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훈련병의 편지

소방관 그리고 해병

입력 2025. 01. 22   16:03
업데이트 2025. 01. 22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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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수완 이병 해병대 교육훈련단
송수완 이병 해병대 교육훈련단

 


1312기 해병으로의 탄생을 앞둔 내 원래 모습은 소방관이다. 소방공무원을 선택한 데는 성격이 많이 작용했다. 어릴 때부터 ‘오늘 하루를 살더라도 후회 없이 살자’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았는데 주어진 임무에 충실하고 사명을 다하는 제복공무원, 그중에서도 소방관에 마음이 끌렸다.

2019년부터 지난해 입대 전까지 6년간 소방관으로 근무하며 진압, 구조, 구급출동 등 5000여 건의 사건·사고에 출동했다. 죽어 가는 사람의 심장을 다시 뛰게 했을 때, 사랑하는 가족을 직접 병원으로 이송했을 때, 위급한 임신부에게서 신생아를 받았을 때처럼 가슴 벅찬 감동과 보람의 순간도 있었지만 오랜 친구를 내 손으로 직접 살려 내지 못했던 후회와 실망의 상황도 있었다. 다양한 사건·사고현장에서의 경험을 통해 능력 있고 성장하는 소방대원이 되고자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노력해 왔다.

그동안 만나 온 동료·선배들은 모두 멋지고 훌륭했다. ‘국민의 안전’을 위해 부족한 동료이자 후배인 내 손을 이끌고 함께 땀 흘리며 많은 것을 가르쳐 줬다.

남다른 사명감과 책임감, 돋보이는 체력, 투철한 희생정신 등 선배님들이 갖추고 계신 소방관으로서 모든 자질의 바탕엔 해병대 정신이 있었다. 그런 멋진 선배님들의 정신력을 배우고 싶었다. 임무와 삶을 대하는 당당한 태도를 지니고 싶었다. 입대를 앞둔 내게 해병대는 그렇게 다가왔고, 선배님들의 추천에 따라 해병대로 발걸음이 향했다.

상대적으로 늦은 나이에 훈련병 생활을 시작했지만, 체력적으로는 크게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동기들을 모두 챙기며 함께 가야 한다”는 소방관 선배님의 조언에 따라 맡게 된 소대장 훈련병이라는 직책이 무겁게 다가왔다. 살아온 환경이 모두 다른 동기를 하나로 만들고 단합하게 하는 것은 출동임무만큼이나 힘들었지만 훈련교관님들의 훈육 아래 먹는 것, 쉬는 것, 훈련하는 것, 자는 것을 함께하며 보낸 6주의 시간 동안 우리 1312기는 하나 된 전우애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소방복을 입고 출동하는 것과 전투복을 입고 작전을 수행하는 것의 가치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둘 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다는 숭고한 희생과 헌신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앞으로 1년 6개월간 해병대 전투복을 입고 최선을 다해 임무에 임하면서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용기와 정의감, 동료를 챙기며 이끌어 가는 리더십, 맡은 임무는 확실하게 완수하는 책임감을 키워 전역 이후 더 능력 있고 멋진 소방관으로 거듭나고 싶다. 나를 성장시켜 줄 실무생활이 기대된다. 해병 1312기 파이팅! 송수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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