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취업 내 일(Job) 출근합니다

전기 문외한서 학원강사 변신...군생활 몸에 밴 솔선수범 무기

입력 2025. 01. 06   16:35
업데이트 2025. 01. 06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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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훈부 공동연재 제대군인 취·창업 성공기 -‘내 일(Job) 출근합니다’
15. 최홍균 예비역 해군상사

해군 통신병과 33년 복무하다 전역 대비 전기기능사 공부 

이론·실습 기초부터 배워 강사 되는 것 쉬운 일 아니지만
교관·직별장 때 후배 지도 경험 토대 성실하게 자격 취득
제대군인지원센터 정보·교육비 지원 도움…적극 이용하길
 

최홍균 예비역 해군상사.
최홍균 예비역 해군상사.



남을 가르치는 일은 쉽지 않다. 전문지식이 있어야 하고, 교육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교수 능력도 필요하다. 33년을 통신병과 부사관으로 근무하고 전역한 최홍균(예비역 해군상사) 씨는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현재 전기기능사 실기반 전임강사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통신과 전기. 이 두 분야가 유사하다고 생각한다면 착각이다. 어떻게 최씨는 전기기능사 실기반 전임강사가 될 수 있었을까? 그의 취업 성공기를 소개한다. 정리=임채무 기자/자료=국가보훈부 제공

“해군 부사관으로 입대해 33년간의 군 생활을 마치고 지난해 3월 말 정년퇴직했습니다. 제가 흰색을 좋아하는데요. 외출이나 외박을 나온 수병들의 하얀 세일러복에 반한 것도 해군 부사관을 지원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하얀색 옷을 즐겨 입습니다.”

최씨에게서 해군을 사랑하는 마음이 듬뿍 묻어 나왔다. 마치 그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인터뷰 때도 흰색 옷을 아래위로 맞춰 입고 있었다. 최씨는 한국전기학원 전기기능사 실기반 전임강사로 근무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가 지금의 직업을 선택한 것은 솔선수범하는 자세가 크게 작용했다. 평소 그를 눈여겨본 학원 원장이 강사직을 권유한 것.

“군 생활을 하는 동안 쭉 통신 분야에 근무해 전기 쪽은 거의 문외한이었습니다. 2023년 8월부터 전기기능사 공부를 시작해 9월 필기시험에 붙고, 11월에야 실기시험에 합격했죠. 지난해 3월 31일 전역하자마자 4월 1일부터 전임교수로 근무 중입니다. 이런 경우가 많지 않을 텐데요. 제가 지금 학원에서 전기기능사 교육을 받았어요. 제대군인 위탁교육 과정에 입교한 건데, 당시 같은 과정에 있는 선배님들의 추천으로 학급 반장을 맡게 됐습니다. 반장을 하면서 각종 정보나 전달사항 등을 잘 공유하고, 전기에 생소한 교육생들에게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 보신 원장님께서 따로 연락해 실기반 강사를 해 볼 생각이 있냐고 물어보시더군요. 그게 인연이 됐네요.”

 

 

최홍균 예비역 해군상사.
최홍균 예비역 해군상사.



굉장히 운이 좋은 사례이지만, 분명 운만으로 된 건 아니었다. 군 생활 동안 몸에 밴 솔선수범의 자세가 최씨의 취업에 큰 역할을 했다. 인터뷰 내내 상대방을 배려하며 열과 성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가 얼마나 성실하고 열심히 교육받았을지 짐작이 갔다. 무엇보다 그가 감당할 수 없는 일이었다면 진작에 그만두고 다른 일을 찾아봤을 것이다.

“처음엔 전기 강의를 하는 게 두려워 망설였지만, 원장님께서 군 생활 체험을 바탕으로 하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용기를 주셨습니다. 저 또한 통신장비 정비교관 경력, 각종 함형별 직별장을 거치면서 후배들을 지도·교육해 왔던 경험을 토대로 강단에 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자격증 교육을 받으면서 이해하기 힘들었던 부분이나 어렵고 실수가 잦았던 부분을 떠올리며 나만의 강의 방식을 정립해 원생들을 열심히 지도하고 있습니다.”

어린 학생들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다 큰 성인들, 그중에는 현장 경험이 풍부한 교육생도 있기에 초보강사로서 겪는 어려움은 없는지 궁금했다.

“전기에 관해 아무것도 모르고 오시는 분은 굉장히 교육하기가 편해요. 나만의 방식으로 가르치면 되니까요. 그런데 전기 일을 30~40년씩 하다가 자격증이 필요해 오신 분들이 간혹 계세요. 그런 분들은 자기 실력에 자부심이 있어 시험에 필요한 부분을 가르쳐 드려도 현장에선 쓸모없는 일이라며 받아들이기를 거부하세요.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과 현장 일은 차이가 있는데 말이죠. 교육생이 아무리 현장 경험이 많아도 제 의견을 듣지 않으면 자격증 취득을 못 하시거든요. 이럴 때는 솔직히 말씀드립니다. ‘전기 분야에선 선배님이고 경험도 많으시지만, 저는 전기 일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여러분이 전기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지도하는 사람입니다. 자격증을 따기 위해선 저를 믿고 따라 주셔야 한다’고요. 제 의견을 듣지 않으시고 시험에 떨어지는 분을 보면 참 안타깝죠. 그래서 초반에 조금 힘들더라도 교육생들을 위해 기선을 제압하려고 합니다.”

최씨는 지금은 100세 시대라면서 연금으로만 생활할 생각을 하지 말고 전역 이후의 삶을 미리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도움이 필요하다면 국가보훈부 제대군인지원센터를 적극 이용할 것을 추천했다.

“직업군인은 타 직종에 비해 굉장히 젊은 나이에 퇴직(전역)하게 됩니다. ‘그 시기가 다가오면 퇴직 후 뭘 하지?’라는 걱정과 의문이 들기 마련입니다. 저도 여러 후배님과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본인이 무얼 잘하는지, 무엇이 적성에 맞는지 잘 판단하시고 전역 전 미리 공부하고 준비한다면 본인이 원하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전역을 앞둔 후배들에게 국가보훈부 제대군인지원센터를 추천합니다. 형식적인 도움이 아니라 교육·취업정보, 교육비 지원 같은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센터 담당주무관님들이 같이 고민해 주기에 큰 도움이 됩니다. 저 역시 제대군인지원센터 덕분에 교육비를 지원받으며 자격증도 취득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만족한 직장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많은 도움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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