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만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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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 사실주의 연극의 정수’로 꼽히는 작품 ‘만선’이 2년 만에 관객을 만난다.
국립극단은 “오는 3월 6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중구에 있는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에서 올해 첫 번째 제작 작품으로 연극 ‘만선’을 공연한다”고 밝혔다.
심재천 감독이 연출을 맡은 ‘만선’은 남해안 작은 섬마을에서 평생 배 타는 일밖에 몰랐던 ‘곰치’와 그 일가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다. 하루 벌어 하루 살기에 급급했던 1960년대, 바다로 뛰어든 어부의 비극적인 숙명과 서민들의 척박한 삶을 사실적으로 그렸다.
1964년 국립극장 희곡 현상공모 당선작으로 같은 해 7월 김성옥, 백성희, 김순철 등 한국 연극의 전설들이 초연했다. 작품을 쓴 천승세 작가는 뛰어난 작품성으로 제1회 한국연극영화예술상(현 백상예술대상) 신인상을 받기도 했다.
반세기가 훌쩍 지나 국립극단 70주년 기념작으로 2021년 공연됐고, 2023년에도 무대에 올랐다.
원작에 충실하지만 시대 변화에 따라 여성 캐릭터에는 변화를 꾀했다. 원작에서는 여성 캐릭터들이 한이 많고 수동적 이미지가 강했으나 새 버전에는 자신의 의견을 소신 있게 밝히는 당찬 모습으로 새롭게 설정했다.
또한 ‘만선’을 향한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시각을 통해 빈부격차에서 오는 상대적 박탈감과 세대 간 갈등이 공감과 울림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풍파를 겪는 곰치네 모습을 담은 무대 연출이 압권이다. 무대 위로 쏟아지는 5톤 분량의 거센 비바람은 객석까지 파도가 고스란히 휘몰아치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극을 이끄는 ‘곰치’ 역은 김명수, ‘구포댁’ 역은 정경순이 맡아 열연을 펼친다.
심 감독은 “사실주의라는 말도 그 시대에 맞춰 바뀐다고 생각한다”며 “약불에 올려 두는 된장찌개처럼 끓일 때마다 그 맛이 더 진해지고, 구수해지는 ‘한국적 사실주의’를 반영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예매 및 문의는 는 국립극단 홈페이지(www.ntck.or.kr)와 전화(1644-2003)로 하면 된다. 다음 달 9일 공연 뒤에는 심재찬 감독과 배우 김명수·정경순이 참석하는 ‘예술가와의 대화’가 열려 팬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노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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