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경제이슈
CES 2025서 선보인 재미난 기술
삼성·LG전자, 메인 키워드는 ‘AI홈’
집안 곳곳 센서가 최적의 상태로…
부모님 낙상 감지 스마트폰 알림도
현대모비스, 차 유리를 스크린으로
원하는 언어로 책 읽어주는 육아템
부끄럼 타는 반려로봇…일상 곳곳에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매년 열리는 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 ‘CES 2025’가 지난 7~10일 성공적으로 개최됐습니다. 이번 CES 주제는 ‘다이브 인(Dive In)’, 즉 ‘몰입’이었습니다. 지난해 CES가 인공지능(AI) 미래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AI를 △홈 △소프트웨어 △헬스케어 △로봇 등 다양한 실생활에 연결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새로운 발견을 하자는 취지의 ‘다이브 인’을 키워드로 삼은 것이죠. 이에 발맞춰 한국 대기업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나란히 ‘AI홈’을 메인 키워드로 앞세웠습니다. AI홈은 모든 가전과 사물이 연결돼 일상 곳곳에서 AI가 작동하는 미래형 주거 공간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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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나란히 ‘AI홈’ 메인 키워드
삼성전자는 올해 CES에서 ‘모두를 위한 AI’를 주제로 초개인화를 위한 홈 AI를 제안했습니다. 회사는 다섯 가지 유형의 집을 보여줬는데요. 일례로 ‘건강을 챙겨주는 집’에선 집안 곳곳에 설치된 AI 센서가 부모님의 낙상 여부를 감지하고, 위험 상황 발생 시 가족 스마트폰에 알림을 보내줍니다. ‘생산성을 높여주는 집’에서는 최신형 AI PC ‘갤럭시 북5’에 적용된 AI 셀렉트, 사진 리마스터 기능 등을 통해 업무와 학습 생산성을 높일 수 있고요. ‘효율적인 집’은 옷감과 세탁량에 따라 운전 모드를 알아서 설정해 에너지를 절약하는 일체형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LG전자는 ‘공감지능(AI)과 함께하는 일상의 라이프스 굿’을 주제로 AI홈 허브 ‘LG 씽큐 온’을 선보였습니다. 집안에 설치된 센서로 말과 행동, 주변 환경을 감지해 집 안을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는 기술입니다. 잠자는 사람의 심박수와 호흡, 기침 등을 분석해 온도와 습도를 자동 조절하는 식이죠. LG는 미래 생활 공간으로 떠오른 모빌리티에도 AI홈을 적용했습니다. 관람객은 콘셉트 차량에 탑승해 ‘인캐빈 센싱’(내부 공간 감지) 기술을 경험했습니다. 이는 운전자의 시선과 표정 등을 기반으로 졸음, 안전벨트 착용 여부, 심박수 등을 실시간으로 체크하는 기술입니다. 외국어 표지판이 나오면 실시간 번역도 해줍니다.
유리창에 내비게이션 띄우는 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는 ‘홀로그래픽 윈드실드(차량 앞 유리창) 투명 디스플레이’ 기술을 기아 전기차 EV9에 적용해 처음 공개했습니다. 회사가 생중계 시연에 나선 이 기술은 물리적 디스플레이 없이 차량 유리창이 그대로 스크린이 된다는 게 가장 큰 특징입니다. 기존 운전석과 조수석에 장착됐던 장치가 모두 사라지는 대신 앞 유리창 하단에 차량 사용에 필요한 주행 정보, 내비게이션, 음악 플레이리스트 등이 선명하게 구현되는 것입니다. 외부에서 볼 때는 투명한 유리창이지만 내부에서는 높은 밝기와 색 재현율을 통해 여러 가지 정보가 생생하게 전달됩니다. 현대모비스는 이 기술을 글로벌 광학 기업인 독일 자이스와 공동 개발 중이고, 이르면 2027년부터 제품을 출시한다는 목표입니다.
