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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병원 1년간 민간인 3458명 응급진료

입력 2025. 02. 20   17:18
업데이트 2025. 02. 20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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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부터 90대 어르신까지 다양
수도병원 수술 818건·입원 545명
총 662명 의료진 민간병원 파견
책임·사명감으로 의료공백 최소화

 

전국 12개 군병원 응급실이 1년간 민간인 3458명을 진료하며 ‘국민을 지킨다’는 군의 사명을 보여 주는 상징이 되고 있다.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국군외상센터 전경. 이경원 기자
전국 12개 군병원 응급실이 1년간 민간인 3458명을 진료하며 ‘국민을 지킨다’는 군의 사명을 보여 주는 상징이 되고 있다.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국군외상센터 전경. 이경원 기자



국가 보건의료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되면서 실시된 군병원의 민간인 응급진료가 20일 1년을 맞았다. 전국 12개 군병원 응급실은 1년간 민간인 3458명을 진료했다. 90대 어르신부터 한 살이 채 되지 않은 유아까지 연령대도 다양하다. 군병원의 민간인 진료는 단순한 의료지원을 넘어 ‘국민을 지킨다’는 군의 사명을 실천하는 계기가 됐다. 

지난달 30일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 119구급차가 들어왔다.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채 의식까지 잃은 여성이 긴급 후송된 것. 87세 김원순 씨는 8차로에서 빠르게 달리는 오토바이에 부딪혔다. 이로 인해 후두부 손상에 의한 뇌진탕, 골반 및 오른쪽 갈비뼈 골절에 장기 손상까지 입은 상태였다. 부상 정도가 심하고 나이도 많아 차후 경과가 불확실했다.

곧바로 응급수술을 받았다. 이호준(육군중령) 수도병원 1외상진료과장이 집도했다. 출혈이 멈추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지만 수술은 무사히 마무리됐다. 중환자실에서 13일을 보낸 김씨는 의식을 회복해 현재 일반병실에서 지내고 있다. 이 과장은 “구급차가 수도병원으로 오지 않았다면 살 확률이 희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만난 김씨는 “어마어마하게 다쳤는데, 수도병원 덕에 살았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처럼 국가 보건의료 위기 상황에서 군병원은 큰 힘이 되고 있다. 민간인의 군병원 내원은 ‘응급’에 한해서다. 응급진료는 교통사고부터 단순 발열까지 여러 상황에서 이뤄진다. 군병원은 위급한 순간 생명을 살리는 중증 응급처치부터 적절한 초기 대응이 필요한 가벼운 증상까지 환자 상태에 따라 세심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응급진료 사각지대’에 놓인 안과 응급수술로 청춘의 소중한 시력을 지키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오른쪽 눈에 파편상을 입은 20대 여성이 수도병원에 내원했을 때 시력은 0.01 이하였다. 의학적으로 심각한 수준의 안구 손상을 입었으나 수도병원 안과 의료진의 수술로 교정시력 1.0을 기록하며 빠르게 회복했다. 의료진의 정확한 진단과 신속한 처치가 없었다면 한쪽 시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었다. 이 여성은 “수술시간이 더 미뤄지지 않아 실명을 면할 수 있었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수도병원은 지난 1년간 민간인 대상 수술을 818건 했다. 외상소생실에서의 수술도 적지 않다. 생사의 갈림길에 선 수많은 환자를 살려 낸 것이다. 입원 민간인 수는 모두 545명이다. 8세 미만 미취학 아동도 21명이 수도병원에서 진료받았다. 가장 어린 환자는 한 살 남아였다. 의료대란 속에서 응급환자들의 ‘마지막 선택’이었던 군병원은 이제 ‘믿고 찾을 수 있는 병원’으로 자리 잡았다.

군 의료진은 민간병원도 지원하고 있다. 연인원 총 662명의 군 의료진이 민간병원에 파견을 나갔고, 지금도 39명이 지역별 주요 민간병원과 국립중앙의료원을 비롯한 공공의료기관에서 진료, 수술, 보조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군병원은 앞으로도 책임감과 사명감을 토대로 의료공백 최소화에 전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김미랑(육군대령) 수도병원 부원장 겸 국군외상센터장은 “교통사고, 추락, 찔림, 발열, 복통 등 여러 민간인 환자가 수도병원으로 후송되고 있다”며 “민간인 응급진료를 위해 수도병원을 비롯한 군 의료진 모두가 노력하고 있으며, 항상 국민이 필요할 때 그 자리에 있겠다”고 말했다.

김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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