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경제 이슈
“매일매일 늘어나는 수익”…혹하는 코인 투자의 유혹
코인 투자 계좌 수 1000만 개 시대
AI 기반 플랫폼 내세운 사기 활개
투자금 대신 코인만 받을 뿐
불법 유사수신·폰지 사기 수법
등록업체 여부 ‘파인’ 통해 확인
대장주 비트코인도 변동성 대비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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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투자를 해서 작은 돈으로 큰돈을 벌었다는 이들의 이야기를 누구든 한 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멀게만 느껴지던 코인 투자는 어느덧 우리에게 제법 가깝게 느껴지는데요. 더불어민주당 김현정의원실이 국내 5대 암호화폐거래소에서 받은 ‘거래소별 이용자 자산, 거래금액 구간별 현황’을 보면 지난 1월 31일 기준 코인 투자 계좌 수는 1000만9377개로, 처음으로 1000만 개를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코인이 주식 투자와 달리 상한가·하한가가 있지 않고, 요즘처럼 코인 투자에 관심이 높은 틈을 타 불법 가상자산사업자도 기승을 부리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는 점인데요.
최근 A씨는 한 업체를 통해 인공지능(AI)으로 가상자산거래소 간 차익거래로 수익을 내고 수익금(예 1.8~4.6%)을 매일 지급한다는 솔깃한 제안을 받았습니다.
해당 업체는 해외에 설립한 디지털 AI 기반 플랫폼이라고 소개하며, 가상자산 관련 라이선스를 취득하는 등 가상자산 관련 사업을 합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광고했습니다. 가상자산거래소 간 가격 차이로 인한 차익거래로 고수익이 가능한 신사업이라고 홍보하고 있는 겁니다. 퀀트 트레이딩, AI 기반, 차익거래, 가상자산 채굴 등 어려운 용어로 A씨를 현혹했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사기 수법이 투자금 대신 코인을 받고 있을 뿐 과거 불법 유사수신업체의 사기 수법과 매우 유사하다는 점입니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원금을 보장한다는 명시적인 약정이 없더라도 고수익을 보장하고, 단기간에 원금을 초과하는 수익을 제시하는 경우 유사수신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특히 더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합니다. 차익거래, AI 등 일반인이 확인·검증하기 어려운 사업 내용을 내세우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묻지마식 투자’에 나섰다가는 큰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금을 모집하는 경우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위의 업체 또한 웹사이트·앱을 통해 코인을 예치받아 모집인원·규모별 차등 수당을 지급하는데, 이는 대표적인 다단계 형태입니다.
이 같은 경우 높은 확률로 전형적 ‘폰지사기(돌려막기)’일 가능성이 큽니다. 다단계 방식으로 높은 모집·판매 수당을 제시하는데 특별한 수익원이 없고, 회원이 많이 가입하면 들어온 순서대로 이익을 얻는다고 유혹하는 것입니다. 초기에는 실제로 수익을 지급하지만, 투자 금액이 많아지면 사전 예고 없이 잠적하는 등 투자금을 회수할 수 없게 됩니다.
금융감독원은 미신고 사업자의 가상자산 보관·관리 행위는 불법 영업일 뿐만 아니라 사기 목적의 가짜 거래소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명심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또 이런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신고된 가상자산사업자(또는 제도권 금융회사) 존재 여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입니다. 금융정보분석원 홈페이지의 공지사항이나 금융소비자 정보 포털 ‘파인’을 통해 쉽게 조회할 수 있죠. 법적으로 원금이 보장되는 경우는 제도권 금융회사의 예금·적금 등에 제한적으로 적용된다는 점도 기억하셔야 합니다. 투자성 상품의 원금이 보장되는 경우는 사실상 없는 셈입니다.
불법 코인 투자뿐만 아니라 코인 투자 자체에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코인의 경우 변동성이 높아 큰 수익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를 반대로 해석하면 그만큼 크나큰 손실도 볼 수 있다는 의미죠.
코인에서도 대장주로 꼽히는 비트코인을 일례로 들어보겠습니다. 비트코인 개당 가격은 지난 10일 다시 8만 달러(약 1억1632만 원) 선 아래로 떨어졌는데요. 지난달 27일 7만8000달러(약 1억1340만 원)대까지 밀려난 비트코인이 모처럼 반등하나 했더니 이후 11일 만에 다시 8만 달러 선 밑까지 빠진 것입니다.
최근 들어 코인 투자자들은 그야말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울고 웃고 있는데요.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이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전략적으로 비축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지만, 미 정부가 세금으로 암호화폐를 구매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직접 매입을 기대했던 시장이 실망감을 나타내며 가격이 크게 하락한 것입니다.
이쯤 되면 의아하게 느껴지는 분도 계실 겁니다. 비트코인이 10만 달러(약 1억4539만 원)를 넘기며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분들일 텐데요. 당시 투자업계 관련 종사자가 아니더라도 모두 코인 시황을 들여다볼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기 때문입니다.
실제 비트코인 개당 가격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을 앞두고 10만9588달러(약 1억5878만 원)까지 오르기도 했는데요. 비트코인 가격이 10만9000달러를 넘어섰던 건 바로 지난 1월 20일 당시가 처음이었습니다. 트럼프가 직접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업계 활성화에 나설 것이라고 언급하자 투자자들의 기대가 높아지며 호재로 인식한 것입니다.
트럼프 취임 이후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지연되고,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투자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다만 여전히 코인 투자에 대한 우호적인 시각도 많습니다. 저가 매수 세력의 대거 유입이 다시금 코인 시장에 활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관점이죠. 코인데스크는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달 28일과 이달 2일에 20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내려갔을 당시를 회상하며 하락 구간에서 또다시 가격 반등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코인 투자에 관심이 있다면 극심한 변동성에 항상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크게 오를 수도 있지만 분명 크게 빠질 수도 있다는 점을 충분히 숙지하고 공부를 통해 본인만의 투자 신념을 정립한 뒤 코인 투자에 나서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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