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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부산

입력 2025. 03. 13   16:38
업데이트 2025. 03. 13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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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키는 대로, 닿는 대로
17. 1박2일 부산 핫플레이스 여행


넘실대는 노란 수선화 물결 가슴 가득 담고
피란민 역사 따라 걸으며 바다 조망 카페로
해녀들이 따온 해산물과 함께 첫날 마무리
이튿날 느긋하게 자고 요트투어로 스타트 
2만여 장 LP의 바다에서 나만의 음악감상
통유리 마켓에서 야경…하루 더 쉬어갈까

폭설이 쏟아졌다는 소식이 들려올 정도로 매서웠던 올해 꽃샘추위마저 결국 안온한 공기에 무릎을 꿇었다. 그토록 기다리고 또 기다렸던 봄이다. 집 앞 산책로를 거닐기만 해도 좋은 계절, 이왕이면 부산에서 제대로 놀아 보는 것은 어떨까. 봄기운 가득한 풍경부터 최근 떠오르는 명소까지, 부산의 1박2일을 알차게 보낼 수 있는 여행지들을 싹 모았다. 

 

오륙도해맞이공원
오륙도해맞이공원


1일차 
9:00 오륙도해맞이공원

봄이 오면 오륙도로 향하자. 오륙도 앞에 조성된 오륙도해맞이공원에 노란 물결이 넘실대기 시작할 테니 말이다. 오륙도해맞이공원의 주인공은 노란 수선화다. 3월 중순께 노란 꽃망울을 터뜨리는 수선화들은 오륙도와 그 주변으로 펼쳐지는 바다와 어우러지며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한다. 그야말로 봄의 전령사다.

수선화밭 사이로 산책로를 내 이리저리 거닐도록 만들었다는 점이 돋보인다. 조성된 공원이 경사면인 덕분에 어느 자리에서나 수선화와 오륙도, 바다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뒤쪽으로는 앉아 쉴 만한 팔각정과 의자가 있고, 해안선을 따라 산책로도 이어진다. 이 산책로는 이기대공원과 연결돼 있어 한꺼번에 즐기기에도 좋다.

최근 들어선 인스타그램 등 SNS에 이색 포토존으로 떠오르면서 지역주민과 여행객이 찾아오는 핫플레이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비교적 인파가 적은 시간대인 오전 일찍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피아크.
피아크.


12:00 피아크 


대형 선박의 꼭대기에 올라 바다를 바라볼 수 있다면 어떨까. 그 상상을 조금이나마 현실로 바꿔 주는 공간이 영도에 있다. 피아크(P.ARK)는 베이커리 카페와 식당, 문화예술 프로그램과 각종 전시가 이뤄지는 복합문화공간이다. 부산항과 신선대, 오륙도가 보이는 전망을 자랑하는 이곳에는 먹거리와 즐길거리가 가득하다.

1층 입구에 들어서면 빵을 굽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매일 직접 빵을 만들어 3~4층 카페에서 판매하는 방식이다. 부산의 맛과 매력이 가득한 빵과 음료를 다양하게 준비해 두고 있어 영도 최고의 핫플레이스로 손꼽힌다. 카페 앞으로는 무대 겸 광장이 있는데, 이곳에서 버스킹 등 각종 공연이나 전시·홍보활동이 이뤄지기도 한다. 테라스를 거쳐 옥상으로 올라가면 탁 트인 풍경을 감상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가능하다.

지난해 여름 피아크 내에 ‘아르떼뮤지엄 부산’이 들어섰다. 디지털 영사기술과 예술을 결합해 독창적이고 몰입감 넘치는 전시공간으로 꾸민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관이다. 약 5600㎡ 규모로,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관으로선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순환(CIRCLE)’을 주제로 총 19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그중 16개는 다른 지역에 자리한 아르떼뮤지엄에선 볼 수 없는 신규 작품이다.


14:00 흰여울문화마을 

6·25전쟁 중 부산으로 모여든 피란민은 산비탈·해안, 심지어 절벽에도 집을 짓고 살았다. 그렇게 지내야만 했다. 영도 서쪽 해안의 급격한 경사지의 상황도 마찬가지. 정전협정이 체결된 이후에도 피란민은 이곳에 자리 잡았고, 지금의 흰여울문화마을이 됐다.

독특한 생김새, 대도시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이색적 풍경, 고즈넉한 바다가 어우러지는 이곳은 이제 부산을 대표하는 명소 중 하나다. 새하얀 벽이 골목길을 따라 구석구석 이어지고, 주민과 지역예술가들의 손길이 닿은 벽화와 작품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영화 ‘변호인’의 촬영지로 알려지며 여행객이 많아져서인지 오션뷰 카페도 여럿 생겨났다. 골목길을 따라 거닐며 풍경을 즐겨 보자. 기념사진을 찍을 만한 포토존과 전망대가 마을 꼭대기와 주요 지점에 설치돼 있으니 그냥 지나치지 말 것.

 

영도 해녀촌.
영도 해녀촌.

