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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의 갑옷서 느끼는 고구려의 위용

입력 2025. 02. 16   11:14
업데이트 2025. 02. 17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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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선사고대관 재개관
‘삶의 흔적, 역사가 되다’ 주제, 한반도 인류 발자취 담아
발굴자료·영상·그래픽 등 고도화 기법 통해 몰입도 ↑
더 넓어진 고구려실, ‘광개토대왕릉비 탁본’ 상설 전시

경기도 연천에서 출토된 고구려 장수 철갑옷. 사진=국립중앙박물관
경기도 연천에서 출토된 고구려 장수 철갑옷.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이 땅에 인류가 등장한 순간부터 고대 국가를 형성하기까지 발자취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전시가 새롭게 선보였다. 

서울 용산구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은 2년간 개편사업을 통해 새단장한 ‘선사고대관, 구석기실~고구려실’을 15일 관람객에게 공개했다.

전시는 ‘삶의 흔적, 역사가 되다’를 주제로 생각하는 법, 말하는 법, 기록하는 법에 따라 인류가 서로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까지 이를 수 있었다는 의미를 담아냈다. 넓어진 전시공간과 새롭게 선보이는 발굴자료뿐 아니라 영상, 그래픽 등을 활용한 고도화된 연출기법으로 관람객이 더욱 전시에 몰입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전시실에 처음 들어서면 선사고대관이 중앙에 있는 대형 벽면에서 상영되는 영상이 맞이한다. 46억 년 지구의 역사에서 생명 탄생, 고인류 등장, 불과 도구의 사용, 협동 사냥과 생존에 이르는 역사 과정을 압축해서 보여준다.

다음 전시로 발길을 옮기면 시대순으로만 진행해야 했던 전시를 관람객 의지대로 선택할 수 있게 꾸며졌다. 관람객은 자신의 관심사와 전시 경험 등에 따라 선사 영역 전시(구석기·신석기·청동기)와 고대 영역 전시(고조선·부여·삼한, 고구려·백제·신라)를 관람하면 된다.

동아시아 지역에서 최초로 발견된 구석기 시대 주먹도끼, 정착생활을 통해 등장하게 된 신석기 시대 토기나 식물화석의 실물뿐만 아니라 당시 환경을 재현한 영상과 그림 등이 이해를 돕는다.


고조선 시대 부여의 청동손잡이 쇠칼. 사진=국립중앙박물관
고조선 시대 부여의 청동손잡이 쇠칼.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주 고산리에서 발견된 신석기시대 토기.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주 고산리에서 발견된 신석기시대 토기.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최초의 금속인 청동으로 도구를 만들고 본격적인 농사가 시작된 청동기 시대 전시에서는 마을과 집단으로 커져가는 사회적 변화를 체감할 수 있다. 거대한 규모의 고인돌이나 껴묻거리가 풍성한 돌널무덤 등은 사회를 이끄는 지도자의 존재를 확인시켜준다. 

고대영역 전시로 넘어가면 변화된 사회상을 바탕으로 국가가 출현하고 나라별 문화의 역동성이 느껴지도록 구성에 신경을 썼다. 최초의 국가 고조선을 강조하며 이즈음에 등장한 나라들에 청동손잡이 쇠칼, 청동 도장 등 정교하고 세밀한 청동 전시품을 집중 배치했다.

마지막으로 구성된 고구려실은 고구려가 갖는 우리 고대사의 위상을 반영해 보다 넓고, 효과적으로 설계·배치하는 데 신경 썼다. 처음으로 전시되는 고구려 장수의 갑옷은 고구려 남진의 요새였던 경기도 연천 무등리 보루에서 출토된 것으로, 삼국 간 전쟁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자료다. 아울러 지난해 처음 선보인 광개토대왕릉비 탁본(디지털 복원본)을 상설전시할 수 있는 전용 공간도 마련해 5세기 초 강성했던 고구려 위용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쉽게 이해하고, 흥미로운 관람을 위해 설명글을 체계적으로 구성했다. 시각장애인을 위해 핵심 설명글은 점자와 음성 안내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김재홍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선사고대관을 찾는 관람객들이 역사를 머나먼 과거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우리가 사는 지금의 흔적도 인류 역사가 된다는 점을 되새겨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노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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