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신의 주인공
육군22사단서 봉사하는 최창균 목사
평일엔 치과의사로 일요일에는 군교회 목사로 1인 2역
속초-고성 14년째 오가지만 “마음 편해졌다”는 인사에 보람 느껴
종교인이자 의료인…도움 필요한 곳 어디든 갈 준비 돼 있어
알베르트 슈바이처 박사는 110여 년 전 가봉에서 의료 봉사활동을 한 ‘아프리카의 성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예수의 생애 연구사』 등의 책을 쓴 신학자이자 바흐 연구로 유명한 음악학자·오르간 연주자이기도 했다. 의사 외에 신학자, 음악가로서 이력이 더해지면 슈바이처 박사가 아프리카에서 펼친 봉사는 더욱 빛을 발한다. 30여 년 전 강원도 일대에서 공중보건의사(공보의)로 근무했고, 장병 정신전력 강화에 도움을 주고자 민간인 성직자 신분으로 이곳에 돌아온 이에게서 문득 슈바이처 박사의 생애가 겹친다. 강원 속초시에서 치과를 운영하며 주말엔 군교회에서 장병들을 만나는 최창균 목사가 그 주인공이다. 최한영 기자/사진 제공=김찬승 중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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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바이처 전기 읽고 감동…목사의 꿈 이룬 의료인
최 목사는 2011년 ‘속초가 좋아 서울에서 온 치과의원’을 열었다. 병원 이름에서 그의 이력을 짐작할 수 있다. 최 목사는 30여 년 전 강원 고성·양구군에서 공보의로 일하며 지역주민과 희로애락을 같이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지역에 대한 애착도 커졌다. 그는 “공보의로 군 생활을 마친 뒤 서울에서 생활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에는 이 지역을 향한 그리움이 가득했다”고 회상한다.
결국 생활터전을 속초시로 옮기면서 전공을 살려 치과를 개업했다. 평일엔 생업에 매진하고, 일요일에는 군인교회를 섬기기 시작했다. 최 목사의 어린 시절 꿈은 목사가 되는 것이었다. 어머니의 권유이기도 했다. 2009년 목사 안수를 받은 그는 “어린 시절 의사·음악가이자 신학자였던 슈바이처 전기를 읽고 감명받아 목사이자 의료인이 되고자 했던 꿈을 비로소 이뤘다”고 전했다.
최 목사는 매주 일요일 오전에는 육군22보병사단 십자성대대 십자성교회, 오후엔 사단 포병여단 소망교회에서 장병들을 만난다. 전선 최북단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장병들을 위해 일요일마다 속초시와 고성군을 오가는 소리 없는 헌신을 14년째 이어가고 있다. 그는 “소중한 청년 시기를 군대에서 보내는 장병들의 입대부터 전역까지 모두 지켜보면서 함께 울고 웃다 보니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갔다”고 회고했다.
예배 중 찬양 인도에 피아노·기타 연주도
최 목사에게 일요일 장병들을 만나는 시간은 남다르다. 생업으로 지친 마음을 위로받고, 젊음의 기운을 얻어 가는 ‘쉼’의 시간이다. 목회하며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을 묻는 말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교회에 출석했던 한 병사가 전역을 앞두고 단상에 나와 마지막 인사를 하면서 ‘교회에 나올 때마다 마음이 편해졌다’고 이야기할 때였습니다.”
최 목사는 청년 시절 성가대원으로 활동했던 이력, 음악을 향한 애정을 토대로 예배시간에 찬양 인도는 물론 피아노·기타 연주도 하고 있다. 설교뿐만 아니라 음악을 통해서도 장병들이 치유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운영하는 치과에도 환자들이 기다리는 동안 긴장감을 덜 수 있도록 로비에 피아노를 뒀다. 진료 중 시간이 날 때마다 환자들을 위해 연주도 한다. 반응이 나쁘지 않다는 후문이다.
최 목사가 장병들을 만나는 곳은 교회뿐만이 아니다. 장병들이 치과를 찾는 경우도 있다. 최 목사는 “매주 교회에서 만나는 장병들이 생각나 더욱 성심성의껏 진료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긴 시간 장병들을 가까이하다 보니 전투복이 아닌 사복을 입고 와도 군인인지 바로 알아보고, 장교·부사관들은 계급도 비슷하게 알아맞히는 경지에 이르렀다. 어느 부대에서 왔는지, 교회는 다니는지 묻고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근처 교회를 추천하기도 한다.
은퇴 후 해외 오지 의료선교도 계획
최 목사의 헌신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치과의사이자 목사로서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갈 준비가 돼 있다고 그는 이야기한다.
군 선교사 규정 등에 따라 군교회 사역이 끝난 뒤에는 사람 발길이 닿기 어려운 해외 오지로 의료선교를 떠날 계획도 세우고 있다.
그때까지는 사역하는 교회에서 장병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최 목사는 힘줘 말했다.
“전방에서 근무하는 장병들이 교회에 와 힘을 얻고, 전우들과 소중한 추억을 쌓을 수 있길 바랍니다. 제가 일요일마다 하는 일이 장병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정신전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기쁨이죠. 직접 총을 들고 나라를 지키는 일은 아니지만, 국가 방위에 미약하게나마 보탬이 되는 ‘보이지 않는 방패’ 역할을 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더불어 군 선교 사역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모든 분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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