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군 유일의 여단급 해안경계작전 전담부대인 육군23경비여단에서 복무 중이다. 다른 부대원들과 달리 입대하기 전부터 23경비여단 소속 장병이 될 것을 알고 있었다. ‘직계가족병’이란 제도 때문이다. 직계가족병이란 자신의 직계가족이 복무했던 부대로 갈 수 있도록 입대 전 신청하는 제도다.
처음 직계가족병을 신청할 때는 단순히 집과 가까운 거리에서 복무하고 싶었고, 휴가나 출타가 용이해 보여서였다. 하지만 군 복무를 하면서 처음 생각했던 것과 달리 많은 것을 배우고 깊은 깨달음을 얻게 됐다.
전입 왔을 때는 23경비여단이 어떤 부대인지, 이곳에서 어떠한 임무와 역할을 하게 될지 몰랐다. 영상감시병이란 직책을 부여받고 경계작전에 투입돼 야간근무를 설 때는 적응도 안 됐고, 너무나 피곤했다. 근무시간 내내 눈을 떼지 않고 영상을 감시하는데 ‘여기서 왜 이러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반복적인 근무가 계속되고 1년이 지난 즈음, 생각의 방향이 달라져 있었다. ‘내가 사는 동해안에서 이렇게 고생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구나’ ‘내가 자고 있을 때 집에서 몇 분 거리 되지 않은 소초에서 23경비여단 장병들은 불철주야 노력하며 우리의 눈이 돼 주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깊은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이다. 입대하기 전 단순히 집과 가까운 곳이어서 좋아하고, 그저 군 복무 시간이 빨리 가기를 바랐던 스스로가 부끄러워졌다.
군 생활을 하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될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 생각의 방향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깨달음의 깊이가 달라진다는 걸 새삼 알게 됐다.
이후 어떤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될 때나 군 생활을 왜 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 때마다 생각을 전환하려 했고, 그 속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어느덧 나의 삶의 터전인 동해안을 수호하는 해안경계작전에 투입된다는 사실만으로도 자부심을 갖게 됐다. 이는 보람찬 군 생활을 하게 만들어 준 원동력이 되고 있다. 상황병 임무를 맡은 지금도 군인이라는 자부심으로 가득하다. 그래서인지 전과는 다른 유형의 임무도 원활하게 잘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전우들에게 군 생활을 하면서 얻은 깨달음이 있는지 묻고 싶다. 군 생활을 바라보는 생각의 방향에 변화를 주는 것이 얼마나 강한 힘을 발휘하는지 말해 주고 싶다.
전입 온 지 얼마 안 된 신병이라면 군 생활에 적응하기 힘들고, 자신이 하는 일에 의문점도 생기기 마련이다. 복무하면서 자신의 임무가 얼마나 중요한지 긍정적으로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의문점이 해소되는 동시에 자부심을 느끼며 즐거운 군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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