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군 후배의 결혼식에 갔다. 주변 선후배 결혼식에 가면 옛 추억을 회상하고,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특히 이번 결혼식은 한 사람의 축가로 인해 더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결혼식 축가는 축복과 찬란한 미래를 담은 내용이 대부분인데 이번 축가는 그렇지 않았다. “아무리 힘들고, 고된 길이라도 두 사람이 헌신과 희생으로 헤쳐 나갈 때 진정한 부부가 된다”는 교훈을 주는 내용이었다.
일과 양육을 책임지는 나에겐 정말 위로가 되는 노래였다. 그날 이후로 나는 버릇처럼 그 당시의 축가를 흥얼거리는데, 문득 “내가 가는 길도 분명히 오르막길이 존재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지금 함께 오르막길을 오르고 있는 전우들에게 초코바와 같은 달콤한 휴식의 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내 소중한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나는 평범한 대학생에서 사회인이자 군인이 돼 진급과 결혼·출산에 이르기까지 가파른 오르막길을 걸어왔다. 그 오르막길에서 내 남편이자 의정병과 전우인 김덕기 소령을 만났고, 현재 39사단 의무대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우리는 초급장교 시절 의무학교에서 동료로 만나 인연이 시작됐다. 한없이 자상하고, 따뜻한 모습에 반해 오르막길을 함께 걷는 평생지기 친구가 됐다. 올해로 9주년이 됐고, 남편과 도플갱어처럼 꼭 닮은 아이를 낳았다. 매일 우당탕, 시끌벅적한 풋내기 가족이지만 지금의 삶을 고맙게 생각하고, 하루하루 충실히 살고 있다.
군에서도 마찬가지다. 또 하나의 아주 중요한 ‘국가와 국민’이라는 오르막길을 마주하며 서 있다. 바로 대한민국 제2의 메가시티인 부산·울산지역을 책임지는 부대에서 건강지킴이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각종 교육훈련이나 작전 임무수행 중 부상당한 전우를 치료하고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는 많은 헌신과 희생이 필요하다. 또한 의학 외에 공중보건학도 존재하는 것처럼 환자의 마음을 헤아리고 돌봐주는 일도 중요하다. 이러한 중대한 임무를 수행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앞으로는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
이제 우리 군도 과학기술 기반의 선진 의료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비전투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의료인력의 임상 전문성을 향상하고, 전역자 및 군인가족 대상 의료서비스도 시행하고 있다. 모두가 행복해하는 의료 시스템이 더욱 확대·확충되기를 희망한다.
산을 오를 때 오르막길의 숨 가쁨만 있는 것은 아니다. 평지의 순탄함도 존재하고, 내리막의 편안함도 찾아온다. 군 의료 발전을 위해서는 수많은 산을 넘어야 한다. 지금의 오르막이 비록 가파르고 힘들더라도 전우들과 함께 ‘국가와 국민에게 신뢰받는 전투형 강군, 충렬 의무대’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오늘도 나는 잠든 아이의 얼굴을 바라보며, 전우인 신랑과 함께 전투화 끈을 질끈 동여매고, 의무대장으로서 국가의 부름에 응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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