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곧 개전 3주년을 맞는다. 개전 초기 대규모 전면전으로 시작한 전쟁은 현재 주요 도시지역 위주 게릴라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육군에서 도시지역 환경·특성을 고려한 소부대 전투 능력 강화를 지속 강조하는 이유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배울 수 있는 다양한 교훈 때문이다.
현재 복무 중인 강원 원주시는 55%가 도시화돼 있다. 도심지는 건축물의 내구성이 강해 포격만으로 작전지역 점령이 어려워 근접전투가 불가피한 특성이 있다. 여기서 중대급 이하 전술제대 지휘관(자)의 능력에 따라 전투의 승패가 결정된다.
조우전을 좀 더 효과적으로 발전시킬 방안을 고민하던 중 우리 대대가 ‘도시지역 조우전 전투 수행방안 토의 및 시범식 교육’을 실시하게 됐다. 시범의 중점은 육군본부와 사단 지침을 고려해 접적 상황에서 상대적 우위를 위한 전법을 개발하고 반복 숙달로 도시지역 조우전을 완성하는 것이었다.
특히 새로운 개념이 아닌 가용한 수단과 방법으로 어떻게 싸울 것인지 체계화한 지휘관(자)만의 ‘전법’을 지역방위사단 평시 소총 중대 기준으로 개발하고 시범을 보였다. 개인별 과업·장비 등을 어떻게 분배하고 할당할 것인지를 기초로 중요시설 방호작전, 건물 내부 소탕, 건물과 건물 전투를 고려해 구체화한 전투 수행방안 토의도 했다.
도시지역 조우전은 전투 지속시간이 야지 대비 상대적으로 짧고, 기습·속도·공격적인 행동 등의 전투기술이 필요하며, 짧은 거리에서 가용한 화기·장비를 활용해 격실·계단·모퉁이와 같은 다차원 공간에서 근접전투 등이 이뤄진다는 특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전법이 맞다, 틀리다의 문제가 아닌 환경이나 지휘관(자)의 판단에 따라 어떻게 싸울 것인지를 고민한 뒤 각자 전법(이를테면 ‘송영철 전법’)을 개발해 반복 숙달함으로써 조우전을 완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느꼈다.
조우전을 숙달하면서 개인의 전투력은 향상됐지만 추가로 고려할 점이 있었다. 바로 FPV(First Person View) 드론 활용이다. FPV 드론은 상용 드론에 폭발물을 부착해 개조한 것으로 전차뿐 아니라 다양한 목표를 타격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값싼 장비와 짧은 시간으로 전세를 뒤집을 수도 있다. FPV 드론을 활용한 조우전 전투 수행은 유·무인 복합전투체계를 완성하는 최종 단계이자 중요한 부분이다.
지역방위사단은 드론 편제도 없을뿐더러 보급 역시 시기상조인 상황이다. 그래서 값싼 민간 상용 드론을 구매하고 유관기관의 드론을 요청해 도시지역 조우전 시범식 교육을 했다. 그 결과 건물이 모여 있는 도시지역에서 현장 가시화를 통해 은·엄폐 위치 등을 정확히 확인해 타격할 수 있었고, 시범식 교육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편제와 장비를 탓하며 가만히 있다면 한계를 극복할 수 없다. 어떻게 싸울 것인지를 항상 고민하고 창의성을 발휘해야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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