국내 기업 웅진씽크빅은 생성형 AI 기술을 적용해 모든 책을 원하는 언어로 읽어주는 독서 플랫폼 ‘북스토리’로 최고혁신상을 받았습니다. 칭얼대는 아이를 달래는 ‘육아템’으로 활용할 수 있어 눈길을 끌었죠. 또 다른 국내 기업 신성델타테크는 노인이 겪는 신체적, 인지적, 정서적, 사회적 변화를 해결하기 위한 반려로봇 ‘레미’를 소개했습니다. 레미는 집안에 설치된 센서를 사용해 돌봄 대상 고령층의 실시간 정보를 수집하고, 이상 행동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로봇입니다. 이용자가 친구, 가족, 간병인, 의료 전문가와 연락을 유지하도록 돕는 AI 개인비서 역할도 맡을 수 있다고 하네요.
수면의 질이 삶의 질로 연결되면서 쾌적하고 질 좋은 수면을 돕는 ‘슬립테크’ 기술도 CES에 대거 출동했습니다. 국내 헬스케어 기기 기업 텐마인즈가 전시한 ‘AI 모필’은 머리 위치를 조정해 기도 위치를 최적화하고 사용자가 착용한 스마트 반지와 연동해 호흡, 코골이 등 수면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관리합니다. 스마트 반지 개발회사 비브헬스는 자연스러운 수면 질 향상 음향이 나오도록 하는 ‘비브링’을, 세라젬은 수면 패턴을 모니터링해 최상의 수면 환경을 조성하는 ‘홈 메디케어 베드 2.0’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AI 센서 아기 침대부터 반려로봇까지
해외 기업들의 흥미로운 기술도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독일 회사인 보쉬는 잠자는 아기 상태를 점검하는 아기침대 ‘베이비 크립’을 공개했습니다. AI 센서가 아기 침대의 온도, 습도, 냄새 등을 측정하고요. 기저귀 갈아줄 때가 되지 않았는지, 아기가 자다 깨서 우는 건 아닌지 등 세세한 정보를 앱을 통해 전달해 줍니다. 자동으로 높낮이를 조절하면서 아이가 방 안 여러 곳을 둘러볼 수 있도록 해 아이 호기심까지 충족해 준다고 하네요.
두바이 스타트업 데돈디는 명품 시계를 스마트워치로 변신시키는 기술 ‘스마트 버클’을 선보였습니다. 시곗줄에 스마트센서를 장착하면 이 센서가 손목 안쪽에서 신체 상태를 파악하는 식입니다. 명품 시계를 차면서 스마트워치의 실용성까지 충족할 수 있죠. 미국 스타트업 톰봇은 실제 강아지를 닮은 로봇 ‘제니’로 시선을 집중시켰습니다. 이 로봇은 겉모습뿐 아니라 실제 소리도 사람과 비슷하며, 장착된 센서로 사람과 교감까지 가능합니다.
누구나 한 번 보면 혹할 만한 이색 제품도 나왔습니다. 일본 로봇 스타트업 유카이 엔지니어링은 가방에 달고 다니는 나무늘보처럼 생긴 반려로봇 ‘미루미’를 공개해 관람객들의 호응을 얻었습니다. 이 로봇은 센서를 장착해 주변을 감지, 머리를 돌리며 주위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둘러봅니다. 마치 어린아이처럼 수줍음을 타고, 낯선 사람이 만지거나 다가가면 얼굴을 숨기기도 합니다. 토스트기처럼 앙증맞게 디자인된 휴대전화 배터리 교체 기기 ‘스위핏’도 있습니다. 교체형 휴대전화 배터리 시스템을 포함하고 있어 배터리가 소모된 휴대전화를 이 기기에 넣으면 배터리가 완전히 충전된 상태로 자동 교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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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는 생활경제 분야 취재를 담당하며 식품, e커머스, 패션 등 우리 생활에 밀접한 소식을 알기 쉽게 독자에게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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