘푸른 소나무’는 선배 전우들의 호국정신을 받들어 나라를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는 군인의 강한 의지를 담고 있다. 비교적 최신 군가로 과거에 복무한 예비역들에게는 낯설 수 있지만, MZ 병사들에게는 훈련소와 자대 등 군 생활에서 가장 자주 접하고 부르는 군가 중 하나다. 따라 하기 쉽고 서정적인 가사와 웅장하고 세련된 멜로디 전개가 특징이다.

‘푸른 소나무’를 최고의 군가로 꼽은 육군5보병사단 최○오 상병은 “노래를 부르다 보면 애국심이 차오르고 나라에 헌신해야겠다는 마음이 샘솟는다”며 “1년 6개월간 군 생활을 잘해 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만든 곡”이라고 밝혔다. 육군39보병사단 윤○열 이병도 “뜀걸음을 할 때 ‘푸른 소나무’를 머릿속에 떠올리면 한 걸음이라도 더 내디딜 수 있을 것 같은 힘이 생겼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 밖에 병사들은 ‘푸른 소나무’와 관련해 △“외우기 쉽고 부르기 쉽다” △“후렴구 가사와 멜로디가 가슴을 벅차오르게 한다” △“국가를 위해 끝까지 싸울 수 있는 전투의지를 심어 준다” △“고된 훈련으로 지칠 때 부르면 힘이 난다” △“어려운 순간을 이겨 낼 수 있도록 용기를 준다” 등의 호평을 남겼다.


시대·세대 초월한 군가의 클래식! 2위 ‘전선을 간다’

“전우여 들리는가 그 성난 목소리 /전우여 보이는가 한 맺힌 눈동자.”

“힘들 때 큰 소리로 ‘전선을 간다’를 부르면 왠지 가슴이 벅차오르고 기운이 납니다.”(육군50보병사단 인○수 상병)

2위는 일명 ‘군가의 클래식’으로 통하는 ‘전선을 간다’(24.5%)에 돌아갔다. 최전선에서 죽어 간 전우들을 떠올리며 전투에 임하는 군인의 각오와 결의를 담은 곡이다. 특유의 비장한 멜로디와 가사로 세대를 초월해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도 1위와 근소한 차이로 2위에 오르며 예비역은 물론 MZ 병사들에게도 인정받는 우리 군의 대표 군가임을 증명했다.

육군8기동사단 김○수 일병은 “실제로 전장에 투입된 듯한 느낌을 주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나라를 지키다가 이름 모르게 스러져 간 호국영웅들을 떠올리게 해 애국심을 고취한다”며 ‘전선을 간다’를 가장 좋아하는 이유를 전했다.

육군5보병사단 류○현 병장은 “혹한기 훈련을 받을 때 정말 힘들어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있었지만 ‘전선을 간다’를 마음속으로 부르면서 임무의 목적과 이유를 다시 한번 새기고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전우애 샘솟는 구보 군가의 대명사! 3위 ‘전우’

“겨레의 늠름한 아들로 태어나 /조국을 지키는 보람찬 길에서.”

“행군의 끝자락, 마지막 고비 앞에서 누가 시킨 적도 없는데 군가 ‘전우’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죠.”(육군수도방위사령부 강○호 일병)

3위는 ‘구보(뜀걸음) 군가’의 대명사로, 전우애를 소재로 한 ‘전우’(13.3%)로 집계됐다. 다른 군가와 비교해 비교적 짧아 외우고 부르기 쉽다는 게 장점이다. 또한 리듬 타기 좋은 박자, 함께 고생한 전우들과의 추억이 떠오르는 노랫말 등으로 많은 지지를 받았다.

미8군 한국군지원단 서○현 일병은 “훈련 때 ‘전우’를 부르면 힘이 솟아나고 가슴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훈련 속의 영양제였다”고 경험담을 전했다.

이외에도 많은 병사가 △“함께 고생한 전우들이 생각나 마음이 뜨거워진다” △“전우들과 추억이 떠올라 서로를 더욱 의지하게 만드는 곡” △“훈련이나 작전 준비 때 ‘전우’를 부르면 옆에 있는 동료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등 다양한 이유로 ‘전우’를 최고의 군가로 꼽았다.


애국심·자신감 ‘아리랑 겨레’ ‘진짜 사나이’ 4·5위

4위에는 ‘아리랑 겨레’(8.0%)가 꼽혔다. 우리의 전통가락 ‘아리랑’ 선율에 ‘군인의 긍지’를 담아 만든 이 군가는 친숙하면서도 듣는 이의 애국심을 북돋아 주는 곡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병사들은 “익숙한 멜로디라 따라 부르기 쉽고 가사에 울림이 있다” “민족성이 느껴지며 애국심이 고양된다”며 한 표를 던졌다. 5위에는 ‘진짜 사나이’(4.9%)가 이름을 올렸다. 경쾌한 리듬의 ‘진짜 사나이’는 군인의 기상을 잘 담아낸 곡으로, 직접 크게 부르면 자연스럽게 활기와 자신감이 생긴다는 반응이 많았다. 병사들은 “신나는 박자에 맞춰 부르다 보면 힘이 절로 난다” “군인다운 자신감이 느껴진다”며 이 곡을 좋아하는 이유를 고백했다.

이어진 순위는 6위 ‘멸공의 횃불’(4.7%), 7위 ‘승리의 함성’(4.1%), 공동 8위 ‘진군가’ ‘멋진 사나이’(1.6%), 10위 ‘조국을 위해’(1.4%)로 나타났다.

