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용사 찾는 유해발굴작전은
우리가 원하는 꿈을 꿀 수 있게 해준
선배 전우들을 향한 최소한의 예의
‘유해발굴작전’은 6·25전쟁 당시 나라를 위해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바쳤으나 아직 수습되지 못한 채 이름 모를 산야에 홀로 남겨진 12만3000여 위의 호국용사 유해를 찾아 조국의 품으로 모시는 숭고한 호국보훈사업이다. 지난해 우리 육군2포병여단 선진대대가 유해발굴부대로 선정됐다. 포대장으로서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이 작전에 참여하게 됐다.
유해발굴작전에 앞서 유해발굴팀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직접 부대를 방문해 사전교육을 했다. 대대장·포대장들은 작전지역인 ‘강원 철원군 원남면 진현리’ 일대 지형정찰을 마치고 정성스레 유해발굴을 준비했다.
작전에 투입하기 전날, 포대원들을 모두 불러 모아 이야기했다.
“여러분의 꿈은 무엇입니까? 포대장은 평범한 아빠가 되는 게 꿈입니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간부·병사들이 웃기 시작했다.
“여러분이 가슴속에 간직한 꿈을, 그 꿈을 생각할 수 있었던 것은 누구 때문입니까?”
그때부터 포대원들은 웃음기를 거두고 포대장을 직시했다. 그들에게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덧붙였다.
“우리가 하는 작전은 단순 삽질이나 작업이 아닌, 원하는 꿈을 생각하고 가질 수 있도록 해 준 선배 전우님들을 향한 최소한의 예의입니다.”
우리는 지난해 10월 11일부터 11월 11일까지 발굴·복토작업을 했다. 발굴 중 부대원들의 거친 숨소리가 발굴현장을 가득 채웠고, 여기저기서 발굴병을 찾는 소리가 들려왔다.
수많은 탄피와 폭발물, 유해…. 나 또한 우리 포대원들과 함께 발굴작업에 임했다. 반드시 찾아서 그들을 조국의 품으로 모시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최선을 다했다. 그 결과 허벅지뼈로 추정되는 유해 한 구를 찾았고, 그 주변을 살피다가 인식표 하나를 발견했다.
급히 유해발굴팀장님을 불러 확인을 요청했다. 인식표에는 군번이 희미하게 적혀 있었다. 팀장님은 군번으로 소속을 확인했고, 1953년 7월 24일 전사한 11사단 13연대 소속 ‘강명곤’님의 인식표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정전협정까지 단 사흘을 남겨 두고 산화하신 것이다.
대한민국의 꿈 많던 청년은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살아남아 고향의 가족들 품에 안기고 싶었을 터. 국군 장병들은 이를 기억하고 가슴에 되새기며 우리가 꾸는 꿈을, 누군가가 꾸고 있는 꿈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우리 선진대대는 이번 작전 중 ‘유해 11구, 유품 1만743점’을 발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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