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story in 국방일보 - 1993년 2월 5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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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영에서 느끼는 추위는 사회보다 매섭습니다. 그래도 장병들은 마냥 움츠리고 있을 수 없습니다. 칼바람을 이겨 내고 임무를 수행해야 합니다. 지휘관들이 장병 체력 단련과 사기 진작을 위해 많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1993년 2월 5일 자 국방일보에는 부대 단결과 사기 앙양을 위해 ‘빙상스케이트경연대회’를 개최했다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사자부대 백마대’가 부대 내 설치한 스케이트장에서 장병 및 군인가족 자녀들이 참여한 가운데 경연대회를 성대하게 열었다는 내용입니다. ‘얼음지치기로 체력 단련’이라는 제목이 정겹습니다. ‘얼음지치기’는 이제 일상생활에서 거의 사용하지 않는 용어입니다. 문헌에서나 찾아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국립국어원에서는 얼음지치기를 ‘얼음 위를 미끄러져 달림. 또는 그런 운동이나 놀이’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기사는 30여 년 전 맹추위에도 흥겨웠던 현장을 담고 있습니다. “동계 부대 활성화 차원에서 장병들의 체력 강화 및 부대원 상호 간의 단결을 도모키 위해 마련됐다”며 “경연대회에는 국민학교(현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군인가족 자녀들도 함께 참여해 성대히 치러졌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또 “개인 및 단체별 대항으로 전개된 경연대회는 장거리, 쇼트트랙, 계급별 릴레이, 전투 수행 능력 제고를 위한 완전군장 경주 등으로 나뉘어 펼쳐졌고 각 경기종목에 출전한 80여 명의 선수는 소속팀의 명예를 걸고 평소 갈고닦아 온 기량과 불굴의 투지를 발휘하며 선전·분투함으로써 시종 열띤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고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그 시기 국방일보를 살펴보면 스케이트대회는 장병 사기 진작을 위해 많은 부대에서 애용했던 행사로 보입니다. 1993년 2월 10일 자 기사에서도 육군비룡횃불부대가 이틀 전 부대 스케이트장에서 ‘빙상대회’를 개최해 동절기 체력 단련을 하고 단결심·협동심을 길렀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2월 12일 자에서는 육군화랑투호부대가 장병과 군인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동계 빙상대회를 열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부대 빙상대회’의 보도 흐름이 2000년대에는 변화를 보입니다. 부대 자체 활용과 더불어 스케이트시설을 일반인에게 개방, 주민들과 함께 어울리는 화합의 장으로 활용 중이라는 내용이 자주 소개됩니다. 2015년 1월 6일 자 지면에서는 육군12보병사단이 전날 ‘을지동계체력단련장’을 개장하고 지역 출신 1세대 빙상 스타인 이영하 전 국가대표 스피드스케이팅 감독이 청소년·어린이들을 위해 스케이트교실을 열 예정이라고 보도합니다. 스케이트장이 민·군 화합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도 덧붙입니다. 1월 9일 자에서는 육군3군단이 개방한 ‘방태산 스케이트장’이 지역명소로 떠올랐다는 내용을 전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병영 겨울나기는 시대에 따라 변화합니다. 앞으로 10년 후엔 또 어떤 그림을 국방일보에서 볼 수 있을 지 궁금해집니다. 이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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