국방일보 병영차트는 매월 흥미로운 주제를 선정해 장병들의 의견을 듣고 순위를 매겨 보는 소통·참여형 국방 콘텐츠다. 설문 결과는 국방일보 신문 지면과 온라인 홈페이지, 공식 뉴미디어 채널 등에서 기사, 영상, 카드뉴스 등 다양한 콘텐츠로 만나 볼 수 있다.




‘군가의 힘’ 경험담
한 명이 부르기 시작하자 순식간에 열 맞춰 떼창…낯섦 온데간데없고 전우애로 전율이 흘렀다


없던 힘도 솟아나는 ‘마음의 회복약’


몸도 마음도 지친 훈련의 고비, 한 명이 군가를 부르기 시작한다. 점점 군가가 퍼져 나가며 ‘떼창’을 이룬다. 전우들과 힘차게 부르는 군가는 ‘심리적 자양강장제’처럼 없던 힘도 만들어 낸다.


“전우들과 각개전투 때 군가를 제창했는데, 처음엔 작은 목소리였지만 나중엔 다 같이 비장하게 부르고 있었어요. 그 경험이 온몸에 전율을 느끼게 했습니다.”(육군5포병여단 박○찬 이병)


“훈련소에서나 자대에서나 행군할 때 부르는 군가는 힘을 줍니다. 모두 하나 돼 부르는 군가는 나만 힘든 게 아니고 옆의 전우들도 똑같이 힘들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죠.”(육군11기동사단 장○영 상병)


“현재 조교 임무를 맡고 있어 훈련병들에게 군가를 가르쳐 주곤 합니다. 다 같이 큰 목소리로 부르면 뭔가 가슴에서 벅차오르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이때 조교로서 뿌듯하고 힘이 납니다.”(육군50보병사단 인○수 상병)



언제나 부를 수 있는 ‘든든한 지원군’


아침 뜀걸음부터 휴가 복귀까지, 군가는 병사들의 일상 곳곳에서 활력소가 된다. 힘들고 지칠 때면 언제든 ‘부를 수 있다’는 점에서 든든한 전우이자 지원군과 같다.


“가장 많이 연습했고 동기들과 마지막으로 불렀던 군가는 ‘멸공의 횃불’입니다. 동기 없이 혼자 자대에 온 제게는 동기들을 생각나게 하는 곡이죠. 항상 힘들 때마다 힘이 돼 주는 군가입니다.”(육군32보병사단 한○만 상병)


“훈련소나 자대 생활 중 ‘아침구보(뜀걸음)’를 합니다. 한겨울 추운 날씨에도 패딩을 벗고 ‘알통구보’를 할 때 전우와 함께 군가를 부르면서 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육군수도군수지원단 김○욱 상병)


“동기들끼리 휴가 복귀 시 제식을 맞추고 군가를 부르면서 부대로 돌아갔습니다. 덕분에 휴가 복귀의 우울함을 씻어 낼 수 있었죠.”(육군3사관학교 김○준 일병)



사명감·책임감 키우는 ‘군인의 노래’


‘어리바리 좌충우돌’ 훈련병 시절, 군가를 부르다 보니 왠지 모를 ‘군부심’과 ‘사명감’이 생긴다. 군가의 비장한 노랫말이 내 얘기로 들리기 시작한다. 그렇게 평범했던 청년은 점점 늠름한 군인이 된다.


“자대 배치 후 선임병과 처음으로 전선 소초로 이동할 때 함께 ‘전선을 간다’를 불렀던 기억이 납니다. 긴장했지만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육군17보병사단 추○호 상병)


“군가 ‘푸른 소나무’ 중 ‘이 목숨 바쳐 큰 나라 위해 끝까지 싸우리라’는 가사가 마음에 와닿고 영감을 받았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나라를 위해 끝까지 싸우는 게 맞다고 생각해 군 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죠.”(육군기계화학교 박○준 이병)


“훈련소에서 이동 중 ‘진짜 사나이’를 불렀어요. ‘부모 형제 나를 믿고 단잠을 이룬다’는 가사를 제창할 때 집에 계신 부모님이 생각나 힘이 됐습니다.”(육군1방공여단 최○현 상병)



전우애·유대감 쑥쑥 ‘하나의 목소리’


만난 지 얼마 안 돼 어색한 훈련병들, 자대에서 처음 본 낯선 선·후임들. 군가는 이들을 하나로 묶어 준다. 함께 노래를 불렀을 뿐인데, 전우애와 유대감이 자라난다. 집 떠나 외로운 혼자인 ‘나’에서 함께 고생하며 나라를 지키는 ‘우리’로 거듭난다.


“군가 ‘전우’에 ‘우리는 젊음을 함께 사르며’라는 가사가 나옵니다. 비록 우리가 젊음을 희생하며 고생하고 있지만, 함께라고 생각하니 옆에 있는 전우가 고맙고 든든하게 느껴졌어요.”(육군6보병사단 황○주 상병)


“훈련소 때 처음 보는 동기들과 뜀걸음을 하며 군가를 불렀는데, 우리가 한 가족이라는 유대감을 형성해 준 것 같습니다.”(육군3보병사단 안○현 상병)


“군가를 부르면 ‘나’라는 작은 주체가 모여 이 나라를 지킨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이런 생각이 자존감과 사기를 올려 줬습니다.”(육군1군수지원사령부 이○암 상병)


입대 후 처음 겪어 보는 훈련에서 느낀 체력의 한계부터 낯선 환경과 어색한 전투복·전투화까지, 군 생활은 어려움의 연속이다. 그러나 이를 극복하고 다시 한번 힘을 내게 해 준 전우, 전우와 함께 힘차게 부른 군가는 수십 년이 지나도 뇌리에 박혀 있다. 힘들고 지칠수록 위력을 발휘하는 ‘군가의 힘’. 병영차트에 접수된 MZ 병사들의 생생한 체험담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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