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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으로 보는 KFN 페이스:北

입력 2025. 02. 16   11:02
업데이트 2025. 02. 16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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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N 페이스:北(북) 스틸컷. 사진=KFN
KFN 페이스:北(북) 스틸컷. 사진=KFN



북한은 뇌물로 O O까지 바꿀 수 있다.

전 세계에서 뇌물이 가장 성행한 나라로 북한이 꼽혔습니다. 뇌물 감시단체에서 매년 뇌물위험지수를 내는데, 2020년 이후 4년 연속 세계 최악의 부패국으로 북한을 지목했습니다. 북한에서도 뇌물은 엄연히 불법입니다. 하지만 공공연히 행해지고 있습니다. 왜 반복되는 걸까요?

북한에서는 뇌물을 나쁘다고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뇌물 덕에 ‘숨쉴 틈’이 생긴다고 합니다. 탈북민의 입을 빌리자면 북한 주민에게 뇌물은 ‘좋은 것’입니다. 뇌물을 줘야 탄압을 피할 수 있고, 일 처리 속도가 빨라지는 데다, 꿈도 꾸지 못한 곳(직업이나 학교 등)에 도달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뇌물로 어떤 일까지 가능한 걸까요.

첫째, 대표적으로 학교입니다. 북한도 교육 열기가 굉장히 뜨겁습니다. 좋은 학점을 받아 명문 대학에 들어가려는 풍토는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선생에게 뇌물을 주고 성적을 조작합니다. 공부보다 중요한 강제노동을 뺄 수도 있습니다. 선생님이 결혼이라도 하면 반 학생들이 돈을 모아 신혼집에 들어갈 가구와 가전기구를 다 해줍니다. 북한은 입학 시 처음 맡은 담임이 졸업 때까지 이어지기에 뇌물공여가 더욱 심각합니다. 대학생의 경우 학교에 뇌물을 주고 졸업장만 받아 갈 수도 있습니다.

둘째, 군대입니다. 입대해 본 분들은 압니다. 부대 배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그렇습니다. 병무청에서 대놓고 요구합니다. 편한 부대에 보내줄 테니 뇌물을 내놔라. 특히 운전병 자리가 치열합니다. 보직을 돈 주고 삽니다.

심지어 군 입대를 해 놓고서 군대에 안 갈 수도 있습니다. 군 간부에게 평양시 집값에 해당하는 뇌물을 주면 1년 정도 집에서 쉴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러시아 파병 소식이 북한 주민에게도 알려지면서 뇌물을 써가며 아들이 러시아에 갔는지, 안 갔는지 확인하는 데 혈안이 돼 있다고 합니다.

뇌물을 주는 사람이 있다면 받는 쪽도 있습니다. 뇌물을 많이 받아본 북한 보위부 출신 이철은 씨에게 물었습니다. 뇌물을 가장 쉽게 받는 방법은 집안 경조사 때 부조로 받는 것이라고 합니다. 평소에는 담뱃갑에 달러를 돌돌 말아 넣어준다고 합니다. 보위부는 사실상 대놓고 뇌물을 받는 직업이다 보니 인기가 많습니다. ‘뇌물 받기 좋은 직업’인 보위부 요원이 되려면 또 뇌물을 줘야 합니다. ‘뇌물 받는 직업’을 얻기 위해 ‘뇌물’을 줘야 합니다.

세 번째는 ‘병원’입니다. 여기선 담배가 필요합니다. 담당 의사에게 담배를 뇌물로 주면 되팔아 현금을 확보합니다. 담배뇌물 관행은 굳어져 웬만한 병원 입구에는 담배 가게가 있습니다.

북한의 뇌물 관행은 김정은 시기 들어와 2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경제난으로 북한 당국에서 배당을 못 하다 보니 이른바 자력갱생으로 각자 생활을 꾸려가야 하는 만큼 당 비위를 맞춰 하나라도 더 얻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뇌물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뇌물 세계관’은 어디까지 이어지는 걸까요.

KFN ‘페이스:北(북) 시즌2 73회’는 17일 오후 8시에 방송됩니다. 해당 내용은 재방송과 국방홍보원 유튜브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박새암 KFN ‘페이스:北’ MC·국민대학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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