 

16:00 영도해녀문화전시관(영도해녀촌)

부산에도 해녀가 있다. 기장군, 영도를 중심으로 오랫동안 물질에 나섰던 해녀들이다. 제주도나 경북 포항, 경남 거제 등지에서 건너온 이들도 있고 이곳에서 나고 자라며 자연스레 물질을 접한 이들도 있단다. 영도해녀문화전시관은 그들의 문화를 조명하는 공간이다. 실제 해녀들이 사용했던 도구·복장과 함께 여러 이야기를 소개한다.

영도해녀문화전시관에 여행객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1층에 있는 영도해녀촌이다. 지금도 물질에 나서는 영도 해녀들이 직접 해산물을 판매하는 식당이다. 파도 소리를 들으며 신선한 해산물을 즐기기에 이만한 곳이 또 있을까. 성게알 김밥과 돌문어가 들어간 해물라면이 이곳의 별미다.


2일차
11:00 해운대리버크루즈

해운대리버크루즈는 수영강에서 출항해 마린시티와 광안리 풍경을 색다른 시선에서 즐길 수 있는 요트투어 프로그램이다. 최대 40인까지 탑승 가능한 쌍동선 요트로, 약 한 시간에 걸쳐 수영강·광안대교 아래를 오가는 코스로 운항한다. 실내에서 창밖을 바라보는 것도, 2층 루프탑에 올라가 부산의 바다 풍경을 원없이 만끽하는 것도 가능하다.

일반적으로는 저녁에 탑승객이 많다. 바다에서 노을빛으로 물드는 부산을 감상하고 싶은 이가 많기 때문일 터. 주말에는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진행하는 드론라이트쇼를 보기 위한 이들로 예약조차 힘들 지경이다. 조용히 요트투어를 즐기고 싶다면 낮시간대에 이용해 보는 건 어떨까. 봄을 맞아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는 덕분에 야외데크에서도 낭만적인 분위기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낮시간대에 한해 이용 가능한 사진 인화 서비스 또한 여행을 추억하기에 좋다.


뮤직컴플렉스서울 부산점
뮤직컴플렉스서울 부산점


15:00 뮤직컴플렉스서울 부산점

서울에서 이미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뮤직컴플렉스서울’이 부산에 새로운 매장을 열었다. 이곳은 음악감상실이자 카페로 운영된다. 간단한 음료를 마시며 LP로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뜻이다. 테이블마다 턴테이블과 헤드폰이 비치돼 있어 혼자만의 음악세계로 빠져드는 방식이다. 수십 명이 같은 공간에 있어도 마치 나만의 작은 음악감상실이 생기는 셈이다.

보관 중인 LP만 해도 무려 2만여 장에 달한다. 가수, 장르, 시대를 막론하고 다양한 음악을 소장하고 있다는 점이 뮤직컴플렉스서울 부산점의 특징이다. 조금이라도 덜 헤매도록 장르별로 다른 색상의 띠지를 붙여 놓았다. 어떤 음악을 들을지 정한 뒤 그 섹션을 살펴보자. 뭐, 그냥 눈에 띄는 앨범을 집어 들어도 재미있다.

더욱 특별한 경험을 원한다면 토요일 저녁을 노려보자. 재즈 뮤지션들이 방문해 작은 라이브클럽으로 변신한 이곳에서 생생한 연주를 눈앞에서 감상할 수 있다. 자세한 공연 정보는 뮤직컴플렉스서울 부산점 인스타그램에서 확인 가능하다.


밀락더마켓
밀락더마켓


17:00 밀락더마켓

광안대교와 마린시티의 야경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민락수변공원은 예전부터 핫플레이스로 꼽혔던 곳이었다. 일명 ‘민락회타운’으로도 불리는 민락동 횟집거리에서 갓 포장한 회를 공원으로 가져와 돗자리를 깔고 먹는 풍경은 이 일대의 상징이기도 했다.

그러나 민락수변공원에서의 음주가 불법이 된 이후 그 모습은 자취를 감췄다. 대신 새로운 핫플레이스가 등장했다. 바로 2022년 개장한 복합쇼핑공간 ‘밀락더마켓’이다.

밀락더마켓은 광장형 체험공간을 표방한다. 2층 높이의 건물은 주변 고층빌딩에 비해 아담한 편이지만, 인근 주민과 바다를 ‘공유’한다는 정신을 살려 냈다. 바다 방향으로 통유리창을 설치, 개방감을 높인 덕분에 이색적인 느낌을 주는 공간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곳에는 세계 각지의 요리를 다루는 음식점, 펍, 칵테일 바 등이 입점해 있다. 이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곳은 푸드코트형 주점 ‘밀락더수변’이다. 꼭 식당이나 카페, 펍을 이용하지 않아도 좋다. 바다 방향으로 만들어진 스탠드에 앉아 통유리창 너머 풍경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해 보자.

 

필자 김정흠은 여행작가이자 콘텐츠 크리에이터다. 주로 여행 카테고리의 콘텐츠를 기획·제작하고 있다. 국내외 여행 매체 등과 함께 다채로운 여행 콘텐츠를 선보인다.
필자 김정흠은 여행작가이자 콘텐츠 크리에이터다. 주로 여행 카테고리의 콘텐츠를 기획·제작하고 있다. 국내외 여행 매체 등과 함께 다채로운 여행 콘텐츠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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