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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한산도·백자·솔…지금은 사라진 면세 담배의 기억

입력 2025. 03. 13   15:08
업데이트 2025. 03. 13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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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 in 국방일보 - 1990년 3월 3일 자

 

 


장병 보급품으로 담배를 지급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흡연이 자연스럽던 시절, 담배는 장병들이 선호하던 주요 보급품 중 하나였습니다. 1946년 ‘화랑’ 담배로 시작된 군용 담배는 시대 흐름과 함께 몇 차례 품목 변경이 있었고, 2009년 면세 담배 보급 폐지로 기억에서 사라졌습니다.

이러한 군용 담배의 역사를 국방일보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1990년 3월 3일 자 국방일보에서는 군용 담배를 기존 ‘백자’에서 ‘솔’로 변경·보급한다는 기사가 게재됐습니다. “‘백자’서 ‘솔’…군용 담배 질 높여”라는 제목의 기사에선 당해 연도 3월 1일부터 국방부가 영내 ‘병사’들을 대상으로 보급되던 군용 담배의 질을 크게 개선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당시 국방부가 장병들에게 질 좋은 담배를 제공하기 위해 전매공사 및 경제기획원과 합의, 시가 500원의 ‘솔’ 담배를 기존 110원에 보급하던 ‘백자’(시가 200원)보다 불과 3원 인상된 113원에 공급하기로 결정했다는 내용도 보입니다.

이유는 장병들에게 질 좋은 담배 보급은 물론 그들의 가벼운 주머니 사정을 해소해 주기 위해서입니다. 기사에 따르면 국방부는 창군 이후 1981년까지 ‘화랑’ 담배를 면세로 구매해 현품으로 일괄 지급했지만, 1982년부터는 기호품 선택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월 1650원(일 55원)의 연초비를 개인별로 지급했습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시중 담배의 질이 좋아지면서 장병들이 가정송금을 통해 당시 인기 담배였던 ‘88’과 ‘솔’을 개인 용돈으로 구매하는 등 가정에 부담을 주는 경우가 많아지자 ‘병사’들이 일반적으로 선호하는 ‘솔’ 담배를 군용으로 보급하기로 결정했다는 설명입니다.

기사는 이 같은 ‘군용 담배 질 개선’ 정책의 추가 배경도 설명하고 있습니다. “군용 담배 품종은 1988년까지는 시중에서 갑당 330원 하는 ‘은하수’ ‘한산도’를 원가 수준인 110원에 공급해 왔으나 지난해(1989년)부터는 미국의 양담배 수입개방 요구 수용과 관련, 국산·양담배 구분 없이 갑당 360원의 담배소비세를 부과하게 됨에 따라 전매공사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500원 미만의 담배는 생산 중지하고 ‘은하수’ ‘한산도’ 대신 동급 수준의 ‘백자’를 200원으로 시중판매, 군용에 대해서는 계속 원가 수준인 110원의 동일 가격으로 공급해 왔다”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한편 흡연 장병들에게 작은 위안(?)을 주던 면세 담배 보급정책은 금연에 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면서 점차 그 자리를 잃게 됐습니다. 2006년에는 하루 반갑 흡연을 가정해 책정했던 지급기준을 기존 15갑에서 10갑으로 줄였고, 2008년에는 또다시 5갑으로 축소한 뒤 2009년부터는 판매를 전면 중단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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