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신의 현장-공군20전투비행단
활주로는 뜨겁다. 영공수호 최일선에서 24시간 365일 쉼 없이 오르내리는 전투기들이 내뿜는 강한 엔진 열기, 그보다 더 뜨거운 장병들의 열정으로 활주로는 한겨울 매서운 바람에도 식지 않는다. 묵묵히 최선을 다해 국가와 국민을 지키겠다는 헌신·의지는 지금까지 그랬듯 새해에도 변함없을 것이다. 글=서현우/사진=조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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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나흘 앞둔 지난달 27일 오전 공군20전투비행단. 실비행임무 부여와 함께 기체 정비사들이 KF-16 전투기 격납고로 달려 나왔다. 전투기는 이미 모든 정비를 마친 상태지만 정비사들은 엔진 배기구, 연료탱크, 공기 흡입구, 외부 센서 등 기체의 모든 부분을 다시 한번 꼼꼼하게 살폈다. 반복되는 확인은 전투기를 최상의 상태로 유지시킨다.
조종사도 정비사들과 함께 점검에 나섰다. 기체 각 부위를 확인하고 정비사들과 의견을 나눴다. 기체 외기점검을 진행한 뒤에는 조종석에 올라 장구류를 살폈다. 조종석에 연결된 사다리가 내려가고 조종사들이 헬멧을 착용했다. 이어 캐노피가 닫혔고, 엔진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정비사 수신호에 맞춰 전투기가 서서히 이동하기 시작했고, 활주로 끝단에서 멈춰 섰다. 이번에는 최종기회점검(LCI)이 기다리고 있다. LCI는 비행 가능 상태를 최종적으로 판단하고, 이상이 발견되면 초동조치하는 과정이다. 정비사들이 무기계통과 정비계통을 다시 들여다봤다.
LCI 정비사 구성진 상사는 “완벽한 항공작전을 위해 철저히 살핀다”며 “정비사로서 내가 하는 임무가 완전작전의 밑바탕이 된다는 생각으로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LCI 정비사 허용성 중사도 “안전에 최우선을 두면서 사소한 문제조차 일어나지 않도록 최고의 정비를 수행하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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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I까지 모든 준비를 마친 전투기가 활주로를 박차고 내달렸다. 지축을 흔드는 우렁찬 굉음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전투기 편대는 순식간에 하늘 위로 솟구쳐 올랐다. 수직에 가까운 기동으로 전투기는 시야에서 금세 사라졌다.
여름에 덥고 겨울에 추운 곳이 활주로다. 그늘 한 점 없는 활주로에 여름이면 뙤약볕이 그대로 내리쬐고, 겨울에는 살을 에는 듯한 칼바람이 불어댄다. 하지만 여름에도 겨울에도, 활주로는 전투기 열기와 장병들의 열정으로 뜨겁다. 기필코 영공수호를 이루겠다는 필승의 헌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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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기 이륙을 함께 지켜보던 황의열(준위) 운항 감독관은 “빈틈없는 비행 임무를 위해서는 신경 써야 할 것이 많다”며 “안전에 만전을 기하면서 완벽한 작전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얼마간 시간이 지나고 전투기 편대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회색 구름 사이로 빛이 활주로로 쏟아져 내렸고, 그 빛을 따라 임무를 마친 전투기 편대가 줄지어 착륙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모습이었다.
전투기는 다시 격납고로 이동했다. 그곳에선 기체 정비사들이 전투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집중점검이 이어질 예정이다. 비행 전 점검과는 비교되지 않을 체계적·세부적 점검이 종합적으로 전개된다. 조종사들도 디브리핑으로 임무에서 식별된 사항을 강도 높게 토의한다.
기체 정비사 임재근 중사는 “내가 하는 일이 영공수호의 시작이라는 책임감과 자부심으로 지금처럼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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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최광윤 소령
“어떤 상황도 완벽 대응…모두 한뜻으로 임무 매진”
“영공수호의 최전선에 있다는 막중한 임무에 강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긴장을 유지한 가운데 지금까지 그랬듯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공군20전투비행단 157전투비행대대 KF-16 전투기 조종사 최광윤 소령은 주어진 임무에 묵묵히 역할을 다하겠다는 단단한 각오를 보였다. 대한민국 서북부에 있어 영공방위의 창끝부대와 다름없는 이곳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최 소령은 ‘나의 임무 완수가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바탕이 된다’는 마음가짐을 가슴에 새기며 조종석에 오른다고 했다. 언제 어떤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완벽히 대응하겠다는 의지다. 실제 비상 출격 임무가 주어지면 전투기는 8분 이내 준비를 마치고 이륙한다. 이곳 기지에서 이륙하면 서울까지 4분, 연평도는 7분이면 닿는다. 이곳이 서북도서 영공방위 최전선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조종사와 정비사는 물론 비행단 모든 근무자가 한뜻으로 임무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자리에서 온 힘을 다하는 중입니다. 새해에도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묵묵히 영공수호를 이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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